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응]안양의 자랑 김재홍과 앙팡재단
[2004/12/24 안양시민신문]스톤앤워터 관장
[2004/12/24 안양시민신문]스톤앤워터 관장
"요즘 서점에 가보면 진열대에 그림책들이 가득 합니다. 10여년 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림책이 많습니다. 대부분 번역그림책들이지만 새롭고 좋은 그림책도 많습니다.
‘창작그림책’이라는 불모지에 발을 내딛고 개척해 온 그림책 작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계에서 스크린 쿼터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지키고자 한 것처럼 번역그림책의 범람으로 부터 창작그림책을 지키고 키워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문화인프라는 흉내내거나 빌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동안 쌓이고 녹아들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십권의 번역그림책보다는 우수한 창작그림책 한 권이 소중하고 눈물겹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경기일보와 경기문화재단이 창작그림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건 그 자체로 대단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많은 그림책 작가들 중 권윤덕, 김재홍, 김혜환, 양상용, 이억배, 정유정 등 6명의 그림책작가의 그림전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들은 모두 1986년부터 1999년까지 안양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운동 차원에서 함께 교류해온 작가들입니다. …중략…
이처럼 특정지역, 특정시간대에 그림책작가가 다수 배출되는 예는 드문 경우입니다. 그 기저에는 생활과 삶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문화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그림책 원화전 ‘그림책에서 소리난다’를 통해 창작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창작그림책 분야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 하는 많은 작가들에게 자양분이 되고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상은 올해 1월3일~30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아트센터에서 개최됐던 ‘그림책에서 소리난다展’의 서문격으로 쓴 필자의 글입니다.
2004년이 거의 꼬리를 감추는 시점에 새해벽두에 쓰여진 글을 다시 들춰내 읽어 보며 감회에 젖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5일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에스파스 앙팡 재단’에서 2년마다 전세계 어린이대상 책들 중 단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는데, 그 주인공으로 위에 거론한 작가중 한사람인 김재홍화백이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여름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인 정지현이 ‘안양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안양시장과 동석해 카퍼레이드한 것을 기억합니다. 저는 황무지같은 그림책분야에서 세계적인 상을 받은 김재홍 또한 그만큼이나 값진 안양의 자랑이며 보배라 자부합니다. 한국의 문화척도를 드높인 이 수상 소식이 묻혀지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저물어 가는 2004년 말미에 ‘안양문화재단설립’에 대한 논의가 갑론을박(甲論乙駁)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토론회의 내용들을 접하며 두가지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첫째는 진정한 논의나 쟁점을 담아내는 그릇도 없이 탁상공론으로 흘러 버릴것 같은 우려가 있습니다.
둘째로 진정 논의의 중심은 지역문화예술인나 각계 인사뿐 아니라 범시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민대토론회도 하고 의견을 집약시켜 시민 스스로 선택하는 진정 차별적인 안양만의 문화재단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위스의 발레라는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에스파스 앙팡 재단’처럼 우리도 앙팡진 재단하나 만들어 봅시다.
시 행정 절차에 들러리서는 형식적 토론회는 그만하고 새해에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문화재단을 위한 문화대토론회 한번 해 보자구요. 1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리면 어떻습니까? 새해에 복 많이 쟁취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꾸벅!
‘창작그림책’이라는 불모지에 발을 내딛고 개척해 온 그림책 작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계에서 스크린 쿼터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지키고자 한 것처럼 번역그림책의 범람으로 부터 창작그림책을 지키고 키워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문화인프라는 흉내내거나 빌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동안 쌓이고 녹아들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십권의 번역그림책보다는 우수한 창작그림책 한 권이 소중하고 눈물겹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경기일보와 경기문화재단이 창작그림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건 그 자체로 대단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많은 그림책 작가들 중 권윤덕, 김재홍, 김혜환, 양상용, 이억배, 정유정 등 6명의 그림책작가의 그림전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들은 모두 1986년부터 1999년까지 안양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운동 차원에서 함께 교류해온 작가들입니다. …중략…
이처럼 특정지역, 특정시간대에 그림책작가가 다수 배출되는 예는 드문 경우입니다. 그 기저에는 생활과 삶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문화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그림책 원화전 ‘그림책에서 소리난다’를 통해 창작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창작그림책 분야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 하는 많은 작가들에게 자양분이 되고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상은 올해 1월3일~30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아트센터에서 개최됐던 ‘그림책에서 소리난다展’의 서문격으로 쓴 필자의 글입니다.
2004년이 거의 꼬리를 감추는 시점에 새해벽두에 쓰여진 글을 다시 들춰내 읽어 보며 감회에 젖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5일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에스파스 앙팡 재단’에서 2년마다 전세계 어린이대상 책들 중 단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는데, 그 주인공으로 위에 거론한 작가중 한사람인 김재홍화백이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여름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인 정지현이 ‘안양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안양시장과 동석해 카퍼레이드한 것을 기억합니다. 저는 황무지같은 그림책분야에서 세계적인 상을 받은 김재홍 또한 그만큼이나 값진 안양의 자랑이며 보배라 자부합니다. 한국의 문화척도를 드높인 이 수상 소식이 묻혀지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저물어 가는 2004년 말미에 ‘안양문화재단설립’에 대한 논의가 갑론을박(甲論乙駁)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토론회의 내용들을 접하며 두가지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첫째는 진정한 논의나 쟁점을 담아내는 그릇도 없이 탁상공론으로 흘러 버릴것 같은 우려가 있습니다.
둘째로 진정 논의의 중심은 지역문화예술인나 각계 인사뿐 아니라 범시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민대토론회도 하고 의견을 집약시켜 시민 스스로 선택하는 진정 차별적인 안양만의 문화재단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위스의 발레라는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에스파스 앙팡 재단’처럼 우리도 앙팡진 재단하나 만들어 봅시다.
시 행정 절차에 들러리서는 형식적 토론회는 그만하고 새해에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문화재단을 위한 문화대토론회 한번 해 보자구요. 1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리면 어떻습니까? 새해에 복 많이 쟁취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꾸벅!
2004-12-24 1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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