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 552

[임희택]중2때 소풍가던날 안양영화예술학교로 일탈(2022.06.09)

구녕 2 중2때, 안양유원지로 소풍을 가는 날. 삼원극장 앞에서 모여 출발을 기다리며 난생 처음 야구르트를 맛봤다. 그렇게 달고 맛난 것을 일찌기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입안에 달콤함을 느끼며 안양유원지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귀가를 하려는데 친구 몇이서 안양예고로 임예진 보러 가쟨다. 사실 그 무렵 나는 임예진이 누군지도 잘 몰랐고 그녀가 예쁜지도 잘 몰랐었지만 그냥 영화배우 만나러 간다니까 흥분해서 따라갔을 뿐이었다. 그 때 함께 간 친구들 이름조차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임예진 여배우만 염두에 두고 갔었다. 지금 안양예고는 안양3동 산비탈에 있지만 그 때는 석수동 지금 현대아파트 자리 인근에 있었다. 학교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내가 생각하던 학교도 임예진도 영화배우도 없었다. 다만 공장처럼 허..

[임희택]어릴적 열쇠를 찾아낸 행운과 네잎크로버(2023.04.24)

어농성지에서 행운의 네잎 크로버를... 두개를 따서 하나는 Cu.부단장에게. 하나는 여기. 찾으려 들면 영 안비는데 우연히 발 밑에 있곤 한다. 사진 찍힐라고 서다가 어, 하고 발견... 초4.5학년 무렵. 박달동 코카콜라 입구부근에 있던 이층집이 내 큰댁이었는데 하루는 제사를 지내고 어른들은 남고 아이들은 범고개 우리집으로 한밤중에 이동했다. 집에 가서 보니 열쇠를 받아 들고 온 사촌 누나가 그걸 잃어 버렸다. 외투 주머니에 넣고는 풀썩거리다가 어디선가 빠뜨린거였다. 얼마전 도둑놈이 미닫이문을 비틀고 들어오려다가 우리 메리한테 걸려 달아난 기억이 있어서 우리도 문을 비틀고 들어가서 일단 잤다. 다음날 아침 먼지나는 행길에 사촌들과 횡으로 나란히 서서 그 잃은 열쇠를 찾으며 가자 했는데 거의 다 목적지에..

[임희택]어릴적 밀린 방학숙제 몰아치기(2023.01.28)

어린 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 저학년 때... 방학이 시작되면 외가댁으로 보내졌다. 외사촌형들이 귀여워해서 새도 잡아 구어 주기도 하고 나이 차이가 적은 이종사촌과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기도 했고 동네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쏘다니며 노는 것도 즐거웠다. 큰댁 작은댁은 제법 잘 살아도 우리는 늘 쪼들렸고 외가와 이모님댁도 제법 잘살았지만 우리집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범고개나 가학리 쪽에 사는 친구들도 다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방학만 되면 나는 외가로 이모님댁으로 보내졌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방관하는 시멘트 일을 하셨다. 하여간 즐겁게 놀다 보면 한두달이 훌쩍 지나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날 데리러 목천 외가로 오셔서 함께 기차를 타고 돌아 왔다. 철컹..

[임희택]어릴적 밀린 방학숙제 몰아치기(2023.01.28)

어린 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 저학년 때... 방학이 시작되면 외가댁으로 보내졌다. 외사촌형들이 귀여워해서 새도 잡아 구어 주기도 하고 나이 차이가 적은 이종사촌과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기도 했고 동네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쏘다니며 노는 것도 즐거웠다. 큰댁 작은댁은 제법 잘 살아도 우리는 늘 쪼들렸고 외가와 이모님댁도 제법 잘살았지만 우리집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범고개나 가학리 쪽에 사는 친구들도 다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방학만 되면 나는 외가로 이모님댁으로 보내졌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방관하는 시멘트 일을 하셨다. 하여간 즐겁게 놀다 보면 한두달이 훌쩍 지나갔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날 데리러 목천 외가로 오셔서 함께 기차를 타고 돌아 왔다. 철컹..

[임희택]초등학교 시절 학교앞 군부대와 사격장(2022.05.19)

안서초등학교와 군부대 사격장 학교 앞에 군부대가 들어섰다. 선생님 몇 분과 나 그리고 미경이던가 하여간 두엇이 학생대표로 군부대를 방문하였다. 학교 앞에 웬 군부대냐 하고 따지러 간 것이 아니라 그냥 구경이었다. 요즘 같으면 학부모들이 다 들고 일어날 일이지만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군인아저씨들은 부대 입구 조금 더 들어간 곳에 넓은 상을 차려 놓고 그 위에 칼이며 총기 그리고 수류탄 등을 올려 놓고 구경을 시켜주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그게 사학년이던가 오학년 무렵이었는데 그 중 관심있던 권총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만져 봤다. 꼬마에게는 제법 무거웠다. 이제 학교에서 육골로 들어가는 길이 막힐 거라고 했다. 하지만 윗동네 아이들과 친목동 아이들은 범고개 윗동네를..

