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안양에 있었다. 그러니까 내 기억이 시작된 것이 초등학교 1학년 즈음이기 때문에 나는 마치 내가 안양에서 태어난 것처럼 생각된다.(나는 인천에서 태어났다)안양천이 안양 똥 천일 때부터 많은 새가 날아오고 사람들이 산책하는 지금의 안양천일 때까지 나는 안양에 살고 있다.늘 다니는 동선 말고는 안양을 잘 모르던 어느 때, 영화 의 트루먼 버뱅크처럼 갑자기 다른 골목으로 방향을 틀어서 '모르는 길'들을 걸었다. 가려웠던 등허리의 어느 구석을 긁듯이 안양의 곳곳을 긁어내듯 풍경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동네를 보기 시작하는 속도와 버금가도록 동네도 빠르게 없어지고 있었다. 성냥불의 꺼짐 속도가 체감되는 것처럼 조금은 급한 마음으로 안양을 기록했다. 내가 살고 있는 박달동도 어떻게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