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원식]안양학의 정향과 과제
성결대학교 교수, 안양학연구소장
성결대학교 교수, 안양학연구소장
Ⅰ. 서 론
본격적인 지방자치의 실시는 지역문제의 자치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한 지역발전을 위한 타율적 노력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주민의 참여하에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추세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민·관합동체제의 구축을 통하여 지역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해당 지역에 애향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의 학자나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생적인 조직들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90년대 초 일본에서는 세계 속의 동경의 위치를 가늠하고, 세계와 더불어 동경의 기여할 바를 모색하며, 동경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동경학이 탄생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1993년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서울학연구소가 개소되어 지금까지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상호조명하고, 교차되는 영역의 학제간 연구를 추구해 온 서울학은 오늘의 서울이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을 이해하고,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통하여 바람직스러운 서울의 미래를 그리는 데 그 학문적 초점을 두고 있다.
그 외 최근 「간추린 인천사」를 펴내기까지 한 ‘인천학연구소’가 있고, ‘춘천학’과 ‘수원학’에 대한 정립움직임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성남이나 순천 및 포항 등지에서도 지역연구의 성과물이 나왔거나 나오고 있으며, 전라북도에서는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열린 전북’이라는 월간지를 통하여 계속해서 지역학 연구의 성과물을 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안양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2000년 초 안양학 연구소가 개소되었다. 안양학 연구소는 안양지역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함께 안양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1차 사업으로서 안양학을 정립하고자 한다.
하나의 학문이 독자적인 분과학문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유한 연구주제가 있어야 하고,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석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하며, 개념적 경계가 뚜렷하여야 한다. 여기에 더불어 대학에 그 학문을 가르치는 독립된 학과가 있으면 독립성의 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안양학의 위상(locus)을 정립하여야 한다. 안양학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작업은 안양학의 정의, 안양학의 학문적 정체성, 안양학의 이념 그리고 연구영역 등을 규명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양학 연구의 초점(focus)을 설정하여야 한다. 안양학의 초점을 설정하는 작업은 안양학의 접근방법 및 접근방법에 따른 핵심과제, 안양학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용가능한 이론들, 그리고 각 이론들을 토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강구하고자 할 경우 이용가능한 도구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제반 요소들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안양학을 정립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에서의 방법론이란 단순히 연구를 수행하는 도구(Method)가 아닌 안양학 연구소가 가지게 될 철학(Methodology)을 규명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Ⅱ. 안양학 연구의 위상
1. 안양학의 의의
안양은 현재 경기침체, 세수감소, 산업공동화, 인재유출, 지역간 격차, 침상도시화의 진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안양의 발전방안이란 것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가운데 저절로 찾아질 것이다. 그러나 안양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제반 문제점들은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 기존의 단일 학문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는 복합적인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이를 종합할 수 있는 하나의 학문으로써 안양학의 정립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안양학은 안양의 제반 현상을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approach)를 통해서 새롭게 조망해 보고, 세계 속에서의 안양의 위치를 가름하며, 안양발전을 위한 독자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즉 ,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과 같은 학문이 개별적으로 안양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독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들의 상호교류를 통하여 안양문제가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근거하여 1996년 이후 발간된 안양시 관련 연구내용을 보면 '안양시 산업발전계획', '늘푸른 안양 21 연구보고서', '안양 어메니티플랜', '안양시 그린플랜', '2016년 안양 도시기본계획' 등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첫째, 물리적 계획에 치중해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들은 종합적인 차원에서 안양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각각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안양이 가지고 있는 미시적인 문제들, 예를 들면 안양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쓰레기수거 및 처리체계에 대한 불만, 사회복지지원정책에 대한 미흡한 점 등과 같은 분야를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안양을 이해하고 생활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한 것이라기 보다는 획일화된 틀 속에서 안양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수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안양학을 성립·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은 안양 지역 시민들의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과제에 대해 집단적인 노력을 기울여 얻은 하나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 위한 추진과정이요, 독특한 접근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안양학은 안양 지역의 개선된 상태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여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하여 자원의 최적배분이라는 경제적 측면외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자주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정치적 측면도 포함된다. 나아가서는 현재의 상태를 규정짓는 역사와 문화적 조건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안양학을 통하여 첫째, 국내외의 각종 기관 및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안양관련 자료들을 발굴하고, 이들 자료로부터 안양관련 항목들을 추출, 정리, 색인화함으로서 안양에 대한 새로운 모습들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고, 둘째, 안양에 관한 문제들이 각종 세미나나 심포지움 등의 학술행사를 통해서 연구성과의 검증과 대외적 확산작업을 정기적으로 갖게 됨으로서 안양지역의 발전을 위한 지역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셋째, 향후 지역학 연구의 성공모델을 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안양학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자, 실무자,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함과 동시에 기초연구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거쳐 실천적 연구로 나아가는 단계적 발전방향을 설정하여야 한다.
