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최병렬]우리나라 단 하나뿐 안양 '마애종(磨崖鐘)' 보물 지정해야

안양똑딱이 2025. 4. 7. 22:25

 

바위에 새긴 마애불((磨崖佛)은 들어봤어도 '마애종(磨崖鐘)'이란 말은 처음 듣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는 우리나라 문화재 가운데 유일하게 바위에 새긴 종()이 있는 데 그것이 '마애종(磨崖鐘)'으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2호이다.

 

현재의 안양시 석수동 안양박물관과 김중업건축박물관 자리 주변 일대는 고려시대 중초사라는 절이 있었으며 통일신라시대때 안양사가 있었다. 두절의 폐사되는 과정은 기록으로 남은것이 없지만, 현재 마애종이 있는 자리는 과거 중초사의 경내로 추정된다.

 

이 종의 형상은 역사적으로 한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양식의 종모양으로 이를 바위 절벽에 그대로 새겨놓았는데 '조선종'의 양식을 온전하게 갖춘 동종의 모습과 이 종을 치고 있는 불승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바위에 이러한 동종의 모습이 새겨진 것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전해지는데, 이러한 희귀성이 고려된다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승격해야 하지않을까 싶다.

 

이 마애종은 1916년에 조선총독부가 조사하고 제정한 '고적급유물보존규칙'에 따른 '고적급유물등록대장'"등록번호 제8호 중초사지마애종"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1934년에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에 따라 처음으로 보물지정이 이뤄질 당시에 중초사 당간지주나 삼층석탑처럼 '보물'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다소 의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시확장 과정에서 관악산 남쪽 기슭인 이곳까지 개발되면서 일제강점기 절이 있던 자리에 포도밭이 있다가 1950년대 제약회사인 유유산산업 들어선다. 주변 일대는 시민공원 안양유원지(안양예술공원)와 주택들이 들어서고 절의 전각들이 들어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종' 앞에는 안양시 공영주차장이 되어 버려 이제는 절이 있던 옛 자취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안양 석수동 마애종 바로 앞쪽에는 커다란 공중화장실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안양시와 현장을 방문해 안양사, 마애종, 안양에술공원 등 문화 관련 토론, 회의 자리에 참석했던 대다수 전문가들이 마애종앞 화장실을 철거 또는 이전해야 함을 지적했지만 역대 시장 누구 하나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가 없었다. 마치 안양시의 문화예술 현주소를 말해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