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종국]주택공사에 고한다.

안양똑딱이 2016. 5. 9. 16:06
[김종국]주택공사에 고한다.

[02/06 안양시민신문]동물병원장


 

평촌 벌판에 푸르른 벼가 일렁일렁 춤추던 시절.

고박정희 대통령께서 경기도청을 순찰하고 상경길에 경수산업도로 평촌을 지나갈 때, 동승했던 건설부장관이 평촌 벌판을 가르키며 그곳에다 아파트를 짓겠다고 제의하였다가 고박대통령께서 “미친놈아, 멀쩡한 농토에 아파트라니 네놈이 돌은 놈이 아니냐?”하시며 그날로 장관을 경질시켰고, 평촌 벌판은 농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절대농지로 정해 두셨다.

그렇다. 평촌 벌판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만하여도 망해암이나 모락산에 올라가서 안양쪽을 바라보면 구 안양우체국 4거리에서 구본백화점, 삼원극장까지만 약간의 스모그 상태를 볼 수 있었고, 다른 곳은 공기가 아주 맑아서 누구누구네집 지붕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 살기좋은 안양 환경을, 천둥에 개뛰듯 뛰어들어 대통령을 지내먹은 노태우씨가, 국민주택을 해결해 준다며 200만호 건설을 한다고 평촌 벌판의 절대농지를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버렸다.

만안구에서 시민 생활로 인하여 발생한 탄산가스는 동안구 평촌 벌판으로 흘러가 벼의 탄소 동화작용에 의하여 산소로 변하고, 산소를 많이 함유한 맑은 공기는 다시 만안구로 흘러가서 항상 신선한 공기를 유지하며 안양 시민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지금은 아파트가 꽉참으로 공기 자정능력이 없어져 안양시 전체에 가스가 갈 곳이 없어 항상 잠겨있고, 산에 올라가 보면 인덕원에서 박달동까지 뿌연 스모그현상으로 차있고 이를 보는 사람들 가슴마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요즘 평촌 벌판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택공사가, 땅값이 모두 올라가자 이번엔 그린벨트 내 농토에 아파트를 지으려고 손을 대기 시작했다. 평촌동, 비산동을 흐르는 안양천 상류지천 옆 의왕시 청계동 주변에 2000세대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평촌벌판을 아파트로 말아 먹을때는 말도 안되는 중금속 핑계를 대더니 이번에는 농토로서 더 이상 경쟁없고 말도 안되는 그린벨트는 지역발전을 위하여 개발한다는 핑계를 댔다. 시민의 세금으로 안양권을 맑은 자연생태계로 되돌리는 사업으로 엊그제 대대적인 정화시설을 석수2동에 설치하였는데, 그 안양천 상류지천 바로 옆에 2000세대 집을 지으면, 7000여명의 생활 오폐수가 바로 안양천으로 흘러가는 것은 뻔한 일이다.

국가정책도 그렇다. 수도권에 과밀한 인구분산정책으로 서울에 있는 여러 산업시설을 지방으로 옮기고 심지어 서울도 지방으로 옮긴다하고, 고속철도개통으로 먼 지방에서도 서울로 출퇴근 할 수 있도록 인구분산정책을 한다며 떠들어 대면서, 도시의 공기를 정화시키는 그린벨트 중심부에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 정책이 아닌가. 그린벨트 안에 자연을 파괴하는 대단위 건설행위를 하는 것은 사람으로 말하면 일부러 폐암을 유발시키기 위하여 암 조직을 폐에 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택공사에 고한다.

국민을 상대로 하는 집장사도 분수가 있다. 도시민의 폐장인 그린벨트까지 파헤치는 행위는 당장 취소하여야 한다.

2004-02-06 18: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