2. 안양학의 이념
안양학은 연구성과의 실천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거시적, 장기적으로 안양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설계하여야 한다는 이념성을 지닌다. 또한 관심대상, 즉 안양지역의 범위에 있어서도 당장은 당면문제의 해결을 위한 행동을 시도할 수 있는 대안의 모색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시작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가 외부 영향요인을 고려하다 보면 그 범위는 점점 확대되어 전지구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안양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이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양지역주민의 평등화를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안양지역내에서도 낙후된 지역과 발전된 지역이 상존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의 집단이나 사람들도 평균수준의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인간으로서 고르게 잘 살게 하려는 평등주의, 균등화, 균형개발의 이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공동체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이는 남을 도우며, 공존하는 것이 사회의 기초이며 이것이 곧 나의 발전을 돕는 것이기도 하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는 국가간, 지역간, 개인간 경쟁사회이다. 그러나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어야 하며, 그 저변에는 공동체사회의 실현을 위한 상호협력과 공존이라는 더 큰 가치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양지역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일체감 형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화가 소규모단위나 개인의 활동에 대한 의미를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석단위는 확대될수록 좋으나 실천방안은 구체적일수록 실현가능성이 높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경제적 자립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자립이란 남에게 매이거나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자주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안양학은 안양시민들이 자신들의 노력으로 안양시를 더욱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생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에 안양학이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민주적 생활화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인간평등 내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이념이다. 안양학은 수행과정을 통하여 안양시민이 살고 있는 안양을 더욱 민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생활화하고 적용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태도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행복한 생활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모든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의 실현에 있다고 할 것이다. 행복이란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행복의 조건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안양학은 다음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은 노력을 통하여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먼저 안양학이 표방하는 것은 안양시민의 행복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행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요구를 항상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양학의 발전방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발전방향의 모색은 당장의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반드시 지속적인 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안양학은 수단이 목적시 되어 무리한 달성을 추구함으로써 시민들의 행복감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질적인 측면에 강조점을 두기 보다는 비물질적 또는 정신적 측면과의 조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3. 안양학의 연구영역
안양학의 연구영역을 설정하는 작업은 안양학의 수비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며 이는 학자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바, 여기서는 공간적 범위, 시간적 범위 및 대상적 범위로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가. 공간적 범위
공간적 범위란 안양학에서 다루어야 하는 지역적 범위를 한정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지역적 범위의 한정문제는 좁은 범위를 기준으로 심도있는 연구를 할 것인가 아니면 넓은 범위를 기준으로 개략적인 연구를 수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중요한 연구범위의 한 축이다. 따라서 안양학의 연구범위를 설정하는데 있어 공간적 범위를 규정하여야 한다.
