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사람

[20240319]영원한 청년 시민운동가 故 이상철 선생 별세

안양똑딱이 2024. 3. 19. 19:38

 

반독재운동을 지원하던 대기업 임원이 인생 후반부 40년 이상을 사학개혁 민주화 평화통일을 위하여 송곳같은 이성을 유지하며 영원한 청년 시민운동가이면서 군포 시민사회의 어른으로 사셨던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상철 상임고문이 3월 18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지난 4일 뇌출혈로 쓰러진 이 상임고문이 투병 중 운명하면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가 20일 오후 7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2층 예식실에서 열린다. 발인은 21일 오전 7시 40분.

 

고 이상철 선생님 약력

 

1935년 경주에서 출생
1960년대 부산시체육회 이사 및 태권도-공수도협회 회장 역임
1970년대~1980년대 벽산그룹 전무이사, 대한종합식품 전무이사, 1980년대 롯데축산 임원, 자동문 제작하는 중소기업 CEO 역임 : 한완상 서울대 해직교수 등 과 무교회 모임을 하면서 반유신독재운동 지원
1987년 진보평신도교회인 새길교회 창립 선교부장으로서 민주화운동 지원
1987년이후 한겨레신문 창간 주주로서 활동
1994년 참여연대 창립 1호 평생회원으로서 공익제보 등 최근까지 활동
1996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창립 초창기에 감사를 맡아 북녘동포 돕기에 동참
1996년 청강문화산업대학 사무처장 역임, 청강학원 사학비리 폭로후 사학의 소송 제기로 고초
2001년~현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고문
2004년 사립학교법개정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으로서 세종대,동덕여대 등 공투위 참가하여 사학권력 감시와 개혁 운동에 헌신
2012년 7월 군포시 비리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고문으로서 지방권력 감시 활동
2018년~현재 경기중부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고문
2019년~현재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 고문
2020년 6월~현재 수리동 아파트 경비노동자 갑질 사건 대책 활동후 악의적 고소와 소송 제기로 고초
2021년~현재 리영희기념사업회 회원
2023년~현재 경기중부비상시국회의 고문
2018년~현재 향린교회에서 신앙생활
 ※ 2023년부터 최근까지 일본핵오염수규탄 우산 500개 기증, 여러 시민단체에 휴대용 엠프를 기증, 촛불행동 참가 청소년들에게 방한외투 50벌 지원 등 후원 활동 하심
 ※ 이웃에 사시던 리영희 선생님을 사상의 은사로 모심

 

이상철 선생님 추도사

군포시민문 2024-03-19일자

춘래불사춘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은 3월입니다. 지난 3월 초 새벽에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전해 받고도 실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 며칠 전 잠시 뵈온 게 마지막이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또다시 보름이 지나도록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영면하셨다는 비보를 오늘에야 전해 듣고는 인생무상을 실감해 봅니다. 희수(喜壽,77)를 오래전 넘기시고, 미수(米壽,88)도 거뜬히 넘기시더니, 졸수(卒壽,90)를 코앞에 두고 황망히 가셨으니 인정사정없는 저승사자가 참으로 야속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 이상철 선생님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5년 경주의 양반가에서 태어나 해방혼란기 한국동란기 등 좌절과 고통의 시기를 잘 이겨내시고, 젊어서부터 산업역군으로 나라의 부국강성을 위해 몸 바쳐 일했으며, 장년 이후에는 대학의 사학재단 등 교육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정의사회를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산본 신도시로 입주하셨던 60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곳 경기중부 시민사회의 일원이 되셔서 때로는 전면에서, 때로는 뒷전에서 활동가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리영희 선생과의 오랜 교분으로 홀로 남으신 사모님을 보살펴주시고, 김연아 동상의 불법적인 건립 진상을 밝히거나, 동네 유치원장의 갑질 횡포를 막아내거나, 무엇보다도 불의에 항거하는 모든 집회에 참여하는 등 올곧은 일에 앞장서셨습니다.

 

꼰대라고 지탄받는 칠,팔십 대 연세에도 2016~2017년의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셨고, 작금의 윤석열 심판 촛불집회에도 앞장서 시민들의 참석을 독려해 오셨습니다. , 그런데 승리의 그날을 목전에 두고 영면하시다니, 애석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아쉽지만 4월 승리의 그날에 선생님 영전에 축배의 술 한 잔 올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살아생전 평소 고인은 진실이 반드시 이긴다. 여럿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해선 안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감옥 갈 게 두려우면 아무 일도 못 한다.” 등등 투사의 정신을 시민사회에 심어주셨습니다.

 

가르침은 말씀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지역언론과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보내주시거나, 행사용 마이크를 사주시거나, 용기 잃지 말라며 밥을 사주시거나, 불의에 항거한 죄로 몸소 재판을 받으시거나, 치료비를 대신 내주시거나, 중요한 행사마다 몸소 동참해 주시거나, 방법만 달랐지 선생님께 신세 지지 않은 지역 단체가 어디 있을까요.

 

의인은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만들어 온 민주주의가 윤석열·김건희·한동훈 일당에 의해 무참히 무너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정의가 승리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연대하여 반드시 승리하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장례식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서로 영원히 헤어지는 자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는 고인을 고이 떠나보내지만, 그 뜻만은 결코 떠나보낼 수 없다고 우리가 함께 다짐하는 자리입니다. 고인께서 하늘에서나마 너그들 참 잘했데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쏟아내시도록 각자의 소임을 다하겠노라 맹세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가십시오.

 

다시 한번 고 이상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이승에 남아있는 저희를 믿고서 저승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3월 18일 

故 이상철 선생님 장례에 즈음하여 

리영희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 신완섭이 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