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박상신]충훈고대책위, 안아사랑으로 탄생하기까지

안양똑딱이 2016. 5. 9. 16:33
[박상신]충훈고대책위, 안아사랑으로 탄생하기까지

[03/29 충훈고대책위 카페]


 

【안아사랑】탄생의 필연성 및 미래에 대한 소견입니다.

지난 2월 6일 평준화권역 고교배정 결과 발표 이후 충훈에 배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평범함에서 배척받고 아주 특별한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2월 9일 이심전심 모인 학부모들은 평범함으로 돌아가기 위한 토론을 시작하였습니다.

공사가 한창인 학교를 둘러보고 내 아이 공부에 지장이 없을까 걱정하였고, 무심코 지나간 등교 길을 돌아 나오며 살펴본 주변환경에 다리 힘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교육당국에서 배포한 개교안내 자료를 확인하다 분노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내 아이의 학습과 안전에 대한 의문으로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였고 부지선정 및 개교과정 그리고 교육행정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을 알게 되면서 부모의 입장에서 학부모의 입장으로 발전하였고, 자녀들이 탁상행정의 희생양이 되면서 불법적인 교육행정에 당당히 맞서는 교육개혁 활동으로 질주하였습니다.

아이들과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교육청 현관과 정문 앞에서 분노와 두려움으로 지새운 2박 3일간의 농성, 그리고 3월 3일의 학교없는 눈물의 입학식, 수업장소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준비한 학교없는 수업을 진행하며 느껴야 했던 절망감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시민운동 역사상 가장적은 집단인지 모를 작은 절규는 최영식 변호사님의 자원봉사로 법원 판단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심재철 국회의원의 국회활동으로 국무총리가 책임을 인정하고 조사관을 파견하여 희망을 키웠으며, 수원지법 판사님의 면밀하고 객관적인 현장조사와 법리해석으로 공립학교 개교관행이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교육관련법에 보장된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져 전국의 모든 학부모들이 공감하는 당위성을 확보하였습니다.

수많은 뉴스와 사설 그리고 특집방송이 국민을 깨웠고 전국의 학부모와 관련단체들은 우리가 불법적인 개교관행과 문제점을 완전히 몰아내기를 간절히 희망하였지만, 불행하게도 교육당국의 항소로 인해 학습이 중단된 우리 아이들은 교육개혁의 볼모가 되어야 했습니다.

대책위는 아이들의 희생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어 교육청과 "입학 후 전학"에 합의하고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냈지만 "학교배정의 원칙을 훼손하고 법원의 판결로 교육개혁을 확고히 할 기회를 상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교육부총리가 "충훈고 사태 재발방지 근본대책"을 통하여 "완공 후 개교, 개교준비를 위한 2개월 전 인력배치, 학부모 불만을 최소화 하는 배정방식 등" 개선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개선방안이 선언적 대책인지 이행할 의지가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아직 불투명합니다.

안양의 부족한 고등학교 설립과 동안구의 고등학교 부족현상 해소를 위해 모든 학부모의 관심이 필요하고, 특히 충훈고 주변환경 정비가 조속히 추진되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훈에 배정되었던 모든 학생들은 아픔과 사랑을 동시에 가진 영원한 충훈인이며, 개교반대 활동을 전학으로 전환한 대책위 활동을 완성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학교에 배정되어 표면상 일단락 되었지만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에 안아사랑은 존재합니다.

첫째, 충훈고에 입학한 모든 학생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적응하도록 힘쓰고
둘째, 대책위에서 만난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속적인 만남과 친목을 더욱 강화하고
셋째, 진학이나 학습 관련정보를 폭넓게 교환하여 아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켜야 하며
넷째, 45일 간의 역동적인 활동을 자료화하여 영원히 당당하게 간직하고
다섯째, 안양지역 고등학교 부족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여섯째, 학교주변 유해요인을 감시하여 쾌적하고 안전한 학습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일곱번째, 학부모, 언론, 법원이 기대했던 교육환경 개선을 실현시켜 우리가 경험한 아픔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 새롭게 출발한 "안아사랑"을 구심점으로 더욱 보람있는 교육환경 개선과 친목이 완성되기를 소망합니다. 대책위 활동을 이기주의로 폄하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고 동참할 그 날을 위해,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소중한 인재로 성장하는 그 날까지 부모의 따뜻한 사랑으로 뜨거운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학교없는 입학식에서 아이들을 안아 주던 그 마음으로[ 안☆아☆사☆랑 ]은 힘차게 출발하였습니다.

2004-03-29 0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