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릴 때 근명중학교는 박달동 벌 산밑에 있었단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어릴 때라 본 기억이 없지만 건물 가운데 떡하니 시계 붙었던 자국만 남아 있었다. 그 학교 운동장 길 쪽으로 대성초자라는 마호병 공장이 있었는데 외사촌 형이 거길 다녔었다. 마호병 만들고 남는 유리물로 애들 놀이하는 다마 ㅡ 구슬도 만들었는데 하루는 구슬을 준다기에 공장 구경 삼아 갔었다. 아저씨들은 난닝구바람으로 기다란 파이프에 유리녹은 물을 묻혀 이리 저리 몸을 비틀며 불어서 마호병을 만들고 있는데 날도 덥고 유리 녹이는 용광로도 덥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지도록 온 힘을 다해 파이프를 부는 아저씨들도 덥고... 더운 열기 속에 애들 미끄럼틀을 작게 만든 것 같은 틀에 유리물을 조금씩 떨어뜨리면 그게 때구르르 굴러서 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