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60년대 안양에서는 이런 놀이를 했다 ( 노는 것이라면 ) 아이들은 놀기 위해 태어난다. 해 저무는 쯤은 걱정도 아니다. 배고픈 것도 일도 아니다. 댓 끼는 건너 띄어도 그냥 참을 만하다. 그 무엇이든 노는 것에 앞서가랴. 놀기는 그래도 긴 방학이 낀 겨울철이 제일이다. 그 쯤 시간은 노는 편이니까. 긴 겨울 철 아랫목을 차지한 누구는 토끼털 귀마개에 벙어리장갑에 한 겨울밤을 맴돌던 메밀묵, 찹쌀떡을 연상할 것이지만 성산한 아이들은 바람결이 서늘할 그 무렵부터서 손이 쩍쩍 갈라져도 늘 행선지는 골목길이었다. 고추밭이 텅텅 비면 휑하니 북풍은 분다. 그쯤엔 연을 푼다. 곳은 미루나무도 비켜서 저 멀리 벌 터 동네 까지 하늘이 신작로처럼 확 뚫려 있다. 가오리연은 만들기도 쉽다. 밀가루포대나 지나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