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문원식]안양시의 도시정체성

안양똑딱이 2016. 5. 9. 15:55
[문원식]안양시의 도시정체성

[12/08 안양시민신문]안양학연구소장/ 성결대교수


 

흔히들 안양시는 안양시만의 독특한 도시정체성을 갖지 못한 도시라는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말은 안양시가 수도권의 여타 위성도시들과 다를 바 없는 고만고만한 도시로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을 갖지 못한 도시라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실시와 더불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통합을 이루고, 도시발전을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도시정체성 확립에 주력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만화 및 영상도시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부천시, 아시아 제일의 부산영화제를 개최함으로써 일약 문화예술도시로 발돋움한 부산시 그리고 디자인 중심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성남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안양시도 도시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펼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 도시정체성이란 말은 도시를 다른 도시와 구별하면서 도시답게 만드는 요소로서 주민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그 도시에 대한 동일체 의식을 심어주는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인자로 파악할 수 있는 바, 안양시의 도시정체성을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보다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원래 안양은 19세기 까지는 과천의 서쪽, 금천의 남단에 위치한 한적한 농촌촌락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런 안양에 일대 전기가 된 사건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개통으로 인한 안양역사 개설을 들 수 있는데, 당시 불과 10여 호에 불과하던 안양역 주변이 시가화하면서 인근의 중심도시로 부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30년대 중반에 있었던 몇 가지 사건은 20세기의 안양시의 모습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32년의 조선직물주식회사의 현 대농단지 입주, 33년의 안양유원지 계곡의 안양풀 개장, 36년의 시흥군청 안양유치운동, 그리고 30년대 후반 일본인 농장주 오끼에 의한 안양포도 재배 등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사건은 그 후 안양을 수도권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수려한 경관을 갖춘 관광지, 경기남부지역의 정치·행정의 중심지, 전국제일의 안양포도 등의 이미지로 20세기 중후반의 안양시의 도시정체성을 확립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평촌 신도시의 건설로 인한 새로운 주민들의 안양이주, 재래식 굴뚝산업의 지방이주로 인한 퇴조, 안양유원지의 쇠퇴와 재배단지를 주택지로 뺏겨버린 안양포도 명운 등은 안양시로 하여금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도시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하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안양인들에게 새로운 도시정체성을 만들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양시가 새롭게 혹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책사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안양시는 안양벤처벨리조성사업, 안양천살리기, 100만그루 나무심기, 삼덕공원건립, 안양유원지재개발사업, 영화산업의 부흥, 프로축구와 프로농구구단의 유치 및 활성화사업 등을 이미 시행하였거나 현재 준비 중에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토대로 본다면 안양시의 도시정체성은 첨단산업도시 안양, 환경도시 안양, 문화예술도시 안양이 될 것이다.

안양시는 앞에서 살펴본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안양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시정의 최우선 목표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산업이 지역경제를 선도하면서도 쾌적하고도 문화와 예술이 풍요로운 아름다운 도시 안양을 만드는데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시책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21세기 자랑스런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살고 싶은 도시 안양의 도시정체성이 하루 빨리 확립되길 기대해 본다.

2003-12-09 0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