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네티즌]안양지역에 축구의 봄은 오는가

안양똑딱이 2016. 5. 9. 16:31
[네티즌]안양지역에 축구의 봄은 오는가

[03/13 시민연대]안양을 진정 사랑하는 축구인


 

안양지역에 축구의 봄은 오는가

우리가 모르는 새 서서히 날씨는 따뜻해져 가고, 차가운 동장군 대신 훈훈한 봄처녀가 다가오고 있다. 이렇게 계절은 서서히 변하고, 사람들도 봄에 대한 기대에 차 있다. 그러나 수도권 남부에 자리잡은 안양에서는 아직도 차가운 동장군이 쉽게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양은 자신들의 연고에 있던 축구팀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8년동안 안양 지역에 있던 LG 축구팀은 2004년부로 서울에 둥지를 틀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주요 언론들과 축구계를 대상으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연고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서포터들의 목소리는 설 자리를 잃었다.

최근 안양 RED Supporters Club 김정현 회장과 LG 구단 한웅수 단장이 독대한 자리에서 한단장은 "만약 연고 이전에 실패하더라도 안양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다" 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LG 구단은 서포터들과 시민들의 마지막 희망까지 철저히 잘라버렸다.

이에 따라 2월 29일, 안양 RED Supporters Club에서는 총 운영 회의를 소집하고, 8년동안 안양 LG 치타스를 응원했던 RED는 해체 수순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결정하고, RED차원에서 이뤄지는 연고 이전 저지 추진은 없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또한, RED의 해체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써, RED의 각 회원들은 각종 소모임을 통한 만남과 교류를 계속 이어오다가 안양 연고 구단이 생기면 다시 뭉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남은 기간동안엔 안양지역의 연고 구단을 창단 또는 유치하겠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안양에 축구의 씨앗을 다시 뿌릴 것을 천명했다. 이에대해 RED의 한 회원은 "3월 3일 열릴 안양시의 축구관련 대책회의에서 RED 운영진들은 축구팀 창단 및 유치에 대한 안건을 상정할 것" 이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안양 RED Supporters Club이 밝힌 '안양 연고 구단을 창단 또는 유치하겠다' 라는 문구가 불씨가 되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축구팀을 유치하겠다는 말은 다른 지역에서 연고 이전을 시키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뜻이 지배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미 인터넷 축구사이트 사커월드(www.soccer4u.co.kr)의 한 회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으로 인해 한국철도는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었다. 한국철도의 숙소는 안양 인덕원에, 훈련장은 의왕 부곡동에 있는 만큼 이들을 안양으로 불러들이는 걸 검토해야 하지 않겠냐' 며 은근히 한국철도의 연고 이전을 지지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약간의 소요가 있었으며, 대부분은 한국철도의 연고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안양 서포터가 그랬듯, 한국철도 서포터들의 반발을 생각하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한국철도가 안양으로 오더라도 '연고 이전' 을 통해 만들어진 팀이 안양 시민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소지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한국철도 팀에 대해 인천광역시청 체육진흥과의 한 관계자는 "문학경기장이 3월부터 보수에 들어가게 되어 인천 유나이티드도 문학경기장을 홈으로 쓰기 어려운 실정이며, 따라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인천공설운동장을, 한국철도는 문학보조경기장을 쓰게 될 것" 이라면서 "아직 인천공설운동장을 철거할 계획은 없고, 한국철도는 인천에서 경기할 것이다" 고 말했다.

'축구팀 유치도 검토할 것' 이라고 밝힌 RED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미 연고팀을 뺏긴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팀을 유치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것은 상식에도 어긋날 일일 뿐더러, 다른 연고지역에 대한 무례이고, 또 지역이기주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안양 시민들 대다수는 자신의 땀으로 일궈낸 진정한 안양 시민의 구단을 원한다는 사실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안양팬들은 RED의 '안양 연고 구단 창단 또는 유치' 선언에 대해, 그들이 LG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안양지역에 제대로 된 축구의 주춧돌을 놓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LG의 연고 이전 사태로 촉발된 논란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 안양지역에 과연 제대로 된 축구의 토대가 잡혀 열광적이었던 관중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축구팬들은 주시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제대로 된 봄을 원하고 있다.

RED의 '연고 구단 유치' 검토에 대해 한 축구팬은 이렇게 주장한다. "주춧돌은 한옥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또 그만큼의 오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그리하여 세워진 주춧돌 위에서 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뭐든지 쉽게 되는 일은 없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안양지역에 축구의 기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정도이다."

2004-03-13 00:3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