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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신문]안양시흥 근대인물-동아일보 신팔도기 132(1978.11.29일자)

안양똑딱이 2022. 1. 7. 12:23

신팔도기 132 안양시흥(4) 동아일보(1978.11.29) 연재

 

수암 담배촌 채석장으로

정재계 비해 문인 적은편

시흥군 수암면 담배촌.

 

이조때 수많은 천주교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몸을 숨겨 담배를 재배하면서 살았다는 마을이 바로 이곳. 그 비극의 옛마을은 지금 황폐한 채석장으로 변했다.

담배와 인연이 먼 기독교 가운데 유독 천주교 계통만 담배를 자유롭게 피우는 것도 이같은 인연 때문일까.

"담배촌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條理山수리산)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도, 또 잃게도한 곳이에요. 우리가 어릴 때만해도 울창한 숲속에 천주교도들이 재배했던 담배밭 흔적이여기저기 남아있었어요 "이곳출신 숙대박물관장 정병학씨(58)의 말이다.

 

6. 25격전지 수리산

이곳은 또 6.25때 국군장병들이 피를 흘린 격전지.

이 산중턱에는 나라를 지키려다 숨진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주민들이 세운 충혼탑이 있다.

정씨는 농업문제연구회장 숙대 문리대학장을 역임한 학계 원로, 서울 영등포연합병원장으로 있는 정병두씨(58)와는 4촌간, 영화배우황정순씨(53)秀岩面(수암면)이 고향, 그는 인천 박문여고를 중퇴한후 극단 호화선」 「신협등에서 연극생활을 해오다 영화계로 진출, 계속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있다. 동아일보 교열부차장 최상목씨(44)도 이곳출신.

전국화학노조 위원장을 지낸 박영성씨(47) 나 기업은행 미아 지점장 손홍규씨(47) 기업은행검사역으로 있다가 올해 퇴직한 배정욱씨(51) 서울고검검사를 지낸후 변호사로 있는 이용훈씨(51) (이를 환 숙대교수(53) 등은 남면 출신들. 노기남 대주교(77)도 출생지는 이북平壤(평양)이지만 본적을 이곳으로 옮겨 의왕면이 고향이라고,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이성호씨(52)나 인천 지방에서 이름이 알려 진 한염해운사장 문순모씨(67)도 같은 고장 출신.

"안양 시흥 지방에 재계나 정계인사들은 비교적 많지만 문인들은 없는 편입니다. 요즘 우리 또래 젊은 사람들이 창작활동을 해보려고 애는 쓰고 있습니다" 안양시가를 작사한 이곳 토박이 시인 김대규씨(38)의 말.

 

옛날 이고은 기개넘치는 문인들이 많기로 이름났던 곳.

폐수) 흐르는 安養山(안양천)

고려때 (강사상) 이조의 이원익 조석윤 등은 이 지방 사람들이 자랑하는 선인들, 특히 조석윤이 응교(應敎() 벼슬에 있을때 선조에게 상소문을 낸 것이 왕의 비위를 거슬리게해 조정에서 문장을 고치도록 어명을 내렸으나 그는 "죄를 받을지언정 문장을 고칠수는 없다"고 거절한 얘기는 지금도 이지방 문인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일화.

안양 출신 국가대표 수영선수 남상남(31) 남상필(26) 남매도 신, 이를 남매는 2년전에 미국으로 이민했다.

이곳 유지들은 "(안양이 요즘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자랑이다. 서울의 공해 공장 지방이전권유에 따라 어제의 산은 하루아침에 공장부지로 변해가고 있다. 과연 자랑만 하고 있을때일까.

관악(청계 수리 삼성산의 울창한 숲으로 물이 마른적이 없다던 安養川(안양천)도 이젠 시커먼 공장 폐수로 죽은지 오래다. "죽어가는 안양천을 살리자"며 이고장 노장 유지 장배근씨 박경재 씨 등 20여명이 담수회를 만든것은 다행한일.

 

(장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