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기억 124

[서혜진]안양관내 고교 기독교연합동아리 찬양단 추억(2023.09.11)

안양 연합동아리 케륏소찬양단을 아십니까? 5년전 여름 인덕원성당과 새중앙교회 건물이 막 올라가던 시절 신앙생활을 인덕원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인덕원중학교이지만 내겐 관양여자중학교이던 시절 주일도 아닌 화요일 저녁마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교회로 모여들었고 방학이 되면 안양관내 고등학교 기독교 동아리를 주축으로 찬양집회가 있었다. 안양 신성고등학교 하람찬양단과 양명고등학교 익투스 찬양단 그리고 양명여고 아비가일과 함께 연합동아리 케륏소찬양단이 그 중심에 있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케륏소 찬양단 단장으로 여고생으로는 유일하게 찬양집회를 인도했고 그렇게 시작된 집회의 열기는 여름 내내 곳곳에서 계속되었다.마치 안양권(안양, 군포, 의왕, 과천) 전체가 기독청소년 부흥회 기간인것처럼 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

[임희택]안양 박달동 범고개 계단식논과 장마철의 기억(2023.07.16)

범고개 주막거리 문산옥 건너편에는 "부로꾸"공장이 있었다. 더푼물 고개 아래로부터 주욱 이어지는 계단식 논 제일 아랫 부분에 자리를 잡은건데 시기적으로 새마을운동이 한창인 때이고 보면 적절한 사업 선택이었던 것 같다.다만 사업에 대한 의지보다 사람 좋다는 주위 평판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며 납품하고 돈 못받고 흥미를 잃고 작업을 소홀히 하고 돈 못벌고 .... 반복하면서 같은 업종 경쟁자들이 나름 자본을 축적할 때 술로 허송세월을 하신 것이 부끄러워 술을 더 마셔댔던 분이 나의 아버지시다.그시절 사실 돈이 있어도 시골에서는 그리 먹을 게 흔하지 않았는데 이런 장마철이면 나름 남의 살을 먹을 만한 기회가 오곤 하였다.비가 논을 거치고 거쳐서 도살장 아래 개울로 흘러 가고 그게 조금 더 많이 내리면 공장 마당..

[임희택]안양 박달리 범고개 계곡 굿당 물당_물堂(2023.07.14)

안양 박달리 범고개 계곡에 있던 굿당 물당(물堂) 범고개 끝 집 윤호형네서 조금 더 올라가면, 그러니까 지금 쓰레기적환장 입구 건너편 산 쪽으로 작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었다. 애들 눈으로 계곡이지 어른 눈으로 봐도 계곡으로 보일까 싶은 '작은' 계곡에 어느날 시멘트 블럭으로 지은 집이 하나 들어 섰다. 집이라고 해봐야 한 쪽 벽이 애들 걸음으로 서너걸음 밖에 안되는 작고 좁은 집이었다. 모두 그 집을 물당이라고 불렀다. 까불까불하고 보고 싶은거 참지 못하는 친구들이 문틈으로 들여다보고는 귀신이 들었다. 무서운 할아버지가 있다 등등 머리칼이 솟는 얘기들을 했다. 등교길에 은근히 그 쪽을 넘겨다보면 사과나 배가 바위 틈 넓적한 곳에 올려져 있고 때로는 타다가 꺼진 초도 그대로 서있곤 하였다. 어느날 친구 둘..

[임희택]안양 박달리 더푼물앞 골짜기에 있던 굿당 물당(2022.02.24)

호현마을을 나 나기 전부터 그리고 나 살때도 그리고 떠난 후에도 당분간 더 범고개라고 불렀는데 범고개에서 더푼물쪽으로 고개를 올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작은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지금은 대략 쓰레기 선별장 정문 앞 쯤 되겠다. 한길(도로)에서 그 골짜기로 이십여미터 올라가면 작은 한칸짜리 건물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걸 "물당"이라고 불렀다. 문이 한길 쪽으로 나 있어서 가끔 문이 열려있으면 그 안이 보였는데 인상 고약한 귀신의 그림이 정면 벼름빡에 붙어 있고 그 앞 제법 큰 상에는 촛불과 사과 배 따위 제수가 늘어져 있었다. 동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고 부랴부랴 범고개를 떠났기에 그 물당이 언제 없어졌는지 몰라도 지금은 어쨌거나 흔적도 없다. 계곡도 없어졌고 뽀얀 흙먼지 날리는 한길도 없어졌고 물당 앞..

[임희택]중2때 소풍가던날 안양영화예술학교로 일탈(2022.06.09)

구녕 2 중2때, 안양유원지로 소풍을 가는 날. 삼원극장 앞에서 모여 출발을 기다리며 난생 처음 야구르트를 맛봤다. 그렇게 달고 맛난 것을 일찌기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입안에 달콤함을 느끼며 안양유원지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귀가를 하려는데 친구 몇이서 안양예고로 임예진 보러 가쟨다. 사실 그 무렵 나는 임예진이 누군지도 잘 몰랐고 그녀가 예쁜지도 잘 몰랐었지만 그냥 영화배우 만나러 간다니까 흥분해서 따라갔을 뿐이었다. 그 때 함께 간 친구들 이름조차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임예진 여배우만 염두에 두고 갔었다. 지금 안양예고는 안양3동 산비탈에 있지만 그 때는 석수동 지금 현대아파트 자리 인근에 있었다. 학교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내가 생각하던 학교도 임예진도 영화배우도 없었다. 다만 공장처럼 허..

