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삽질 잘하면 먹고 살았다 (삽질) 한참 동네가 새마을로 변신을 하던 그 무렵. 우리 동네는 삽 하나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른 새벽 장화를 준비하고 장갑을 끼고 신작로에 오르면 큰 트럭 한 대가 기다린다. 그 중에는 지난해까지 마부였던 사람도 번데기를 파는 아저씨도 벌터에서 소작을 했다는 사람도 끼어 있다. 웬만해선 그 무리에 끼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돈벌이가 괜찮은 만큼 서열도 있고 끼려는 사람들도 줄을 대야 했다. 우리 동네에 그런 사람이 많았던 것은 그나마 줄을 잘 선 덕분인지도 모른다. 목수나 미장이가 떼거지로 산 동네였으니 굴비 엮듯 꼬인 트럭 한차였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그들이 하는 일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야말로 삽질에 도가 튼 사람들이다. 시멘트 포대를 한 손에 딱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