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대규]전평화 선생님 ‘추모음악회’

안양똑딱이 2016. 6. 30. 14:51
[김대규]전평화 선생님 ‘추모음악회’

[2005/09/16]문인.안양시민신문 회장

전평화 선생님 ‘추모음악회’

지난 10일 오후 7시부터 평촌 아트홀에서 ‘전평화 선생님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행사 명칭에 나타나 있듯, 이 추모음악회는 4년 전에 세상을 떠난 전평화 선생의 제자들이 마련한 것. 안양에서 고인을 기리는 예술행사도 처음이려니와, 그것도 제자들이 주선한 ‘추모음악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특히 금번 행사를 시발점으로 ‘故 전평화 기념사업단’이 결성되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초 김자경 오페라단원으로 활동을 하던 고인이 안양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에 안양여고 음악교사로 부임하고부터이다. 고인은 국립합창단, 김자경 오페라단, 국립 오페라단, 쏠리스트 앙상블의 단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안양 쌍투스합창단(1978), 안양소년소녀합창단(1986), 안양시립합창단(1987), 안양여성합창단(1998) 등 8개 합창단의 창단 지휘자로 열정적인 활동을 펼친 ‘안양음악의 선구자’였다.

신병으로 입원중에도 무대에 섰던 성악가로서의 전평화는 ‘피가로의 결혼ㆍ세빌리아의 이발사ㆍ라 보엠ㆍ리골렛토ㆍ마농ㆍ탄호이저ㆍ삼손과 델리라ㆍ아이다ㆍ토스카’ 등, 세계적인 오페라에는 거의 출연했었고, 88서울올림픽 때 창작 오페라 ‘불타는 탑’의 주인공(‘지귀’)을 맡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금번의 ‘추모 음악회’의 두가지 화두를 ‘공개적’으로 털어놓고자 한다. 그 첫째는 ‘고 전평화 기념 사업단’의 실질적인 모체요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의료법인 효산의료재단 샘안양병원의 이상택 이사장에 관해서이다.

이런 글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결례스럽지만, 이상택 이사장이 안양음악 발전에 끼친 공헌도는 독보적이다. 안양의 모든 합창단이나 안양음악협회가 그의 성원이 있었기에 음악진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양의 여타 예술분야에 그러한 스폰서가 있었던가.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도 바라지 않는 ‘순수성’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둘째는 앞으로 ‘기념사업단’을 어떻게 운영할까에 대한 소견이다. ‘추모’음악회는 그 성격상 한시적(限時的)일 수밖에 없을 터이다. 따라서 고인의 유업을 기리고, 그로부터 안양음악 발전의 에너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전평화음악제ㆍ전평화음악상’과 같은 행사와, 그 삶이 배인 곳이나 특정지역을 ‘전평화거리’로 명명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이러한 제안은 유독 ‘전평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질적인 취지는 모든 분야에서 ‘사람’부터 기리자는 것, 특히 문화의 본체라는 예술에 있어서는 예술가 자체가 ‘자산’이요 ‘문화재’이기 때문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시켜 ‘브랜드화’한다면, 그것이 곧 예술중흥이나 지자체 문화정체성의 견인차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상옥 감독ㆍ최은희 여사의 ‘신필름아트센터’에 대한 접근방식에도 아쉬움이 크고, 이러한 문제들을 총괄할 ‘문화재단’ 설립의 발상법에도 재고의 여지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떠났을 때 빈 자리가 큰 사람, 그와 함께 했을 때가 행복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살아 있을 때 더 ‘사랑’해줄 수 있다면 그 행복은 배가(倍加)되지 않겠는가.

2005-09-16 14:3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