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쌍개울엔 걷고 싶은 하천 100선(2006. 5. 15),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2009. 2. 5) 등 2개의 표지석이 과거에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을 복원한 하천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안양천은 친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한지 25년이 흘렀고, 현재는 버들치와 은어와, 참갈겨니 서식, 수달까지 발견되고 또한 멸종위기 야생조류인 흰목물떼새, 물총새 등이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종이 현성되어 사람과 생물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적인 하천으로 변모해 왔다.
지난 7월 11일 오후 안양시청에서 열린 안양천 지방정원 조성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께서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정원이라고 하면 수목이 있고 수풀이 우거져야 하는데 이건 정원 계획이 아닙니다. 꽃밭이 무슨 정원입니까? 이 사업은 국가정원이 아니라 일회성 꽃밭 보여주기 사업입니다.”
“여기 매년 범람해요. 8월이면 천변 다 뒤집어 집니다. 그러면 또 꽃밭 만든다고 모종 심고. 매년 돈 갖다 버리겠다는 거잖아요.”
중년 남성이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12살때 석수2동에 이사와서 38년째 살고 있어요. 저 어릴 때는 백로가 밭이었습니다. 걔들 다 사라졌다가 이제 겨우 한 두 마리 돌아오고 있어요. 근데 여기 꽃밭 만든다고 파제끼면요? 있는 거나 잘 관리하지 이걸 왜 다 까발르려고 그래요? 100억 짜리 사업을 한다면서 이게 뭐에요 사진 몇 장 얹어놓고?”
“예쁜 정원 꽃 피면 좋겠지만 지금 안양천 나가보세요? 타 죽습니다. 누가 꽃 본다고 돌아다녀요? 안양천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이 돌아오고 있다고 환경단체가 발표하고 있는데, 이걸 고려하고 계획을 하셨는지 궁금하고. 유지 보수 예산이 없으면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합니다. 정원사업 유행한다고 안양시도 따라하려는 것 같은데 안양천은 생태 하천으로 잘 복원하는 게 방향입니다.“
기후위기는 현실이 되었고, 이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와 탄소제로 추구하는 시점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를 쉽게 없애고는 100억짜리 꽃밭을 만든다니 이래서 기후 악당소리를 듣는가 보다.
안양천에 꽃밭(지방정원)을 만드는 사업은 중단하거나 방향을 재검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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