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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안양시내 경양식집 이야기(2020.05.06)

안양똑딱이 2020. 5. 6. 17:58


안양 시내의 수많았던 음악 다방...

음악 다방과 함께 젊은이들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 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경양식 집 이라고 불리웠던 RESTAURANT 입니다.


 

오늘은 RESTAURANT 이야기 입니다.

아... RESTAURANT 이라는 표현 보다는 

경양식 집 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 할 듯 합니다.

왜냐하면...

30년 전 에는 경양식 집 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썼기 때문 입니다.


 


30년전의 이야기 입니다.

아직도 먹거리가 귀하던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삼시 세끼 밥만 먹어도 다행 이었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輕 洋 食 ...


경양식 이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 방법 입니다.

말 그대로 가볍게 먹을수 있는 서양식 음식을 말합니다.

그러나 표현 처럼 경양식은 이래 저래 가볍게 

먹을수 만 은 없는 고급 음식 중에 하나 였습니다.

  


돈가스... PORK CUTLET...

돼지 고기를 재료로 사용한 

경양식 집의 대표적인 MENU 였습니다.

지금이야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저 그런 음식 이지만 예전 에는 누구나,

아무때나 먹을수 있는 그런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왜냐?

당시 120원 하던 커피 값의 20여배가 되는 돈가스의 가격은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 들 에게는 그림의 떡이 었기 때문 입니다.



칼질 하러 간다...

이 의미는 경양식 집에 식사를 하러 간다는 표현 입니다.

누군가가 거들먹 거리며 으시대고 경양식 집 에 간다고 하면 

그 친구는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동시에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돈가스는 우리 세대 들 이라면 그 당시 

처음 으로 맛 보았던 음식 중 하나 입니다.

아마 어떤 친구 들은 주 MENU 가 나오기 전의 SOUP 만 먹고는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경양식 집을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뭐 이따위 음식이 다있어?"

"내가 다시는 오나 봐라!!"^^



그래도... 

경양식 집 은 가면 무언가 특별한 느낌이 있었기에

또 다시 찾게 되는 그런 곳 이었습니다.

경양식 집의 분위기는 음악 다방 과는 사뭇 다릅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일단 조용한 분위기에 정숙 해집니다.

음악 다방 같이 시끄럽지도 않고 

음악 또한 분위기 있는 MOOD MUSIC 입니다.

매장 가득히 풍기는 음식 냄새 또한 

찌든 담배 냄새가 풍기는 

음악 다방 과는 비교가 안되며 

기름지고 향긋한 음식 냄새는

식욕을 돋구며 우리의 코를 자극 하기도 합니다.

된장 찌개, 김치 찌개 냄새에 길들여진 

우리의 허기진 배가 호사를 누릴 순간 입니다.



경양식 집 에 가면 변하는 것 이 있습니다.

숟가락은 SPOON 이 되고

삼지창 처럼 생긴 꼬챙이는 FORK 가 되고

칼은 KNIFE 가 되고...

밥은 RICE 가 되고

접시는 DISH 가 되고

휴지는 NEPKIN 이 됩니다.

그리고 종업원 남자 에게는 아저씨 라는 호칭을 쓰면 안됩니다.

웨이러... WAITER... 가 제대로 된 호칭 입니다.

이 정도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 다면 촌스럽다고 했던 시절 이지요...

  

나무 젖가락 으로 먹는 짜장면 과는 

비교가 안되는 호사를 누릴수 있는 곳 이

바로 경양식 집 이었습니다.

 


그 당시 경양식 집 들은 좌석 마다 모두 

칸막이 시설을 하였는데 청춘 남녀가 DATE 하기에는

최고의 장소가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문 까지 달아놓은 은밀 하고 으슥한 곳 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동네 분식집 에서도 흔하게 먹을수 있는 돈가스...

호프 집 에서도 술안주로 먹을수 있는 돈가스...

집에서도 간단히 조리 해서 먹을수 있는 돈가스...

짜장면 처럼 흔해지고 아무나 먹을수 있는 돈가스...

격세지감 이라는 표현이 돈가스 에게도 적용이 된 세상 입니다.



안양 1번가 에는 유명한 경양식 집 이 하나 있었습니다.

들판 이라고 하는 업소 였는데

우리 세대 라면 누구나 한 두번은 찾아 갔었던 곳 입니다.

아마 내가 아는 친구들 중 에는 이 곳 에서

첫 KISS 를 시도 했거나 당했던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1970년대 말 부터 영업을 해왔던 곳 인데

5, 6년전 결국은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수많은 먹거리가 생겨 나면서

경양식 집도 사양길로 접어 들더니 이제는...

안양 1번가 에서 예전 같은 경양식 집 은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PIZZA, HAMBERGER, SPAGHETTI 등 색다른

외식 사업에 밀려 났기 때문 입니다.



지금은 더이상 경양식 집 이라는 

표현을 쓰는 촌스러운 사람은 없습니다.

그 예전 그 분위기의 경양식 집도 이제는 없습니다.

이제는 대중화 되어진 OUTBACK STYLE 의

RESTAURANT 이 성업 중 인데

탁 트인 공간과 자유로워진 분위기는  

예전의 경양식 집 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 입니다.

우리 세대가 찾기 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곳 이지요...

30년 전의 다방과 경양식 집의 추억...

절대로 잊을수 없는 우리들 젊은 시절 초상의 한 부분 입니다.


  

편집자주: 글쓴이는 안양시내에 있던 다방. 경양식집의 역사를 꿰뚫고 있는 안양초등학교 41회 졸업생 김종우씨다. 그는 안양시내 음악다방에서 직접 DJ로 일했으며 안양 다방의 역사를 꿰뚫고 있는데 그가모은 300여개의 안야시내 다방, 음식점, 술집 성냥갑에는 1970-80년 안양에서 살았던 이들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안양 남부시장 육덕찌개 2층에 자리한 그의 아지트 자그마한 공간에는 중학교 시절부터 모았다는 수천장의 클래식.팝 LP판을 비롯 앰프와 스피카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