안양학은 지역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안양학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개념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은 국토 전체보다는 적고 도시보다는 큰 공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역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연구의 목적에 따라 다르게 규정할 수 있다. 생태학에 대하여 연구할 경우 지역은 강유역이 될 수 있고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산업을 유치하는 경우에는 작은 마을이 될 수도 있고 도시가 될 수도 있다. 빈곤문제나 급속한 인구증가문제를 연구하는 경우에는 동남아시아 전체가 될 수도 있고 산간 농촌마을이 될 수도 있다(Isard, 1975: 1-2; 김영모, 1994:67). 이러한 지역의 분류는 Friedmann과 Alonso(1975)에 의할 경우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유형을 보면 대도시권지역, 신개척지역, 낙후지역이다. 대도시권지역은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역을 의미하며, 이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중심도시와 인구밀도가 낮은 주변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지역은 상호 의존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신개척지역은 자원을 중심으로 획정된 지역으로 이 지역은 자원개발을 통해 발전을 이루어가는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낙후지역은 문제지역으로 알려진 곳으로 주민의 생활수준과 경제수준이 낮아 타 지역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Herbertson은 지리적 지역, 경제지역, 사회-문화적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Walterston(1975)은 시·대도시 권역, 도, 낙후지역, 신개척지 등과 같이 한 단위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고 다른 하나는 국토개발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일본의 지역개발에서는 지역의 단위를 국제적으로 보는 지역단위, 국가적으로 보는 지역단위, 지방적으로 보는 지역단위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방적 단위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적인 것, 도 또는 현에 해당되는 것, 하천과 같은 자연 지역적인 것, 부현 또는 시정촌 등에 해당되는 것으로 구분된다(김영모, 1992: 30∼33).
이러한 지역의 개념에 근거할 경우 안양학은 안양지역을 중심으로 하되 Herbertson이 주장한 지리적 지역, 경제지역, 사회-문화적 지역, Walterston(1975)이 주장한 시·대도시 권역, 도, 낙후지역, 신개척지 등과 같이 한 단위지역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고 국토의 한 단위인 지역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다. 이는 연구목적에 따라서 그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즉 안양학의 현황과 문제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타 국가와 비교할 경우 전 세계가 공간적 범위가 될 것이며, 국내 일부 자치단체와의 비교를 할 경우에는 일부 지역이 공간적 범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의 공간적 범위는 안양을 중심으로 한다는 원칙만 준수된다면 자유롭게 비교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공간적 범위를 한정하지는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나. 시간적 범위
시간적 범위란 종단적 분석(longitudinal analysis)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횡단적 분석(cross-sectional analysis)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말한다. 종단적 분석은 어떤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년간의 기간을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종단적 분석의 장점은 연구대상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라는 동태성(dynamics)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보다 넓은 공간적 범위에 대한 검토가 어렵다는 것이다. 횡단적 분석은 다년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횡단적 분석은 종단적 분석에 비하여 넓은 공간적 범위를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반면에 연구대상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가라는 동태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진다.
안양학 연구는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안양의 생성부터 변화과정을 통하여 도달한 현재의 모습과 미래에 대한 차이분석을 통하여 바람직한 안양의 미래상을 설계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종단적인 연구를 수행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안양에 대한 도시사 연구는 향토사 연구에 머물고 있다. 안양시 발전의 역동성과 동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종단적 분석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안양학 연구는 단지 안양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 머물 수만은 없다. 따라서 안양은 수도권 도시들 중 하나로서 시흥, 군포, 의왕 등 주변 도시와의 연계발전이 요청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도시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리고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부합하는 국제적 위상을 가진 더시로 발전시킬 필요성도 대두된다. 따라서 안양시와 여타 도시들간의 횡단적인 비교 연구의 필요성도 크다고 보여진다.
다. 대상적 범위
대상적 범위는 연구의 대상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연구의 대상을 포괄적으로 할 경우 다양한 안양의 현상들이 파악되어 미래상을 그릴 수 있을 것이며, 좁게 한정할 경우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있을 것이다.
안양학은 안양학의 정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안양의 제반현상을 학제간 연구를 통해서 새롭게 조망하는 동시에 세계속에서 안양의 위치를 가름하며 안양발전을 위한 독자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안양학의 대상적 범위를 규정하기에 앞서 연구의 분석단위에 대한 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석단위는 연구를 통해 지식을 얻으려는 구체적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의미함과 동시에 자료의 수집이나 관찰의 기본적 단위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작업이다.
안양학 연구의 분석단위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며, 구체적으로는 개인(공무원, 시민, 학생, 주민 등의 행태), 집단(조직이나 기관, 행정단위, 국가 등과 같은 집합체의 구조), 사회적 산물(각종 제도)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단위에 따른 안양학의 연구대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Ⅲ. 안양학 연구의 초점
안양학의 연구범위는 제2절(안양학의 위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범위가 매우 넓어 한계를 규정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안양학이 하나의 실용적 학문으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안양학 연구의 관점 및 접근방법, 연구관점에 따른 안양학 연구의 주요 핵심과제, 안양학 연구를 위한 도구 등이 심도 있게 검토되어야 한다.
