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박찬응]예술산책…에이팝(APAP) 디벼보기①

안양똑딱이 2016. 6. 30. 15:10
[박찬응]예술산책…에이팝(APAP) 디벼보기①

[2005/11/15]스톤앤워터 관장

예술산책…에이팝(APAP) 디벼보기①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가 개막됐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행사다. 개막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예술가 한분이 “왜 나는 이 행사에 작가로 초대하지 않았느냐?”는 다소 엉뚱하고 생뚱맞은 질문을 한다. 생활 속의 예술과 공공예술을 주창하며 안양천프로젝트와 석수시장프로젝트를 운영해온 터라 작가가 잠시 착각 혹은 혼동했을 터다.

관주도로 이루어지는 이번 행사에 지역적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도 그런 사람 중 한사람이다. 그러나 이제 에이팝(A-PAP)을 바라봐 주는 건 우리의 몫이며 의무이자 권리로 남아있다. 기대반 실망반 하던 눈초리를 거두고 이제 안양시민의 한사람으로 혹은 당당한 관객의 한사람으로 비평을 위한 산책길에 나서고자 한다.

수백억이 투여된 기반공사에 수십억의 예술프로젝트가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면밀히 시시콜콜 따져 볼일이다.

에이팝 초입(유원지 주차장부지)에 거대하게 혹은 전투적인 자세로 정보센터(전망대)가 버티고 있다. 공공미술의 랜드마트 구실을 할 작품치고 조금은 삭막하다. 페트리어트 미사일이 연상돼서 유쾌하지는 않았다. 영구보존될 정보센터라는데 관심있게 계단을 오르는데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는지 작업자들이 분주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보를 바라보라는 의미일까? 층층이 칸칸이 정보를 알리는 어떤 것도 없었다. 막바지에 이르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가파른 계단앞에서 망설이고 있다. 멀리서 온 일행이 있는 지라 지체할 수 없어서 그냥 내려왔다. 성대한 개막식을 뒤로 하고 오밀조밀 놓인 작품들 사이를 산책하는데 족히 한시간반이 걸렸다. 입이 텁텁해서 초입가게에서 막걸리를 마시려는데 우연히 전망대(정보센터) 꼭대기까지 오른 동네주민을 만났다. 감상평을 듣고자 했더니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인즉 이렇다, “도대체 사람을 무시해도 분수가 있지 어른도 오르지도 못할 계단을 만들어 놓고 ‘어린이조심’이라고 써놓으면 다냐?”고 투덜댔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그럴만도 했다. 계단의 각도가 가파른데 우격다짐으로 계단을 만들어서 정강이뼈가 닿을 정도니 말이다. 가파른 각도에 철망계단이 눈을 피곤하게 하는건 그렇다 치고 ‘어른은 조심하세요’라는 정보라도 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그이 말에 동의한다.

‘시민의 삶 속에 우주적 생태적 영적 영역과 큰마음이 새겨질 수 있게’ 하겠다던 장담이 에이팝 입구에서 헛말이 되었다. 예술가들이여! 쫀쫀한 지적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자! 예술이니 불편해도 참아달라고 하지말자! 영구적으로 공공적으로 시민들 큰마음 속에 살아남으려면 촉각을 곤두세워 들어야 할 말이다. 한걸음 한걸음, 한작품 한작품 나의 산책은 계속된다.

2005-11-15 14: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