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배진석]안양이 영원한 축구도시가 되려면...

안양똑딱이 2016. 5. 3. 16:58
[배진석]안양이 영원한 축구도시가 되려면...


 

배진석기자의 안양이 영원한 축구도시가 되려면...

언제부터 안양이 축구의 도시가 됐는지에 대해서 60만 시민 중 얼마나 알고 있을까? 70년대 초부터 줄곧 축구의 도시하면 대명사처럼 불려졌던 곳이 바로 안양이었다.

당시에 인구 5만여명의 조그마한 소도시에 불과했던 안양, 유명했던 것을 아련한 추억으로 짚어본다면 고작 포도와 안양유원지 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축구의 도시를 만들기 까지에는 안양을 사랑하는 지역유지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그들의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안양이 축구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안양축구사에 자타가 인정하듯 축구하면 박유선. 박유선 하면 안양축구 역사의 산 증인이다. 먼저 박유선씨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필자가 그 분을 아는것 중 지극히 일부분만 소개해 보겠다.

그는 70년대 당시 동아일보와 동아방송기자로 재직하면서 몇십년 후를 내다볼 줄 알았던 선견지명의 언론인이었으며, 현재는 한국자유총연맹 안양시지부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남다르게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많았던 그는 사비를 털어 안양공고 축구팀을 창단하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정적인 지원을 도와주고 있다.

그가 있었기에 안양공고 축구팀이 굵직굵직한 전국대회에서 무수히 우승을 하게 됐고, 바로 그것이 시초가 되어 안양이 지금의 축구의 도시가 됐다는데 이의를 달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그는 초대 안양시 축구 협회장을 역임했으며, 2002월드컵대회와 안양축구 발전을 위해선 우수선수 양성이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 95년 9월 2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주도의 안양시 축구 후원회를 결성하는 열성을 보여 현재 1억 4천여 만원의 후원금을 조성해 놓았다.

왜 안양축구의 변천사를 나열했는가라고 의아해하는 시민들과 지역유지들, 그리고 안양시 공직자에게까지 축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본인 스스로 가늠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양은 프로축구의 연고지 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LG치타스 축구단이 연고지를 서울로 옮길 것이라는 추측기사에 축구 관계자나 동호인, 공무원, 시민들이 LG를 얼마나 성토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었는가!

LG팀을 보기 민망할 정도로 서운한 말들을 거침없이 내 뱉은 시민들이 상당수에 달하지 않았던가!

정작,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LG를 응원하기 위해 운동장에도 오지 않는 자들이 과연 성토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안양시 공무원들과 축구 관계자는 더욱 반성해야 한다.

전임 시장이었던 이석용 시장이 LG축구팀과 안양 연고를 맺기위해 상당부분 애쓴 것은 다 알고 있을 테고, 또 신중대 현시장 역시 이 전시장과 생각이 같아 LG팀에 성원과 지원에 최선을 다해 안양을 확고한 축구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모를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안양 LG가 한국프로축구 사상 8연승에 이어 9게임 연속승리라는 9연승 가도를 달리던 지난 8일과 15일, 홈경기가 열렸을 때에 축구 관계자 몇 사람과 시 공무원 몇명만이 운동장을 찾아 LG팀을 응원할 뿐, 대부분의 공무원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물론, 공무원들이 근무시간 외에 매번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갈 수는 없다. 개인적인 사정도 있을 테고, 항상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구경도 좋지만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민들과 신시장이 축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상, 공무원들과 축구인들이 붐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운동장을 많이 찾아야만이 시민들의 축구사랑이 한층 더 높아갈 뿐만 아니라, LG축구팀도 힘이 나고 시민들이 LG팀이 이전운운 했을때 무슨 소리냐며 큰소리도 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럴 때만이 LG가 연고를 이전한다는 말들이 나오지 않을 뿐더러, 오늘이 있기까지 안양축구사에 선구자격인 박유선씨에 대한 배려이자, 안양을 곧 영원한 축구의 도시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는 것을 다함께 깊이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LG축구단의 홈경기가 있을 때에는 시민들이 운동장을 찾아 응원과 격려를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2003-06-13 00: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