1. 안양학의 접근방법
안양학의 접근방법이란 누가 연구하여야 하며, 이때 연구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리고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할 때 사용가능한 접근 틀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포함한다.
가. 연구의 주체와 역할
안양학은 안양의 발전과 안양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연구할 수 있다. 안양지역의 거주 여부를 불문하고 안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면 안양학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의 범위를 넓힐 경우 보다 객관적인 차원에서 안양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참여의 범위를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이러한 안양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는 조정자(facilit-ac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의미는 안양지역의 쟁점사항을 찾아내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는 중개자(media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협상과 교섭을 조직화하여 논쟁점을 해결하고 합의에 도달하여 종국적으로는 결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교육자(teache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안양의 쟁점사항에 대하여 논리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과정을 조정하고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결국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정보와 논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넷째는 발명가(inven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안양의 쟁점문제에 대처하고 토론 분위기를 개선하며 갈등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올바른 길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분쟁의 야기자(trouble maker)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안양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과 단체들을 선동하여 관심을 갖게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심을 통하여 자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권유하는 역할이다. 분쟁의 야기자는 사람들에게 계층간에 갈등을 일으켜서 문제가 분명히 되도록 한다.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불리하게 될 때 그들에게 정보와 근거를 제공해주고 숙고하도록 한다.
나. 안양학 연구의 접근 틀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접근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접근틀이란 관심대상을 놓고 어떤 시각에서 분석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어떤 대상을 놓고 접근하기 위한 시각은 정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안양학 연구 역시 기존의 이러한 시각들을 토대로 관심대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연구의 시각은 고전이론의 관점, 생태학적 접근, 정치경제학적 접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강대기, 1987). 도시연구의 고전이론은 주로 도시의 구조적 측면보다 변동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분석 내용도 다양하여 미시적 차원의 개인생활과 거시적 차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제 문제 뿐만 아니라 도시에 관한 상징적 차원까지 다루고 있다. 한편 도시연구의 생태학적 접근은 사회현상을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파악하고 인구가 환경에 적응하는 메카니즘으로서의 사회체계를 주요한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도시연구의 정치경제학적 접근은 사회구조 형성의 기초가 되는 경제적 요인과 생태학에서 도외시하였던 정치적 요인을 주요 독립변인으로 보고 도시공동체의 주조적 특성과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 글에서는 도시연구를 위한 기존의 접근방법들이 상호보완적이므로 이론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착안하여 안양학 연구의 접근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도시의 동태적 변화에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동태적 변화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자 할 경우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정분야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기초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역사적 연구, 사회문화적 연구, 미래학적 연구 등이 수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바, 주로 민속학자, 사학자, 종교학자, 사회학자, 미래학자 등의 연구 영역이 될 것이다.
둘째, 행위자(인구)의 적응행태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행위자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집단, 조직 등을 구성하는 개인의 행태, 집단행태, 조직행태 등을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주로 인구생태학적, 조직생태학적 연구가 수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바, 주로 사회학자, 심리학자, 윤리학자, 경제학자 등이 중심이 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도시 구조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구조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보다 넓은 정치, 경제구조의 기초위에서 조직, 활동, 정책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주로 사회학자, 정치학자, 행정학자, 지리학자 등의 연구영역이 될 것이다. 이밖에 도시의 물리적 구조에 초점을 두는 경우 제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별적인 연구노력이 필요하며 도시공학자, 조경학자, 교통학자, 환경학자 등이 중심이 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안양학 연구의 핵심과제
앞서 논의한 안양학의 대상적 범위와 접근방법을 고려하여 현재 안양시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 연구과제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3. 안양학 연구의 도구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한 도구는 크게 양(quantity)적 도구와 질(quality)적 도구로 구분할 수 있다. 양적 도구와 질적 도구는 안양학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을 연구하는 데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도구는 어떤 하나의 접근도구를 선호하는 학자에 의하여 해당 방법의 우월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논쟁의 출발점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질적 접근방법 이전에 나타난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이 질적 방법론과 연계성을 가지며, 양적 접근방법의 결과에 대한 재해석, Kuhn의 과학사 연구에서 비롯된 자기반성과 1960년대 후반의 현상학과 관련된 사상이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양적·질적 접근방법 또는 도구에 대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들 두 접근방법은 상호보완적인 면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하나의 특정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지식의 질, 범위, 의미보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두 접근방법이 동시에 사용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한 양적 도구로는 도시구조를 분석하거나 각종 경제변수를 수량적으로 예측하거나 도시정책을 평가하기 위한 계량분석방법들이 있다. 최근 지역분석을 위해 경제학적 관점을 취하고 있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지역간 인구이동분석, 지역경제의 회계분석, 지역승수이론, 공업입지분석, 지역산업연관분석, 지역선형계획법, 지역다변량분석, 지역계량계제분석 등이 그것이다. 한편 안양학 연구를 위한 질적 도구로는 도시 구성원의 의식이나 행태를 조사하고 바람직한 도시상을 정립하기 위한 설문지, 핵심집단인터뷰, 델파이분석 등이 있다.
