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개 주막거리 문산옥 건너편에는 "부로꾸"공장이 있었다. 더푼물 고개 아래로부터 주욱 이어지는 계단식 논 제일 아랫 부분에 자리를 잡은건데 시기적으로 새마을운동이 한창인 때이고 보면 적절한 사업 선택이었던 것 같다.다만 사업에 대한 의지보다 사람 좋다는 주위 평판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며 납품하고 돈 못받고 흥미를 잃고 작업을 소홀히 하고 돈 못벌고 .... 반복하면서 같은 업종 경쟁자들이 나름 자본을 축적할 때 술로 허송세월을 하신 것이 부끄러워 술을 더 마셔댔던 분이 나의 아버지시다.그시절 사실 돈이 있어도 시골에서는 그리 먹을 게 흔하지 않았는데 이런 장마철이면 나름 남의 살을 먹을 만한 기회가 오곤 하였다.비가 논을 거치고 거쳐서 도살장 아래 개울로 흘러 가고 그게 조금 더 많이 내리면 공장 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