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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응]안양공공문화재단에 보내는 공개서한

안양똑딱이 2016. 6. 3. 17:32
[박찬응]안양공공문화재단에 보내는 공개서한

[2007/11/15]스톤앤워터 관장


 

안양공공문화재단에 보내는 공개서한

우선 2회 apap 행사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국내외의 예술가들이 조경,건축,도시,행정,문화,전문가들과 함께 만드는 본행사의 의의에 대단한 관심과 기대를 하는 바입니다.

본행사의 오픈식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얼마 전 몇몇 작가들과 현장을 답사하고 왔습니다. 다소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가을 햇볕과 노랗거나 빨간 단풍나무 사이에서 빛나는 작품들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김성원 예술감독과 스텝진 그리고 공공미술재단 내 집행위원회 위원들의 노고가 눈에 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이렇게 공개서한을 보냅니다. 개인적인 질문이라기 보다 안양사람의 한사람으로 또한 공공미술 현장 활동가로써의 질문이기에 이렇게 공개서한 형식을 취하게 됨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질의1/ 먼저 예술감독께 질의 합니다.

올해는 유달리 많은 도시에서 공공미술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공미술이란 ‘삶의 공간을 예술가,시민,행정력이 함께 읽고 함께 만들기’에 다름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런작품을 찾아보기란 쉽지않았습니다. 도로변에 놓여진 몇 몇 유명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제외하고는 공원과 광장에 기존작품들과 뒤섞여 배치되어 있는 작품들사이에 도시공간과 어떤 문맥이나 의도가 읽히지 않았습니다.

APAP2007의 애초의 목적은 무엇이엇습니까? 애초의 목적이 달성된 것입니까? 변질된 것입니까? 시에서는 외국에서 혹은 미술계에서 나름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유치했다는데 많은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만 월간미술에 게제된 심상용교수위 표현을 빌어 ‘동시에 많은 공공조형물을 확보하는것’이 목적이었나요? 그래서 어디에 놓여도 괜찮을 작품을 평촌이라는 현대예술 불모지에 입성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나요?

김성원예술감독과 공동기획자 지면 인터뷰를 보면 더욱 2007행사의 목적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평촌이란 도시는 이성과 비이성이 공존하는 특수싸이트인 동시에 평촌에만 있는 특수한 싸이트가 없는게 특징’'평촌은 포스트휴먼도시"등 알수 없는 용어로 도시를 정의하면서 '장소 특정적이거나 독립적 이건간에 조형성만이 고려의 대상이었다‘라는 내용과 ‘안양에는 이미 20여개의 공공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대부분 형편없다. 그러나 신중하게 선택된 미학적인 작품과 함께 하면서 거리의 표정을 변화시킨다’(월간 아트 11월호 인터뷰) 는 인터뷰내용을 보며 1회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추구했던 순수성이 퇴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현대미술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공공미술의 이상적 유형‘이라고 하셨는데 이런 관점이 기존의 전시장 미술과 혹은 기존의 미술장식품과 무엇이 다른가요?


질의2/ 집행위원장께 질의 합니다.

1회 apap에서 실행하지 못했던 공론화의 창구가 2회때는 더욱 부족했습니다. '공공장소의 영구설치'를 매우 특수한 설정으로 보시면서 2년의 준비기간동안 한차례의 토론회나 공청회가 없었는지 궁굼합니다. 이는 예술감독의 몫이라기 보다 행정과 예술가 시민간에 소통을 조직해야 하는 민간차원의 공공미술집행위원회의 위원들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다음에 인용한 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소위원회와 이화여대조형예술학부가 주관한'2007시각예술포럼'에 제출된 이영철(2005 apap예술감독)의 발제문-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성과와 반성'중에서 10개의 반성 항목중 6항을 옮깁니다.

6)apap가 시작되기 1년전인 2004년 개발단계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학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나 전혀 이루어지 지 않았다. 이런 플랜을 만들고 시행할 주체가 없었다. 위원회 교수님들은 플랜에 대한 코맨트나 하고 비판하는데 익숙해도 자신의 실질적인 대안은 없는 경우가 많다. 경제논리, 환경생태문제, 장소의 역사적문화적가치의 문제등을 놓고 지역주민들과 전문가,공무원들간에 대화와 토론이 필요했으나 프로젝트가 개입 했을때는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간 뒤였다. 지역주민과의 대화, 밑으로부터 의견수렴을 할 정서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집행위원장에게 묻습니다. 관변전문가와 행정력이 일방적으로 집행하고 시민들은 단지 향수 하는 것이 공공미술이고 현대미술인가요? 시민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어떤 의지와 노력이 있었는지요?

공공미술이 미술장식품과 달라야 하는 점은 그 집행과정에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질의3 / 안양시 시장대행께 질문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이영철씨의 글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9)프로젝트의 철학, 추진이유와 과정에 대한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어 의도된, 혹은 예기치 못한 실수들을 명확히 분석, 평가, 기록하기 보다는 은폐하고 무마하려는 습성에 길들여져 있음. 행사의 순수한 취지와 제안자의 헌신적인 실행, 참여작가들의 선의를 부분적으로 악용함으로써 대형사고가 발생, 사건 발생후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자세를 보임. (이런 태도가 apap행사전반에 대해 시민단체들과 지방의회의 비난을 유발)"
이항목은 비토아콘치의 주차장작품과 관련된 반성의 글입이라고 봅니다. 비토아콘치사건은 범죄의 수준입니다. 이사건의 원인은 발주자의 횡포(공권력의 횡포)로 시작되었지만 이를 저지하고 관리해야 할 민간 전문가 집단인 APaP집행위원회(APAP 공식책임기구)가 임무를 방기한 것이 이사건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재단내에 공공미술집행위원회는 지역예술가, 건축, 조경전문가, 행정전문가, 시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당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김우일씨는 조경과 건축에 있어서 신시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사람입니다.

이점에 대해 재단내의 전문가집단임을 자임하는 집행위를 대표해서 집행위원장의 소신 있는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봅니다. 실수를 명확히 분석하고 평가하지 않으면 실수가 번복 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평가와 반성을 통해 관변전문가들의 이권 개입 없는 공공예술재단과 지속가능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거듭나길 기대하면서 또한 고귀한 시민의 혈세가 쓰레기를 양산하는데 낭비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성실한 답변을 기다립니다.

안양석수시장에서 박찬응

2007-11-17 17:4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