안양학 연구를 위해서는 이들 양적 도구와 질적 도구중 어떤 하나만을 택하기 보다는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안양학은 교육, 역사, 사회, 행정, 정치, 제도, 경제 등 많은 요인이 복합적이고 역동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목적에 따라 두 접근방법을 혼용하거나 하나의 접근방법을 사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건 반드시 안양학의 과학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료: 구자순, 1985: 114, 임형백·정지웅, 1998: 30
Ⅳ. 결 론
안양학은 안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안양의 발전과 안양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안양지역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통하여 안양의 과거와 현재를 규명함으로써 궁국적으로는 안양의 미래까지를 설계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이러한 목적, 범위, 연구의 주체, 연구의 접근방법 등을 가지고 있는 안양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안양시청, 지역대학, 시민단체, 지역주민, 중앙정부의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안양학은 안양시에서 추구하는 시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슈들을 개발하고 집행할 수 있는 실천시스템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안양시에서 향후에 추진하여야 할 다양한 이슈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양시청은 안양학의 정립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행사장 등의 지원을 포함)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안양학 연구를 통하여 축적되어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정책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안양시에는 성결대학교, 안양대학교, 대림대학, 안양과학대학 등 4개의 대학이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은 안양소재 4개 대학은 지역균형발전을 표방하는 지방화시대에 있어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간접시설(social infra-structure)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혁신을 선도하는 교육 벤처산업으로서 각종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소득창출 효과와 고용증대 효과 및 산업진흥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책임도 갖고 있다. 안양소재 대학들이 이러한 기능과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각 대학에 안양학 관련 강좌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양학에 관한 교과서나 연구결과가 축적된 것이 없으므로 교양과목으로 신설하여 운영하되 연구결과가 축적되는 정도를 파악하여 선택과목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대학에서 축적된 연구성과들은 관내 초, 중, 고등학교의 교과과정과도 연계된다면 장래의 안양사회의 주인공들의 애향심과 정주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연결될 것이다.
셋째, 안양시에는 ‘안양, 군포, 의왕 환경운동연합’,‘안양 여성의 전화’, ‘안양지역 시민연대’, ‘안양 YMCA’,‘안양 YWCA’, ‘안양경실련’,‘안양여성회’, ‘안양시 여성단체협의회’, ‘녹색어머니회’,‘내일여성센터’와‘시민대학’및‘안양시 자원봉사회’등 많은 단체들이 있다.
이러한 안양소재 시민단체 나 자원봉사단체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보다 살기 좋은 안양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안양학의 생성배경과도 일치한다. 최근 안양지역 시민연대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안양지역의 다양한 자료를 축적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사례는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향후 시민단체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안양학의 학문적 성과물을 통하여 구체화되어질 때 효율성은 극대화될 것이다.
