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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1960년대 안양읍 시절 사용하던 완용펌프

안양똑딱이 2024. 6. 29. 17:36

2024.06.16/ #아카이브 #소방#문화재 #완용펌프/ 안양소방서 1층에보관.전시되어 있는 완용펌프.
완용펌프는 수레에 싣고 인력으로 이동해 수동으로 소화수를 뿌리는 장비로 우리나라 소방기구 역사 초기 상황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17세기 유럽에서 발명됐으며 조선 경종 3년인 1723년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다. 이후 20세기 초 소방차가 보급되기 전까지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됐으며 우리나라는 경제 사정으로 전국적인 소방차 보급이 늦었기 때문에 1960년대 초까지 사용했었다.
완용펌프의 완은 ‘팔 완’자로 순수하게 팔의 힘만으로 작동하는 수동식 펌프를 말한다. 사진속 완용펌프는 1962년까지 안양지역(엣 시흥군 안양읍) 화재 현장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이 예고된후 추진되어 오다가 더 오래된 것이 발견돼 중단됐다고 한다.
이 완용펌프는 1970-1990년대 옛 안양 소방서(현 안양6동 119안양소방센터) 2층 홀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후 평촌에 신청사가 신축된 이후 옮겨져 1998년 6월 1일부터 안양소방서 1층에 전시돼 있으며 안양소방서에서 관리하고 있다.
안양소방서에 있는 완용펌프는 국내 기업이 생산한 국산 소방장비로 수레에 싣고 이동하는 소방 장비이다. 소방자동차와 분말소화기 같은 화재 진압기구가 보급되기 이전에 전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된 유용한 소방기구로서, 우리나라의 소방 기구 역사의 초기 상황을 보여주는 역사적 유물이다.

 

17세기 서양에서 발명된 완용펌프는 1723년(경종 3년)에 수총기(水銃器)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돼 영조 1년인 1725년에 국산화됐다. 이후 보급이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1876년 개항 이후 부산, 인천 등 개항장을 중심으로 민간인 소방조가 조직되면서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거나 국내의 일본인 회사에서 생산해 전국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1954년부터는 소방차를 대신해 내무부의 인증을 받아 국산 완용펌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62년 5월 모내기 철에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들었는데 물을 푸기 위해 내무부가 전국에 완용펌프 동원령을 내렸을 때 동원된 완용펌프는 947대로 기록돼 있다. 전국 방방곡곡 어디나 있던 주력 소방 장비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전국 소방서에 약 100여 대 이상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완용펌프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부터이지만 당시에는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이거나 일본의 한국 현지법인이 생산한 것이 전부였다.
한국전쟁 이후 열악한 소방력을 보강하기 위해 1954년에 서울에 소재한 전문업체인 한국방호기재공업주식회사가 국산 완용펌프를 생산해 당시 내무부 소방국으로부터 인증을 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한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23년 6월 113년 전인 1910년에 제작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재 완용펌프를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발굴된 완용펌프는 1910년 4월에 독도소방조(纛島消防組. 현재 뚝섬)가 처음 도입한 것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목재 완용펌프다. 제작회사와 도입 연도, 도입한 소방대 명 등을 알 수 있어 소방 역사는 물론 문화재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다.


이후 경기도 양주군 와부소방조가 물려받아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수십 년간 사용하다가 퇴역하면서 창고에 보관했다.


이 유물이 세상 밖으로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2013년 와부의용소방대가 청사에 작은 소방 역사 유물전시관을 마련해 전시했지만, 청사 공간 부족으로 전시관이 문을 닫으면서 다시 와부의용소방대로 돌아왔다.


의용소방대에서도 찬밥 신세로 자칫 사라질 수도 있었던 와부펌프는 소중한 소방 유물이라고 생각한 류지환 의용소방대 총무부장이 자신의 창고에 보관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경기 소방 유물 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최근 개인 인터넷 블로그에서 사진을 한 장 발견하고 이를 수소문한 끝에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완용펌프를 찾아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