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대규]‘안양문화재단’설립제안

안양똑딱이 2016. 5. 9. 16:33
[김대규]‘안양문화재단’설립제안

[03/27 안양시민신문]발행인


 

필자는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안양에 ‘문화재단’을 설립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해 왔다. 먼저 이와 관련되는 예화(例話)부터 소개하겠다.

안양에서 이인제의원(현 자민련부총재)이 제13대 국회(1988년)에 첫 진출한 후, 필자는 이의원에게 지역사회의 문예진흥을 위한 기금조성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몇몇 인사들과 함께 그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적인 업무는 추진되지 못했고, 그 후 이의원은 경기도지사에 당선, 재임 초기에 ‘경기문화재단’을 설립했다. 필자는 재단설립의 아이디어가 위에 소개한 일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재단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재론하지 않겠다. 안양시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안양시 문화발전 종합계획 연구보고서’(2003)도 종합적인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재단의 설립이 우선과제임을 제시했고, 시 당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기존의 한국문예진흥원이나 경기문화재단을 비롯한 강원, 제주, 부천, 강릉 등지의 재단이 그 운영상에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점을 감안, 우리 안양에 문화재단을 설립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사전에 적극 검토되어 소기의 목적달성에 일조가 되었으면 한다.

첫째, 설립발의 자체를 안양시의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연구·검토한 후, 전체회의에서 채택하는 형식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지자제의 본질에 따른 시민적인 여건조성이나 재정운영면에서도 당위성과 효율성이 높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둘째, 위에서 말한 소위원회의 실무는 시의 관계부서에서 전담하고, 재단설립시까지는 시가 그 업무를 관장하되, 설립 이후는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 위임하자는 것이다.

셋째, 위의 두 제안을 더욱 살려내기 위해서, 시의원, 시 관계자, 전문가들로 ‘안양시문화재단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협의·수립하자는 것이다.

넷째, 기금조성 방안의 하나로, 현재 시에서 조성·운영하고 있는 각종 문화관계 기금(예컨대 문예진흥, 체육진흥, 여성발전, 장애복지, 애향장학 등)을 재단으로 통합운영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시 당국이나 관계부서의 거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다섯째, 무엇보다도 재단은 ‘지원’사업만을 전담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종 문화시설을 위탁관리하는 사업도 연구대상이기는 하지만, 특히 사업확장에 따른 인건비 지출은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

여섯째, 재단의 생명은 ‘기금’이다. 이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최소한 5차년도까지는 상정된 목표액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 당국과 의회에서는 연도별 정기 적립금을 배정하고,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독지가·기업협찬·시민성금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문화재단이 아무리 시와 의회의 도움없이는 탄생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일단 설립이 된 이후에는 어떠한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는 독자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는 무엇보다도 재단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사명감이 선결과제로 요구된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수혜자로서의 기대감에만 연연할 때, 문화재단의 존재이유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04-03-27 15:2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