[임희택]어릴적 천봉이와 첫 담배 흡연(2022.05.14)

그의 집 마루에 걸터 앉아 내다 보니 바로 앞은 이제 막 벼꽃이 피는 푸른 논이 펼쳐져 있고 그 논 너머로 물왕골 군자 가는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가 하얗게 가로로 놓였다. 제법 더운 날씨일텐데 그의 집 마루는 집 뒤 언덕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으로 시원하였다. "할머닌 어디 가셨는데?" "응. 장에." "시장?" "응." "야. 담배 펴볼래?" "......." "우리 할머니 담배야." 그가 마루 끝 한 쪽에 놓인 곰방대에 봉초를 채우며 씩 웃었다. 그러고는 제법 익숙하게 불을 붙이고는 쭉쭉 소리를 내며 빨더니 훅하고 흰 연기를 내뿜었다. 집에 들어설 때부터 나던 외할아버지 방에서 맡던 쌉싸한 냄새가 바로 담배연기에 찌든 냄새였다. "콜록콜록" 천봉이 내뿜은 연기를 맡고 기침을 하자 그가 댓돌에 툭툭 털..

[임희택]안양동중 통학시절 안양역 마당의 약장수(2020.02.10)

나 중학생 때 인덕원에서 버스를 타고 안양역에서 내려 다시 범고개 지나는 버스를 기다리려면 가끔 보던 풍경. 바람이라도 불면 흙먼지 뽀얗게 흩날리던 안양 역마당에서 빙 둘러 앉아 약장사 구경하던 사람들 틈의 꼬맹이에게 억지로 회충약 먹이고 앉아 있으라하고 잠시 북치고 장구치며 아코디언 연주하는 원맨쑈를 한다음에 애시키 바지 벗겨서 신문지로 한웅큼씩 잡아 뽑곤 하던 그 기생충.... 으~ 기생충을 제목으로 한 영화가 서구에서 꽤 큰 상들을 받았단다. 네 개나.. 반가운 소식이나 사람이 기생충 취급받는 것은 아니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속히 없어지면 더 좋겠다. 글쓴이 임희택(맑은한울)님은 안양시 박달동 범고개에서 태어난 1963년생 안양토박이로 안서초, 안양동중(신성중), 신성고, 한양대(경영학과)를 졸업..

[임희택]어릴적 추억과기억속의 화수분 논(2023.04.21)

범고개에서 친목동으로 넘어가는 곳에 정수장이 생겼고 그 아래로 안산가는 고속도로 고가다리 밑에 나 국민학교 1학년 무렵에 살던 집이 있었는데 그게 아직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좁은 마당 끝에는 무궁화나무가 서너 그루 있었고 그 너머로는 거머리가 득실거리는 논이었다. 일명 미나리꽝. 엎드려 팔 하나를 넣으면 거머리 한두마리가 득달같이 달라붙는데 살을 뚫기 전에 잽싸게 뜯어내어 손바닥에 때굴때굴 굴리면서 뒷집 미숙이한테 '야, 니네 집에 그거 핸들 좀 가져와.' 하면 미숙이는 부리나케 달려가서 여자들 아이샤도 바르는 솔 손잡이를 몇개 가져왔다. 이쑤시개보다는 약간 큰 그 프라스틱을 거머리 똥구녕부터 밀어 넣으면 거꾸로 홀랑 뒤집어 지는데 그걸 무궁화 나무 옆에 세워놓아 말리곤 하였다. 우리집에서 안동네..

[임희택]안양 박달리 범고개에서 인덕원 안양동중 등하교(2022.06.09)

구녕 1 범고개 촌에서 국민학교를 마치고 뺑뺑이를 돌려서 중학교엘 가는데 연분홍 구슬. 인덕원에 있는 안양동중(현 신성중)으로 떨어졌다. 앞에는 조수가 떠밀고 뒤에는 차장이 떠밀어 올리는 버얼건 소신여객 시외버스를 공장 다니는 동네 누나들 틈에서 헉헉대며 타고 안양역 시외버스 터미날까지 나와서 과천가는 11번이나 청계가는 12번 버스를 타고 다시 한 번 더 시달리며 등교를 했었다. 하교길은 역순이긴 하지만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모래먼지 날리는 안양역 앞에서 가끔 약장사가 애들은 가라 하며 효과를 모를 약을 팔던가 혹은 앉아서 구경하는 꼬맹이 불러 세우고 회충약을 먹인 뒤 한바탕 혼자서 아코디안 불며 북치고 장구치다가 꼬맹이 엉덩이를 까고 회충을 한웅큼 잡아내는 걸 보는 일도 재미가 있었고 본백화점 자리..

[임희택]안양 박달리 범고개 주변 옛지명들(2018.09.29)

박달리 범고개. 나 살던 곳. 더 정확히 범고개 주막거리. 논 위로 윗동네. 아래로 아랫동네. 군사격장 가는데 육골. 논 가운데 뉘집 산소 있는 솔밭자리. 큰댁 살던 벌. 큰댁네 집은 이층집. 버스정류장도 그래서 이층집. 고개 위에 더푼물. 벌 밑으로는 솜공장. 쌍7년 수해 때 아까운 젊은 목숨 앗아간 솜공장. 솔밭자리 지나서 돌간산은 학림산. 일직리 저수지 맞은 편에 재경리. 참 그립고 정답던 이름들인데... 글쓴이 임희택(맑은한울)님은 안양시 박달동 범고개에서 태어난 1963년생 안양토박이로 안서초, 안양동중(신성중), 신성고, 한양대(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대표 등 시민운동가로 활동하고 맑은한울 별칭의 논객으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며 사회복지사로, 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