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영부]벽산로의 진실… 안양문화의 현실 5

안양똑딱이 2016. 6. 30. 14:47
[김영부]벽산로의 진실… 안양문화의 현실 5

[2005/09/02]안양민예총 사무국장

26만의 숨통, 만안구 문화거리 운동

2004년 9월 9일, 벽산로 중앙성당 앞에서 ‘만안구 문화의 거리 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문화의 거리 선포식’을 갖는다. 전통의 가치와 만안구의 문화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이 운동에는 기존의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재래시장 상인, 종교계·문화계가 뜻을 모았다. 우리는 ‘안양시가 보다 발전하고 시민중심의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하며 벽산로 정비사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뜻을 전달했다.

‘만안구 문화의 거리’는 평촌중앙공원 같은 광장이나, 범계역 문화의 거리처럼 쓸데없는 치장에 십 수억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거창한 사업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시시때때로 소박한 문화공연과 거리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곳, 그러다가 힘들면 앉아 쉴 의자가 있는 곳, 만안지역만이 갖고 있는 서민적인 소박한 공동체문화가 꽃 피고 어우러지는 ‘최소한의 숨통을 여는’ 공간을 소망한 것이다.

우리는 안양시에 정중하게 제안했다. 시민 의견수렴 없이 세운 기존의 벽산로 정비계획을 중단하고, 문화적 기반이 취약한 ‘26만 만안지역 주민의 문화 향수권 확대’와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되도록 ‘안양시 문화의 거리 조성조례’에 의해 “벽산로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해 줄 것”을 청원했다.

이에 따른 기본원칙도 제시했다. ‘사람 중심의 거리로 추진할 것,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확보할 것, 지역 경제와 국가적 현안인 재래시장(중앙시장)의 활성화에 최대한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개할 것,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고 제반과정에서 시민들의 사회 참여와 견해를 수용할 것’ 등 이었다.

이 중에서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자’고 했던 이유는 ‘안양시와 시민단체’, ‘재래시장과 교회’, ‘상인과 주민’, ‘점포상인과 노점상인’ 등 ‘미묘한 입장차이가 중복돼 있는 벽산로의 문제들을 객관적인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풀어가자’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상의 제안을 안양시가 적극 수렴했다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벽산로 정비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을 것이며, 신중대 시장은 26만 만안구 주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안양시의 속셈은 처음부터 따로 있었다.

2005-09-02 17:4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