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한수길]안양 냉천마을 정주권을 빼앗지 말라

안양똑딱이 2016. 6. 30. 14:45
[한수길]안양 냉천마을 주민의 소리

[2005/08/24]정주권을 빼앗지 말라


 

지난 4월30일 안양대학에서 냉천마을 개발사업에 대한 주민 설명회가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 그런데 설명회 자료를 보니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 온다.

냉천마을의 주인인 주민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이미 2004년3월31일자로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지구로 선정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업추진 일정 계획을 보면, 2005년 5월에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공람 공고와 주민동의서 징구가 진행되고, 2006년 10월에 협의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용을 알아보니, 주민 동의서 징구에서 토지등 소유자 2/3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사실상 이사업이 확정되는 근거가되어 이후 추진계획에 따라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은 대한주택공사가 주민의 부동산을 매입하여 그 자리에 아파트를 건립하고 다시 그 아파트를 매매하는 형식으로 진행 되는데, 사업추진 일정 대로 라면 주민은 보상을 얼마를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집을 팔기로 약속하는 결과가 된다.

이런 불공정한 거래가 어디에 있겠는가?

상식적으로 우리는 작은물건 하나를 팔고 살때도 먼저 값을 정하고 쌍방간에 합의가 이루어 젔을때 거래가 이루어 지는게 아니 겠느가? 하물며 평생을 고생해서 일하고 근검절약하여 마련한 소중한 집을 파는 일인데 어떻게 값도 정하지 않고 판다는 말인가?

정부에서는 기업과 소비자등의 불공정한 거래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두어 이를 감시케하며, 소비자 고발센터나 소비자 보호원등의 기구를 활용하여 공정한 거래를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이런 불공정한 거래가 진행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주민의 입장과 권리는 무시 되어도 좋다는 것인가? 이로인해 각처에서 많은 주민들이 억울함을 피눈물로 항거하는 사례들을 우리는 보도를 통해 생생이 접하고 있지 않은가?

“주거환경개선사업”이란 말 그대로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지역을 개발하여 주민들에게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인데, 냉천마을은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지역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안양시 자료에 의하면 20년 이상된 건물은 노후건물로 분류되어 총 506동중 294동이 이에 해당되어 노후도 58%로 이사업 요건에 해당된다고 하나, 그중 대다수의 건물들이 사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는 멀쩡한 건물들이며, 또한 이사업의 추진을 위해 212동의 미해당 건물이 동시에 허물어지는 결과가 된다.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월등 높은 선진국 에서는 100년 이상 오래된 건물도 특별한 사유없이 함부로 허물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더구나 재경부 자료에 의하면 2004년말현재 국민1인당 부채가345만7천원이며, 국가의 총 외채는1,776억불이나 되는 나라에서, 멀쩡한 건물을 사그리 밀어 버린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아닐수 없다.

또한 냉천마을은 대다수 주민들이 대를 물려서, 또는 수십년을 이땅에 정착하여 살아 오면서 나름대로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며, 내집을 정성껏 가꾸고 살아온 아름다운 문화를 간직해온 정든 마을이다.

뒤로는 안양시와 시민들이 함께 잘 꾸며온 수리산 자락이 한눈에 아름답게 펼쳐저 있고, 마을이름 그대로 맑고 시원한 찬우물이 오랜 역사 속에 주민의 청정 약수로 애용되어 오고 있다.

만일 이 사업이 추진 된다면 고층 아파트에 가려 아름다운 수리산 자락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삭막한 콘크리트 마을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대다수 주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 사업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펼쳐 토지등 소유자 1/3을 훨신 초과하는 400명(38%)의 자필 서명을 받아 사업의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안양시에 제출 하였다.

따라서 안양시는 냉천지구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철회하고, 보다 원대하고 미래 지향적인 안목으로 안양시의 모 도시인 만안구의 종합 개발 계획을 수립하여 백년대계를 추진 하는 것이 지방자치제의 행정에 걸맞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냉천마을 주민 한 수 길

2005-08-24 11: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