안양지역얘기/담론

[임종순]산본천과 깔따구

안양똑딱이 2016. 5. 9. 15:47
[임종순]산본천과 깔따구

[10/10 안양시의원]


 

지난 6월 안양시 안양천살리기 기획단 직원 2명과 함께 안양천 상류에서부터 산본천 발원지인 초막골 초입까지 다녀왔다. 산본천은 초막골에서 발원해서 아파트 단지를 지나 E마트앞-군포시보건소-주공아파트단지-금정역-안양장례식장 위쪽에서 안양천과 합류되며 지금은 90%이상이 도로로 복개되어서 시민들에게 유용하게(?)이용되고 있다.

내가 이곳을 둘러보게 된 것은 깔따구 때문이었다. 5월중에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양명여고를 방문했을 때 학교수업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깔따구가 학교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만안보건소에서 방제를 하고 있었다. 안양천살리기기획단에서는 10급수 이하였던 안양천이 수질이 좋아져서 5~6급수에서 번식하는 깔따구가 유난히 많이 나타났다고 나에게 누차 설명했지만 2~3급수인 학의천 상류에 살면서 깔따구를 구경도 못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얘기였다.

안양천과 합류되는 현장을 확인해보니 산본천의 복개구간 내에 있는 오수차집 시설이 훼손되어 생활하수와 부유물질(분뇨 등)이 안양천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었으며 그것이 안양천 수질악화의 주범이었다.

최근 군포시민과 환경단체에서 초막골 개발 계획을 유보시키고 산본천에 대해 복개된 부분을 걷어내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름다운 수리산으로 둘러싸이고 도심 가운데에 하천이 흐르는 전경은 거의 환상적인 도시환경이 될 것이다.

이것을 누가 할 것인가. 수준 있는 군포시민들이 할 것이다. 군포시는 지방정부 중에서 행정을 잘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얼마 전 시장직무능력과 시민만족여론조사에서 도내 1위를 했고 지방자치최고경영자상을 김윤주 군포시장이 수상했다. 지면으로나마 수상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군포시의 행정을 논하기에는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지만 감히 평한다면 유동여수(流動如水: 흐름<행정>이 물과 같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뜻을 따라 시행하는 행정은 초막골 개발계획의 유보에서 엿볼 수 있고 산본천을 걷어내는 문제는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다. 전구간의 회복은 어렵더라도 보건소에서부터 주공아파트 앞 구간은 쉽게 동의되고 이루어지리라.

안양시민은 그것만을 기다릴 수 없다. 과거 30년 전 안양천에서 멱을 감고 고기를 잡던 시절이 산본천만 맑아지면 다시 가능하게 된다. 올해 학의천에서는 아이들이 물장구치고 노는 흥겨움이 있었다.

초막골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복개지역을 지나면서 BOD 55가 넘는 더러운 물이 되어 안양천으로 유입되는 현실에서는 안양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산본천 복개구간내의 오수차집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정비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수리산은 강원도 산골 마냥 깊어졌다. 산본천과 안양천도 군포시민과 안양시민의 심성처럼 맑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2003-10-11 13:5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