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문원식]지역대학의 위상과 역할

안양똑딱이 2016. 5. 3. 16:52
[문원식]지역대학의 위상과 역할

행정학박사·성결대 교수


 

오는 10월 8일은 제 2 회 성·안전이 열리는 날이다.
지역대학인 성결대학교와 안양대학교가 안양시의 후원 아래 공설운동장에서 양교 정기 체육대회를 여는 날이다. 제 1 회 대회의 명칭은 안·성전으로 불렀고, 성결대학교가 발야구, 남·여 릴레이, 줄다리기에서 이기고 축구와 번외 게임인 교직원 축구에서 져 종합 4 : 1로 우승했다.
또한 이 날은 10월 1일부터 시작된 만안문화제의 여덟 번째 날이자 안양 일번가 축제의 전야제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날짜 선정에서부터 시와 지역사회 및 지역대학이 하나가 되어 상부·상조하며 공존·공영하고자 하는 발상의 전환을 엿볼 수 있다. 체육대회가 끝난 뒤 스크럼을 짜고 일번가로 몰려 나간 양교 학생들의 젊은 기상과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한 각종 프로그램의 재미는 일번가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
이와 같이 시 당국과 지역대학 및 지역상권이 결합하여 엮어 내는 새로운 축제의 탄생에 즈음하여 지역대학의 위상과 역할에 대하여 다시금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먼저 이 지역 4개 대학의 교세를 일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학생 수를 보면, 성결대학교 5,330명(대학원생 370명을 포함), 안양대학교 5,680명(대학원생 600명 포함), 대림대학 11,000명, 그리고 안양과학대 10,000명이며, 이를 합하면 약 32,010명에 달한다. 70 %의 학생확보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여도 22,400명이고, 이들이 일년에 100만원씩만 안양에서 돈을 쓴다면 등록금 400만원을 포함하여 1,120억의 돈이 안양시내로 유입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데, 안양시‘99년 당초예산 3,205억원의 약 35 %에 이르는 액수다.
4개 대학의 전임교원의 총 숫자는 399명인데, 이들이 지역사회와 대학간의 교류를 위한 창구역할을 선도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실례로써 안양시청에 설립되어 있는 49개 위원회 중 교수들의 전문성이 필요한 위원회는 42개가 있고, 이들 위원회의 위원 560명의 14.29 %에 이르는 80명이 4개 대학 교수들이다. 또한 이들은 일반 시민단체를 통해서도 활동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데, 자문위원이나 운영위원 및 정책위원 등의 직책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150명 이상의 시 공무원이 정규과정 내지는 위탁교육생으로 4개 대학의 학부과정에 재학하고 있고, 그 외 일반 시민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성결대와 안양대 및 안양과학대의 사회교육원은 실직자 재취업과정과 일반과정을 합쳐서 일년에 약 3,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대학은 상아탑에 안주하고, 시민은 대학에 무관심하며, 시청은 대학을 행정규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 동안 성결대학교와 안양대학교는 종합대학으로서의 위용과 교세를 착실히 확보해 가고 있었고, 대림대학과 안양과학대학은 161개의 전국 2년제 대학 중 랭킹 1, 2위를 다투는 명문으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일번가의 경우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번가는 지난 몇 년 사이 지역 대학생과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독특한 문화와 환경공간으로 급격한 변모를 겪어 왔는데, 이제는 서울 지역에도 소문이 퍼져 압구정동이나 홍대입구 쪽에 모이는 젊은이들이 새로운 환경과 놀이를 찾아 일부러 원정 오는 곳으로도 소문나 지역 상인들을 즐겁게 하고 있으며, 도심공간의 세대간 승계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역대학은 지역학생에게 대학 진학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구와 사교육비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외지 진학생의 역내유입으로 지역 소득증대 효과도 가져오며, 지역에 필요한 인적 자본(human capital)과 각종 지식 및 정보를 제공하여 대학촌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효과를 일으키는 등 지역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안양지역의 대학도 지역균형발전을 표방하는 지방화시대에 있어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간접시설(social infra-structure)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 혁신을 선도하는 교육 벤처산업으로서 각종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기능도 하여야 할 것이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소득창출 효과와 고용증대 효과 및 산업진흥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책임도 갖고 있다.
최근 지역대학들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창업을 돕기 위한 시 당국의 지침에 적극 협조하여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열심이고 또한 창업보육센터의 설치에도 의욕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지역대학은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운용을 할 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활동에 있어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시는 대학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며, 주민들의 애정과 성원이 자연스럽게 대학으로 모아 진다면 시와 주민과 대학, 나아가 우리 안양이 함께 번영하는 날이 앞당겨 질 것이다.

2003-06-07 13: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