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임채호]시대착오적 친일유물 복원사업

안양똑딱이 2016. 5. 9. 16:17
[임채호]시대착오적 친일유물 복원사업

[03/11 중부일보]안양시의원


 

최근 발생한 조선 총독부 서이면 사무소 복원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을 바라보며 60만 시민의 대의기관인 안양시의회 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서글픈 마음으로 이 글을 이어갈까 한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 정권시절에 중앙정부 주도의 중앙집권시대에서 중단됐던 지방자치가 국민의 요구가 분출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부활된 지 언 12년이 됐다.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 자치단체는 나름대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안양시도 이러한 정체성의 확립 차원에서 (구)서이면 사무소의 복원이라는 사업을 진행하였고, 지난 2003년 1월15일 개관에 이르렀다.

당초 일제의 침탈사료 및 근대역사, 행정자료를 전시하여 향토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코자 한다고 시민의 세금 30억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였다.

문제의 서이면 사무소는 1917년 상서면과 하서면으로 나뉘어 있던 두 개 면을 합치면서 지어졌다. 당시 건물 상량문에는 ‘새로 관청을 서이면에 지음에 마침 천장절(일본 천왕의 생일)을 만나 들보를 올린다’라고 과천문화원 소재 “우산만고”중에 적혀져 있다.

이것은 한일 합방을 정당화하고 상량식을 일본왕의 생일날로 정해 거행한 것으로 밝혀졌기에 더욱더 친일논란이 불거질 것이다.

당시 발행된 관보에 의하면 1930년 1월 28일 총독부 훈공자 명단에 “조선총독부 경기도 시흥군 서이면장 중6 조한구”라고 서이면이 총독부 소속임을 밝히고 있다. 조한구 면장은 일제로부터 1933년 한 차례 더 훈장을 받았다(관보로 본 안양 근대사중).

하지만 안양시도 (구)서이면 사무소의 복원을 35년간 일제 수탈의 첨병기관으로의 역할을 빼고 1945년부터 1950년까지의 모습만을 복원하고 시의회 예산승인요청 당시의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안양시 의도대로 복원과 개관을 하였던 것이다.

이는 60만 안양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한 행태이고 반민주적인 행정의 독선인 것이다.

또한 2004년 1월 27일 공중파 방송인 M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안양시장은 “일제의 신임을 받아 중책과 칭찬을 받은 조부가 부끄럽지 않다”는 발언으로 전국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비난과 욕설에 안양시 홈페이지는 다운이 될 정도였고 현재까지도 그러하다.

사실 안양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또한 60만 안양시민을 전국적으로 망신과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안양시장은 대시민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2004년 2월 14일 제116회 안양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발의로 (구)서이면 사무소 복원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 요구안과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이 16 대 12로 부결됐다.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리고 조사 특위 발의에 찬성표를 주신 12명의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향후 안양시는 (구)서이면 사무소 복원과 관련하여 계획부터 현재까지 가감 없는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고 시민의 요구사항에 대해 타당성과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소모적인 논쟁을 조기에 불식시켜 지역적인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여 60만 시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안양시장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4-03-11 06: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