[임희택]어릴적 열쇠를 찾아낸 행운과 네잎크로버(2023.04.24)

어농성지에서 행운의 네잎 크로버를... 두개를 따서 하나는 Cu.부단장에게. 하나는 여기. 찾으려 들면 영 안비는데 우연히 발 밑에 있곤 한다. 사진 찍힐라고 서다가 어, 하고 발견... 초4.5학년 무렵. 박달동 코카콜라 입구부근에 있던 이층집이 내 큰댁이었는데 하루는 제사를 지내고 어른들은 남고 아이들은 범고개 우리집으로 한밤중에 이동했다. 집에 가서 보니 열쇠를 받아 들고 온 사촌 누나가 그걸 잃어 버렸다. 외투 주머니에 넣고는 풀썩거리다가 어디선가 빠뜨린거였다. 얼마전 도둑놈이 미닫이문을 비틀고 들어오려다가 우리 메리한테 걸려 달아난 기억이 있어서 우리도 문을 비틀고 들어가서 일단 잤다. 다음날 아침 먼지나는 행길에 사촌들과 횡으로 나란히 서서 그 잃은 열쇠를 찾으며 가자 했는데 거의 다 목적지에..

[임희택]어릴적 밀린 방학숙제 몰아치기(2023.01.28)

어린 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 저학년 때... 방학이 시작되면 외가댁으로 보내졌다. 외사촌형들이 귀여워해서 새도 잡아 구어 주기도 하고 나이 차이가 적은 이종사촌과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기도 했고 동네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쏘다니며 노는 것도 즐거웠다. 큰댁 작은댁은 제법 잘 살아도 우리는 늘 쪼들렸고 외가와 이모님댁도 제법 잘살았지만 우리집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범고개나 가학리 쪽에 사는 친구들도 다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방학만 되면 나는 외가로 이모님댁으로 보내졌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방관하는 시멘트 일을 하셨다. 하여간 즐겁게 놀다 보면 한두달이 훌쩍 지나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날 데리러 목천 외가로 오셔서 함께 기차를 타고 돌아 왔다. 철컹..

[임희택]어릴적 밀린 방학숙제 몰아치기(2023.01.28)

어린 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 저학년 때... 방학이 시작되면 외가댁으로 보내졌다. 외사촌형들이 귀여워해서 새도 잡아 구어 주기도 하고 나이 차이가 적은 이종사촌과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기도 했고 동네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쏘다니며 노는 것도 즐거웠다. 큰댁 작은댁은 제법 잘 살아도 우리는 늘 쪼들렸고 외가와 이모님댁도 제법 잘살았지만 우리집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범고개나 가학리 쪽에 사는 친구들도 다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방학만 되면 나는 외가로 이모님댁으로 보내졌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방관하는 시멘트 일을 하셨다. 하여간 즐겁게 놀다 보면 한두달이 훌쩍 지나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날 데리러 목천 외가로 오셔서 함께 기차를 타고 돌아 왔다. 철컹..

[임희택]초등학교 시절 학교앞 군부대와 사격장(2022.05.19)

안서초등학교와 군부대 사격장 학교 앞에 군부대가 들어섰다. 선생님 몇 분과 나 그리고 미경이던가 하여간 두엇이 학생대표로 군부대를 방문하였다. 학교 앞에 웬 군부대냐 하고 따지러 간 것이 아니라 그냥 구경이었다. 요즘 같으면 학부모들이 다 들고 일어날 일이지만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군인아저씨들은 부대 입구 조금 더 들어간 곳에 넓은 상을 차려 놓고 그 위에 칼이며 총기 그리고 수류탄 등을 올려 놓고 구경을 시켜주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그게 사학년이던가 오학년 무렵이었는데 그 중 관심있던 권총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만져 봤다. 꼬마에게는 제법 무거웠다. 이제 학교에서 육골로 들어가는 길이 막힐 거라고 했다. 하지만 윗동네 아이들과 친목동 아이들은 범고개 윗동네를..

[임희택]어릴적 천봉이와 첫 담배 흡연(2022.05.14)

그의 집 마루에 걸터 앉아 내다 보니 바로 앞은 이제 막 벼꽃이 피는 푸른 논이 펼쳐져 있고 그 논 너머로 물왕골 군자 가는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가 하얗게 가로로 놓였다. 제법 더운 날씨일텐데 그의 집 마루는 집 뒤 언덕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으로 시원하였다. "할머닌 어디 가셨는데?" "응. 장에." "시장?" "응." "야. 담배 펴볼래?" "......." "우리 할머니 담배야." 그가 마루 끝 한 쪽에 놓인 곰방대에 봉초를 채우며 씩 웃었다. 그러고는 제법 익숙하게 불을 붙이고는 쭉쭉 소리를 내며 빨더니 훅하고 흰 연기를 내뿜었다. 집에 들어설 때부터 나던 외할아버지 방에서 맡던 쌉싸한 냄새가 바로 담배연기에 찌든 냄새였다. "콜록콜록" 천봉이 내뿜은 연기를 맡고 기침을 하자 그가 댓돌에 툭툭 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