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혁]그래요, 제가 죄인입니다
[12/19 안양시민신문]안양방송 기자
[12/19 안양시민신문]안양방송 기자
“당신이 죄인이야…. 당신이 여기 앉아 있으니까 집행부가 이렇게 시달리는 것 아니야!”
며칠 전 안양시의회가 집행부인 안양시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던 도중 실무국의 최고 책임자가 언론인석에 앉아있는 필자에게 다가와 던진 말이다.
수감 안건은 서 너 건이 더 남았고 시간은 이미 자정을 가리키는데 감사를 진행하는 의원들의 열정이 식을 줄 모르자 그 열정의 원천이 모퉁이에서 현장을 취재중인 필자 때문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고 날이 달라진 시간, 슬그머니 취재장비를 들고 현장을 나서는 척 하며 속기사 대기실로 들어가 나머지 과정을 모두 취재했다.
그 행정관의 소원대로 자리를 비켜줬지만 의원들의 열정은 좀처럼 식질 않았다. 강도 높은 질책과 추궁은 1시간30분이나 더 이어졌고 그 사이 지칠대로 지친 수감기관은 타성에 젖어 중대한 사실들을 공개했다.
모든 것이 기사가 됐지만 필자는 그 자리에서 특정인의 피해가 명백한 집행부의 발언들은 보도하지 말자는 소위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까지 거쳐야 했을 정도였다.
과연 그 행정관에게 이번 행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스타의원 탄생을 위한 행감이었을까? 언론인들에게 풍부한 소재를 만들어주기 위한 행감이었을까? 혹시 집행부의 한해 사업을 의회로부터 무탈과 면책으로 판정받는 것이 행감이라고 이해한 것은 아닐까?
다음 날 오전 필자가 모 위원회의 행감장에 들어서자 많은 공무원들은 일제히 방송장비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정회시간, 어느 공무원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건낸다.
“아이고~ 오늘은 여기서 뭘 문제화 하러 오셨나?”
‘문제화’. 들어도 못 들은 척 해버렸던 이 단어 앞에 필자는 무릎을 꿇고 싶을 정도로 현기증을 느꼈다.
그러나 ‘문제화’란 의미는 곧 그 공무원의 업무와 관련한 행감과정에서 충분히 해석되고 말았다. 증인석에 나선 모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한 의원의 질문에 소신껏 대답을 하지 못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의회와 언론, 그리고 속기록에 크나 큰 오햇거리를 새겨놓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뉴스 보도문이 만들어졌고 이를 접한 그 공무원은 ‘사실은 이렇다’는 반론의 글을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참으로 장황하게 피력했다.
행감장에선 자신들의 입장과 관련해 충분한 답변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집행기관. 그러나 언론을 상대로 한 대응은 얼마든지 자신있다는 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인들은 무언가를 ‘문제화’하기 위해 행감장에 온다고 생각지 않던가.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시대에 지방정부의 행·재정적 기능과 산물,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실속과 과오를 검토함으로써 집행부가 더 나은 자치역량을 수립해 온 시민에게 최적의 행정이 집행되도록 도모하기 위한 지방의회 최고의 사업이다.
행감에 대한 언론보도는 수용자인 시민들을 상대로 우리 시의 올해 사업이 무엇이었고 또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지방의회 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그 속의 언론인과 언론기관은 현장에서 확인되는 사실들을 매체를 통해 중계하는 기능도 있겠지만 사회의 감시견(Watch Dog)으로서 의회와 집행부 모두를 견제하고 있다.
의원들이 매를 들고 집행부를 치는 것도 아니고 언론 역시 그 모습에 환희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행정사무감사’를 바라보는 집행부의 각도가 이제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날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하루 하루 성심을 다해 행감에 전념해 온 안양시의회 모든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안양시민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며칠 전 안양시의회가 집행부인 안양시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던 도중 실무국의 최고 책임자가 언론인석에 앉아있는 필자에게 다가와 던진 말이다.
수감 안건은 서 너 건이 더 남았고 시간은 이미 자정을 가리키는데 감사를 진행하는 의원들의 열정이 식을 줄 모르자 그 열정의 원천이 모퉁이에서 현장을 취재중인 필자 때문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고 날이 달라진 시간, 슬그머니 취재장비를 들고 현장을 나서는 척 하며 속기사 대기실로 들어가 나머지 과정을 모두 취재했다.
그 행정관의 소원대로 자리를 비켜줬지만 의원들의 열정은 좀처럼 식질 않았다. 강도 높은 질책과 추궁은 1시간30분이나 더 이어졌고 그 사이 지칠대로 지친 수감기관은 타성에 젖어 중대한 사실들을 공개했다.
모든 것이 기사가 됐지만 필자는 그 자리에서 특정인의 피해가 명백한 집행부의 발언들은 보도하지 말자는 소위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정까지 거쳐야 했을 정도였다.
과연 그 행정관에게 이번 행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스타의원 탄생을 위한 행감이었을까? 언론인들에게 풍부한 소재를 만들어주기 위한 행감이었을까? 혹시 집행부의 한해 사업을 의회로부터 무탈과 면책으로 판정받는 것이 행감이라고 이해한 것은 아닐까?
다음 날 오전 필자가 모 위원회의 행감장에 들어서자 많은 공무원들은 일제히 방송장비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정회시간, 어느 공무원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건낸다.
“아이고~ 오늘은 여기서 뭘 문제화 하러 오셨나?”
‘문제화’. 들어도 못 들은 척 해버렸던 이 단어 앞에 필자는 무릎을 꿇고 싶을 정도로 현기증을 느꼈다.
그러나 ‘문제화’란 의미는 곧 그 공무원의 업무와 관련한 행감과정에서 충분히 해석되고 말았다. 증인석에 나선 모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한 의원의 질문에 소신껏 대답을 하지 못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의회와 언론, 그리고 속기록에 크나 큰 오햇거리를 새겨놓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뉴스 보도문이 만들어졌고 이를 접한 그 공무원은 ‘사실은 이렇다’는 반론의 글을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참으로 장황하게 피력했다.
행감장에선 자신들의 입장과 관련해 충분한 답변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집행기관. 그러나 언론을 상대로 한 대응은 얼마든지 자신있다는 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인들은 무언가를 ‘문제화’하기 위해 행감장에 온다고 생각지 않던가.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시대에 지방정부의 행·재정적 기능과 산물,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실속과 과오를 검토함으로써 집행부가 더 나은 자치역량을 수립해 온 시민에게 최적의 행정이 집행되도록 도모하기 위한 지방의회 최고의 사업이다.
행감에 대한 언론보도는 수용자인 시민들을 상대로 우리 시의 올해 사업이 무엇이었고 또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지방의회 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그 속의 언론인과 언론기관은 현장에서 확인되는 사실들을 매체를 통해 중계하는 기능도 있겠지만 사회의 감시견(Watch Dog)으로서 의회와 집행부 모두를 견제하고 있다.
의원들이 매를 들고 집행부를 치는 것도 아니고 언론 역시 그 모습에 환희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행정사무감사’를 바라보는 집행부의 각도가 이제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날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하루 하루 성심을 다해 행감에 전념해 온 안양시의회 모든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안양시민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2003-12-26 17: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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