넷째, 안양학의 발전은 종국적으로 안양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 발전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안양시민들은 안양학의 발전이 자신의 문제임을 자각하고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① 안양 시민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스스로의 욕구를 통합, 조정하여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제의 도래와 정착으로 인하여 지역발전의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시 지역의 주민으로 변화되고 있는 현 실태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안양시민들은 안양학에 대한 발전과 정착을 기대하면서 안양이 가지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을 학문적인 토론의 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슈제기를 하여야 할 것이다. ② 안양학의 발전이 스스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인식하에 안양학 관련 세미나, 공청회 등에 적극 참여하여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본격적인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인하여 하향식 개발논리가 상향식 개발논리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로 이하여 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개발논리로부터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개별적인 개발논리로 변화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하여 서울학, 인천학, 수원학 등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학문이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지역적 토대를 둔 학문이 발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각 지역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학의 생성을 권장하고 이들의 발전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안양학과 관련하여 볼 때 구체적으로는 ① 안양학이라는 학문을 통하여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의 강구에 최대한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② 안양학의 학문적 정착을 위한 초기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중앙정부가 하향식 개발논리를 탈피하고 상향식 개발논리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할 때 중앙정부가 스스로 직접적인 개발논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안양학과 같은 지역 학문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개발논리를 개발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하여 중앙정부는 예산지원, 행사장 지원, 행사시 참여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은 개념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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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지방자치의 실시는 지역문제의 자치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한 지역발전을 위한 타율적 노력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주민의 참여하에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추세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민·관합동체제의 구축을 통하여 지역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해당 지역에 애향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의 학자나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자생적인 조직들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90년대 초 일본에서는 세계 속의 동경의 위치를 가늠하고, 세계와 더불어 동경의 기여할 바를 모색하며, 동경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동경학이 탄생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1993년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서울학연구소가 개소되어 지금까지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상호조명하고, 교차되는 영역의 학제간 연구를 추구해 온 서울학은 오늘의 서울이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을 이해하고,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통하여 바람직스러운 서울의 미래를 그리는 데 그 학문적 초점을 두고 있다.
그 외 최근 「간추린 인천사」를 펴내기까지 한 ‘인천학연구소’가 있고, ‘춘천학’과 ‘수원학’에 대한 정립움직임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성남이나 순천 및 포항 등지에서도 지역연구의 성과물이 나왔거나 나오고 있으며, 전라북도에서는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열린 전북’이라는 월간지를 통하여 계속해서 지역학 연구의 성과물을 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안양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2000년 초 안양학 연구소가 개소되었다. 안양학 연구소는 안양지역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함께 안양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1차 사업으로서 안양학을 정립하고자 한다.
하나의 학문이 독자적인 분과학문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유한 연구주제가 있어야 하고,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석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하며, 개념적 경계가 뚜렷하여야 한다. 여기에 더불어 대학에 그 학문을 가르치는 독립된 학과가 있으면 독립성의 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안양학의 위상(locus)을 정립하여야 한다. 안양학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작업은 안양학의 정의, 안양학의 학문적 정체성, 안양학의 이념 그리고 연구영역 등을 규명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양학 연구의 초점(focus)을 설정하여야 한다. 안양학의 초점을 설정하는 작업은 안양학의 접근방법 및 접근방법에 따른 핵심과제, 안양학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용가능한 이론들, 그리고 각 이론들을 토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강구하고자 할 경우 이용가능한 도구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제반 요소들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안양학을 정립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에서의 방법론이란 단순히 연구를 수행하는 도구(Method)가 아닌 안양학 연구소가 가지게 될 철학(Methodology)을 규명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Ⅱ. 안양학 연구의 위상
1. 안양학의 의의
안양은 현재 경기침체, 세수감소, 산업공동화, 인재유출, 지역간 격차, 침상도시화의 진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안양의 발전방안이란 것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가운데 저절로 찾아질 것이다. 