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문원식]안양시, 도시인구 60만의 의미

안양똑딱이 2016. 5. 9. 16:00
[문원식]안양시, 도시인구 60만의 의미

[01/16 안양시민신문]성결대 교수(행정학)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안양시의 인구가 6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20세기 초의 인구가 약 4,000명으로 추정되니 100년 만에 150배가 늘어난 것이고, 인구 1만 명이었던 1940년을 기준으로 해도 63년 만에 60배가 늘어난 것이다.

안양의 도시인구는 20세기 중후반의 산업화·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1948년 2만, 65년 5만, 71년 10만, 79년 20만, 83년 30만, 86년 40만, 92년 50만 명으로 늘어나는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사실 한 도시의 인구규모가 크다는 것은 시세의 크기, 재정규모의 견실성 등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밀화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안양은 면적이 적고 인구밀도가 서울, 부천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도시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구증가율이 매우 높아 주택, 교통, 교육, 복지시설 등과 같은 도시기반시설 및 공공서비스의 공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안양시의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앞서의 인구증가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양시는 지난 몇 년간 적정 도시인구규모에 관하여 많은 고심을 해오고 있다. 실례로 1995년에 발간한 『안양시도시기본계획』 상에는 2016년의 인구규모를 92만으로 잡았다가 1999년 수립된 『안양비전 21 마스터플랜』에서는 2020년의 적정인구를 68만으로 수정하고 있는 데서 그 고민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도시의 적정 인구규모와 공공투자비용과의 관계를 연구한 황용주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국도시들의 규모별 1인당 공공서비스 비용은 인구 50만에서 100만 사이에서 낮아지다가 100만이 넘으면 지출비용이 상승하는데, 그 비용최저지점(minimum cost level)이 70만 내외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로 본다면 안양시가 2020년까지 적정 인구규모를 68만에서 72만 정도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행정서비스 생산의 경제적 효과 면에서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양시는 2002년 한 해 동안 약 32%의 시민들이 주민등록상 전출입을 하고 있을 정도로 급격한 인구 유동성을 갖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는 아직도 안양시민들의 다수가 이 도시에 정을 붙이고, 뿌리를 내려서 살고자 하는 정주의식을 가진 시민들이기보다는 자녀교육문제나 주택문제 등 여타의 변화가 생기면 한시라도 안양을 떠날 수 있는 나그네 시민들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안양시는 늘어나는 인구에 대비한 도시기반시설과 같은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그네시민들의 가슴에 안양을 마음속 깊이 사랑할 수 있도록 주인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정책개발 및 시행에도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시대 지역발전이란 것이 지역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춘 주민들이 많은 도시가 그렇지 않은 도시에 비하여 경쟁력을 발휘하여 앞서나갈 것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이 정주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환경적, 문화적, 교육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안양시의 경우 환경적인 측면은 많이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시급한 것은 문화적, 교육적 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도시 안양, 교육도시 안양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도시 안양은 안양시민들이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에 대한 이벤트화 및 이에 대한 지원으로 가능할 것이고, 교육도시 안양은 공교육에 대한 지원과 동시에 사교육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될 때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하여 안양시는 환경도시, 문화도시, 교육도시로서의 면모가 자연스럽게 갖춰질 것이며, 더하여 주민들의 정주의식도 높아질 것이다.

이와 같은 여건이 확립될 때 지방자치시대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60만 자랑스런 안양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살고싶은 도시 안양의 모습을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04-01-17 15: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