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이종만]‘안양천 물고기’ 인체에 해롭다

안양똑딱이 2016. 6. 21. 16:47
[이종만]‘안양천 물고기’ 인체에 해롭다

[2004/12/10]경기환경운동연합 대표
20여년동안 죽어있던 안양천에 물고기가 살아난 것은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시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안양시의 끈질기고 치밀한 노력 덕뿐이었다. 오죽하면 지난 11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며 생태계 학자인 영국인 제인 구달(Jane Goodall) 여사를 모셔와 자랑했을까. 그녀는 안양천을 자세히 살피며 몇 번씩 감탄해 마지않았다.

버들치, 피라미, 누치, 붕어… 또 참게까지, 천변에는 왜가리가 드문드문 눈에 띤다. 지난해 겨울에는 안양시와 광명시 경계지역 안양천에 여러 종류의 겨울철새들이 몰려와 있는 것을 환경회원들과 함께 관찰하기도 했다.

2003년 9월~11월 동안 서울환경연합에서는 서울도심 및 근교의 중랑천, 안양천 및 탄천과 경안천이 합류하는 팔당호의 어류를 채집, 육질, 아가미, 간 부위의 중금속 축적정도를 분석한 바 있다. 주로 잉어, 붕어, 누치 등이었다. 발암물질인 납이 안양천 누치에서 8ppm, 중랑천 붕어에서 4ppm 검출됐다. 식용가능 허용치가 2ppm이니까 4배 내지 2배가 넘는 양인 것이다. 납은 또한 뇌와 신장의 손상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중금속이다.

카드뮴의 경우를 보자. 네덜란드 기준으로 안양천과 중랑천의 누치 및 붕어에서 각각 4배 이상 검출됐다. 카드뮴은 50년대부터 일본에서 ‘이따이 이따이’ 병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무서운 중금속이다. 어른들에게 골다공증을 일으켜 몸을 망가트리고 어린이에게 기형적인 뼈를 갖게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일찍부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다. 어류의 중금속 오염도가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97년 중랑천의 잉어에서 납이 0.304ppm이었는데, 98년에는 0.821ppm으로 증가했다. 또 2000년 중랑천의 붕어는 크롬이 0.28ppm, 납은 0.502ppm이었다. 그런데 2003년 조사에는 크롬이 2.068ppm(7.3배), 납은 4.432ppm(8.8배)으로 중금속 오염의 급격한 증가를 보여줬다.

그동안 시민과 지방자치의 노력으로 하천의 수질이 상당히 개선돼 중랑천(서울 면목동)은 BOD 7ppm, 안양천(금천구 시흥동) 6.5ppm, 안양천(삼성동) 3.5ppm 등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류의 중금속 증가의 원인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오염원, 즉 점 오염은 감소한 게 사실이지만, 보이지 않으면서도 치명적인 오염원인 비점 오염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변도시 전체의 오염원을 말한다. 도심하천은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비점 오염원 측정을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지난해 7월 안양천에서 초기 우수의 수질을 측정해 보았다. 그런데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 기준의 6배가 넘는 BOD 133.6ppm이 나왔다. 생물독성실험을 위해 물벼룩을 투입했더니 1~2시간 만에 100%가 폐사했다. 초기 우수에는 대기와 지표면의 각종 오염물질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랑천의 경우 양쪽으로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이 지나가면서 오염물질을 발생시키고, 6개의 수중보가 오염물질을 쌓아두고 있다. 또 수중보 부근에서는 주말과 휴일에 수천명의 낚시꾼들이 몰려와 떡밥과 납추에 의한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양천 역시 양편의 차량 도로와 10여 곳의 주차장으로부터 오염물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서울 또한 1천여만 시민이 사용하고 버리는 각종 폐기물과 화학물질, 850만여대의 차량이 내뿜는 대기오염 물질 등으로 도심하천 어류의 중금속 오염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금속 오염이 무섭다는 것은 물에서 보다는 물고기에서, 또 물고기에서 보다는 사람에게 수만배씩 높은 오염도로 나타난다는 것이고, 한번 섭취하면 배설되지 않고 몸속에 축적되며 심지어 후손에게까지 계속 오염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04-12-10 17: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