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덕장골과 큰집골
정진원, 문학박사, 수필가
정진원, 문학박사, 수필가
덕장골과 큰집골
[큰집 “죄수들의 은어로, ‘교도소’를 이르는 말”]
내가 나고 자란 마을은 마을이랄 것도 없이 서너 채 집들로 된 작은 동네였는데, 동네 이름이 ‘덕장골’이었다. ‘덕짱꿀’이라 소리 나는 대로 불렀었다. 그곳에 큰집이 있다고 해서 그런 동네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큰 ‘덕(德)’, 집 ‘장(莊)’하여 ‘덕장골’이 되었단다. ‘큰집골’이라 하면 더 좋았을 것을 딱딱한 한자식 이름이 되어 좋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떠랴. 그야말로 큰일이 터지고 말았다.
큰집골에 진짜로 ‘큰집’이 들어오게 되었다. 1987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 있던 서울구치소가 의왕시 포일동 큰집골, 덕장골로 밀고 들어왔다. 국어사전에서 ‘큰집’을 찾으면 네 가지 정도의 뜻을 풀이하고 있다.
네 번째가 이렇게 되어 있다. “죄수들의 은어로, ‘교도소’를 이르는 말”이란다. ‘큰집 갔다 왔다’ 하면 구치소나 교도소에 다녀왔다는 말로 알아듣는다. 지명도 예사롭지 않다.
큰집골 덕장골에 정녕 큰집 서울구치소가, 충북 청원군 내수읍 비상리(飛上里)에 청주공항이, 옛날 관청들이 많아서 수레들이 모여드는 동네, ‘수렛골(차동車洞)’이 지금의 서울 중구 순화동에 있더니, 나중에 큰수레 기차가 모여드는 서울역이 멀지 않은 곳에 만들어졌다.
정진원, 문학박사, 수필가
2012-05-14 23: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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