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안승욱]수리사 복원, 시민의 자존심

안양똑딱이 2016. 7. 24. 16:32
[안승욱]수리사 복원, 시민의 자존심

[2010/07/15]군포신문 논설위원
오늘날 우리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옛날 굶주림 속에서도 혼으로 이룩한 거대한 사찰이 편린(片鱗)으로 겨우 남아 하나의 옛이야기로 쓸쓸히 있는 것은 어느 한 종단을 떠나 우리에게 큰 과제를 시사(示唆)하고 있다.

우리의 품안에서 소외되어온 수리사가 전성기에는 합천 해인사와 비슷한 위용의 천년고찰이었다고 하는 발견은 우리에게 놀라운 시각으로 조명해보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다. 수리사는 오랜 세월 외세의 수난으로 소실되었으나 지금의 모습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끈질긴 우리역사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수리사 원형복원 움직임은 아주 뜻있는 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남다른 안목과 역사의식에 의한 시민의 문화 사랑에 대해서도 격려와 찬사를 드리며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그 옛날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도 민족의 얼을 보존하고 간직하려는 갸륵한 사랑은 국난을 극복하려는 민족정신으로 승화되어 찬란한 문화 창조로 이어져 왔다.

하루 세끼를 연명하기에도 어려웠던 우리조상들은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외부의 총부리를 피해가며 민족의 얼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지켜왔기에 아름다운 역사의 전통과 고귀한 정신으로 이어온 것이다.

우리 민족문화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유교와 불교는 문화 사상사의 일대 주류를 형성하고 민족문화의 근간을 이루며 성쇠존멸을 거듭하여 왔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수리사의 옛 모습을 복원해 단절된 전통을 이어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다.

각 지자체들은 없는 사연도 억지로 만들어서 고장의 명품 혹은 관광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처럼 버려둔 역사, 문화, 교육적인 호제를 문화관광산업으로 재생산해 도립공원으로 발돋움한 아름다운 수리산 속에서 수리사는 민족혼을 상징하는 새로운 명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임진왜란 발발 시 삼천여명의 승병과 의병이 수리사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는 데서 ‘군포’라는 지명이 유래가 되었다는 전설은 곽재우 장군과도 무관하지 않은 정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참에 성의 있는 추적과 고증을 기대한다.

고장의 뿌리를 찾아 옛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지나쳐 버리거나 묻혀있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발굴해 알게 되는 점은 크나큰 보람으로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2010-07-22 18:2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