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이태무]‘서이면사무소’에 대한 소고

안양똑딱이 2016. 7. 1. 16:06
[이태무]‘서이면사무소’에 대한 소고

[2006/04/28]안양시일제수탈사전시관 운영위원
‘서이면사무소’에 대한 소고

해마다 황사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쯤이면 홍보지를 들고서 거리에 나섰다.

친일미화 문제가 절정에 오르던 그 때, 안양시장은 시의회에서 그리고 담화를 통해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이 시민들과 합의한 것이라면 전부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말한 행정수장의 인격을 믿었고 그 말을 신뢰했다.

그리고 舊 조선총독부 서이면사무소를 일제침탈사자료관으로 만들어 청소년들과 민중에게 반역사성을 반성하는 장소로 운영할 것을 합의했다. 그러나 안양시에서 위촉한 운영위원 몇몇은 행정발달사에만 충실한 논리싸움으로 일관하다가 권위 있는 역사학자에게 호되게 질책까지 받았다.

서이면사무소를 ‘안양시일제수탈사자료관’으로 운영하며 전시계획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해서 안양시에 제출했던 작은 성과는 있었으나 안양시장은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무시했고 2004년9월 이후로 다시는 운영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친일역사문제는 일본의 독도침탈 도발이 있을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노골화 되고 있는 일본의 도발과 함께 안양에서는 서이면사무소로 관심이 갔다. 그리고 정신대 할머니인 박두리 할머니의 죽음이 안양에서 있었고 할머니의 노제를 서이면사무소 정문에서 지냈었다.

장례위원회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전통놀이를 하는 소규모 예산집행으로 인해 정체성 혼란에 빠진 그곳을 보고 혀들을 찼다.

무엇보다 제일의 책임과 원인은 안양시장에게 있다. 그리고 제2의 책임은 서이면사무소를 바꾸고자 했으나 1년 반이란 기간을 허송세월한 안양시일제수탈사전시관 운영위원회에 있다.

할아버지가 독립군이든 친일파이든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애국애족의 길과 책임이 있다.

서이면사무소의 친일미화 문제가 결과적으로 안양시장이 원인이라면 그것을 방관한 운영위원회도 지탄 받아 마땅하다.
소가 웃는다. 1년 반의 세월을 안양시의 의중대로만 맡겨놓고 정작 그 문제의 핵심에서 고민을 한 사람은 옆으로 비껴둔 채, 자격이 인정되지도 못한 사람들과 6월 이후에나 운영위원회의를 하겠다는 운영위원장의 독선과 오만은 안양시장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오늘 나는 부끄럽고 또 부끄러울 따름이다. 내 나름의 노력을 떠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에 그 책임을 느끼고 있다.
나는 책임을 통감하고 운영위원장 혼자만 남은 ‘안양시 일제수탈사전시관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직을 사퇴한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그러나 친일미화의 건물이 전통놀이로 위장되고 독립군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는 후손이 눈감아 주는 안양시는 정녕 대한민국의 땅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자리와 완장보다는 양심을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2006-04-28 16:5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