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문홍빈]지구를 살리는 맛있는 혁명을 안양에서 시작하자

안양똑딱이 2016. 7. 24. 16:35
[문홍빈]지구를 살리는 맛있는 혁명을 안양에서 시작하자

[2010/09/24 안양YMCA 사무총장]
지구를 살리는 맛있는 혁명을 안양에서 시작하자

6.2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단연코 “친환경 무상급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매일 학교에서 먹을때 마다 차별을 확인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와서 였을까? 아마 그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친환경 무상급식의 이면에는 그보다도 더 큰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그 이야기를 해보자.
가장 큰 문제가 식량자급율의 추락이다. 1970년에 80.4%이었던 식량자급율이 1980년에는 56.0%로 떨어지고, 다시 1990년에 43.1%로, 급기야 2006년도에 이르면 26.6%로 떨어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포르투칼, 일본, 네덜란드와 함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329%), 독일(147.8%), 스웨덴(139.9%), 미국(125.0%), 캐나다(113.7%), 핀란드(113.2%), 덴마크(112.6%)등 대다수 선진국은 식량자급률 100%를 달성한지 오래다. 더욱 한심한 것은 쌀을 제외하면 식량자급률 5%에도 못 미치는 구조를 지닌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다. 전세계적으로 식량자급율을 높이는 열쇳말이 “로칼 푸드(지역 먹을거리)”와 “식량주권”이다. 그 가운데 식량주권에 주목해야 한다. 식량주권의 문제의식은 다름아닌 ‘내가 빌 딛고 선 땅에서 직접 먹을거리를 생산하자’, ‘내가 먹는 먹을거리의 질을 스스로 통제하자’는 것인데, 그 해법은 식량자급율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밥상혁명>이라는 책은 북아메리카, 유럽과 같은 북반부에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와 같은 남반부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시민이 손을 맞잡고, ‘로칼푸드’(지역 먹을거리)와 ‘식량주권’, 이 두가지 열쇳말로 밥상을 바꾸고, 지역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실험을 아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밥상혁명은 에너지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고,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21세기에 벌이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바로 친환경 무상급식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의 연장선에서 인식해야 한다.
가령, 안양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면실시될 경우, 쌀, 콩, 배추, 밀등 주곡류는 계약재배가 가능해진다. 계약재배가 가능하면 지금과 같은 농약과 비료에 의존하는 관행농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것이 빠진채 이루어지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가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유통체계가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를 필수사항으로 이야기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식중독 파동을 거치면서 학교급식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도 바로 거기에 있었지 않았던가?
식량자급율의 문제와 함께 친환경 무상급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될 부분이 “식생활의 변화”이다. 즉 나 자신의 식습관이 어떤지 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일은 학교로부터 시작하지만,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안양의 경우 지난번 6.2 지방선거시에 시장후보자들과 정책협약식을 하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뿐만 아니라 식생활교육 실현을 동시에 내걸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식량자급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사이에, 우리 아이들의 아토피, 비만율은 급격하게 높아졌다는 사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안양시가 올 하반기부터 5-6학년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기로 결정하였고, 9월 조직개편안에 교육협력과내에 학교급식을 전담하는 별도의 팀을 신설하기로 하였다. 안양시의원들은 녹색식생활을 주제로 연구단체를 구성하여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식량자급율을 높이고, 나의 식습관이 바뀌는 밥상혁명의 날개짓이 시작되고 있다. 이 날개짓에 적극 참여하여 안양의 구석구석에 스며들게 해야 할 때이다. 생명을 살리는 YWCA 회원들이 이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안양에서 누가 한단 말인가? (문홍빈, 안양YMCA 사무총장)

2010-09-24 12:0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