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기록 #기억 #민주화 #중앙로/ 1987년 6월 안양시 중앙로(중앙시장 동문앞)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
오늘은 6·10민주항쟁 29주년이다. 1987년 6월의 안양은 정말 뜨거웠다. 6.10일 이후인 26일 오후 11시20분경, 무려 2만명에 달하는 안양시민들은 안양경찰서에서 우체국에 이르는 거리를 가득 메웠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직격탄을 쏘았고 3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안양에서는 1987년 당시 6월 항쟁 기간인 6월 19일, 6월 23일, 6월 26일 모두 세 차례의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전개됐다.
안양에서의 첫 대중 집회인 6월 19일 집회에 대해 시사월간지 <말>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9시 30분경,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도로에 앉아 대중 집회가 시작됐다. … 약 2시간 가까이 집회가 계속된 후 시위 초기에 잡혀간 사람들을 구출하자는 주장이 터져 나왔고 마침내 전경대에 달려들어 투구와 방패를 빼앗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 - 1987년 8월호
6월 23일 집회는 더욱 조직적이었다. 안양 중앙시장을 돌면서 동참자를 모으고 시위가 시작되자 학생들이 한 줄로 서서 중앙로에서 학생 2백여 명과 시민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려 약 3시간가량 계속됐으며, 밤 10시경 경찰의 최루탄 발사로 해산됐다.
6월 26일 집회는 국민운동본부가 선포한 6·26 민주헌법 쟁취 국민평화대행진에 맞물려 무려 2만 명의 시민들이 안양1번가에서 우체국에 이르는 거리를 가득 메웠고, (구)안양경찰서 앞까지 행진하면서 모든 차량이 끊긴 일종의 '해방의 거리'로 만들기도 했다.
26일 오후 안양 CFV앞(당시 안양 삼원극장) 사거리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2만여 시민은 서안양우체국(안양우체국) 사거리를 지나 만안구청(안양시청)과 성결대앞 사거리(안양경찰서) 까지 행진하면서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는 노동자, 학생뿐 아니라 어린아이를 무등 태운 일반시민까지 시위에 참여해 민중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거리 시위로 확대되며 민정당 지구당사 화염병투척과 안양경찰서 담벼락을 무너트리고 경찰관사가 전소됐다.
이후 밤늦은 시각 수원에서 경찰병력이 투입돼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시민들을 향해 직격탄을 쏘았고 3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새벽 4시까지 계속됐다. 새벽 2시 30분경에는 100여명의 시위대가 안양역으로 몰려들어 안양역 옆에 있는 파출소를 불태웠다.
26일 시위대의 공격에 불탄 곳은 파출소뿐만이 아니다. 안양 민주정의당 당사 와 노동부 안양 출장소도 불길에 휩싸였다. 노동부 안양출장소가 불에 탄원인은 그동안 출장소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회사 측 편들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안양권에서의 6월 항쟁은 곧바로 사업장에서의 노조설립과 근무조건 개선을 위한 파업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7·8·9 노동자대투쟁과 연계돼 한 묶음으로 진행되고, 다양한 문화운동을 꽃피우면서 안양지역의 사회운동이 만개하는 시기가 열리는 촉진제였다.
매캐한 최루탄 연기속에서 '독재타도 호헌철폐' '직선제 쟁취'의 함성은 군사독재로부터 '6.29선언'이라는 항복문서를 받아내고 민주주의 꽃은 피어났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차원이 아닌 '사람의 세상'을 원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광장이, 모든 길이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꽃을 활짝 피우고 함께 민중이 함께 모일 때 '불가능'이라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싹틔튀운 계기를 만들어 준 세상을 바꾼 함성의 주인공, 그들은 바로 시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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