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기억

[기억-정진원]의왕에서 용인 넘어가는 고개 '고분재' 지명유래

안양똑딱이 2017. 3. 18. 18:07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갯길을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잖아도 파주시 파평면에 ‘꼬부랑고개’가 있다. 땅이름도 땅 생긴 모양대로 이름을 짓게 마련이다. 마을이름도 땅 생김새에서 비롯된 것들이 아주 많다.

고개가 어떻게든지 고부라져 있으므로 고개가 되었을 것이므로 곱은 고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곱은 고개라 하여 ‘고분재’라 했으니 직설 표현이다.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동쪽 송말에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고분재이다. 고분재 고개 밑에 있다 하여 고분재란 마을이 고기동에 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아흔아홉 구비의 고개라 해서 아흔아홉고개, 보령시 미산면에 아홉사리고개, 강화군 양도면에 고분개(논),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긴(높은) 고개라서 진고개,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긴 등(성이) 고개라서 진등고개,

보령시 주포면에 질재(긴재), 논산시 가야곡면에 범허리재, 이천시 마장면에 고개가 가팔라서 늙은이는 기어 넘는다 하여 기너미[해월리(蟹越里)]고개, 김포시 월곶면에 고개 경사가 급해서 말이 굴렀다 하여 말구릿재, 역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말구리고개, 양평군 강상면에 숨 가쁘게 올라가는 고개라 하여 갑바고개, 양평군 서종면에 힘겹게 오르는 고개라 하여 된고개 등이 있다.  

수필가이자 문학박사인 정진원 선생은 의왕시 포일리 출신(1945년생)으로 덕장초등학교(10회), 서울대문리대 지리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지리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박사학위논문으로 ‘한국의 자연촌락에 관한 연구’가 있다. 성남고등학교 교사,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 오류중학교 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