그러나 안양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제반 문제점들은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 기존의 단일 학문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는 복합적인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이를 종합할 수 있는 하나의 학문으로써 안양학의 정립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안양학은 안양의 제반 현상을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approach)를 통해서 새롭게 조망해 보고, 세계 속에서의 안양의 위치를 가름하며, 안양발전을 위한 독자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즉 ,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과 같은 학문이 개별적으로 안양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독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들의 상호교류를 통하여 안양문제가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근거하여 1996년 이후 발간된 안양시 관련 연구내용을 보면 '안양시 산업발전계획', '늘푸른 안양 21 연구보고서', '안양 어메니티플랜', '안양시 그린플랜', '2016년 안양 도시기본계획' 등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첫째, 물리적 계획에 치중해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들은 종합적인 차원에서 안양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각각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안양이 가지고 있는 미시적인 문제들, 예를 들면 안양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쓰레기수거 및 처리체계에 대한 불만, 사회복지지원정책에 대한 미흡한 점 등과 같은 분야를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안양을 이해하고 생활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한 것이라기 보다는 획일화된 틀 속에서 안양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수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안양학을 성립·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은 안양 지역 시민들의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과제에 대해 집단적인 노력을 기울여 얻은 하나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 위한 추진과정이요, 독특한 접근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안양학은 안양 지역의 개선된 상태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여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하여 자원의 최적배분이라는 경제적 측면외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자주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정치적 측면도 포함된다. 나아가서는 현재의 상태를 규정짓는 역사와 문화적 조건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안양학을 통하여 첫째, 국내외의 각종 기관 및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안양관련 자료들을 발굴하고, 이들 자료로부터 안양관련 항목들을 추출, 정리, 색인화함으로서 안양에 대한 새로운 모습들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고, 둘째, 안양에 관한 문제들이 각종 세미나나 심포지움 등의 학술행사를 통해서 연구성과의 검증과 대외적 확산작업을 정기적으로 갖게 됨으로서 안양지역의 발전을 위한 지역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셋째, 향후 지역학 연구의 성공모델을 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안양학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자, 실무자,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함과 동시에 기초연구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거쳐 실천적 연구로 나아가는 단계적 발전방향을 설정하여야 한다.
2. 안양학의 이념
안양학은 연구성과의 실천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거시적, 장기적으로 안양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설계하여야 한다는 이념성을 지닌다. 또한 관심대상, 즉 안양지역의 범위에 있어서도 당장은 당면문제의 해결을 위한 행동을 시도할 수 있는 대안의 모색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시작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가 외부 영향요인을 고려하다 보면 그 범위는 점점 확대되어 전지구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안양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이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양지역주민의 평등화를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안양지역내에서도 낙후된 지역과 발전된 지역이 상존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의 집단이나 사람들도 평균수준의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인간으로서 고르게 잘 살게 하려는 평등주의, 균등화, 균형개발의 이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공동체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이는 남을 도우며, 공존하는 것이 사회의 기초이며 이것이 곧 나의 발전을 돕는 것이기도 하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는 국가간, 지역간, 개인간 경쟁사회이다. 그러나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어야 하며, 그 저변에는 공동체사회의 실현을 위한 상호협력과 공존이라는 더 큰 가치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양지역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일체감 형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화가 소규모단위나 개인의 활동에 대한 의미를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석단위는 확대될수록 좋으나 실천방안은 구체적일수록 실현가능성이 높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경제적 자립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자립이란 남에게 매이거나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자주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안양학은 안양시민들이 자신들의 노력으로 안양시를 더욱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생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에 안양학이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민주적 생활화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인간평등 내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이념이다. 안양학은 수행과정을 통하여 안양시민이 살고 있는 안양을 더욱 민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생활화하고 적용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태도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행복한 생활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모든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의 실현에 있다고 할 것이다. 행복이란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행복의 조건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안양학은 다음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은 노력을 통하여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먼저 안양학이 표방하는 것은 안양시민의 행복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행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요구를 항상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양학의 발전방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발전방향의 모색은 당장의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반드시 지속적인 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안양학은 수단이 목적시 되어 무리한 달성을 추구함으로써 시민들의 행복감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질적인 측면에 강조점을 두기 보다는 비물질적 또는 정신적 측면과의 조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3. 안양학의 연구영역
안양학의 연구영역을 설정하는 작업은 안양학의 수비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며 이는 학자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바, 여기서는 공간적 범위, 시간적 범위 및 대상적 범위로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가. 공간적 범위
공간적 범위란 안양학에서 다루어야 하는 지역적 범위를 한정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지역적 범위의 한정문제는 좁은 범위를 기준으로 심도있는 연구를 할 것인가 아니면 넓은 범위를 기준으로 개략적인 연구를 수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중요한 연구범위의 한 축이다. 따라서 안양학의 연구범위를 설정하는데 있어 공간적 범위를 규정하여야 한다.
안양학은 지역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안양학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개념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은 국토 전체보다는 적고 도시보다는 큰 공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역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연구의 목적에 따라 다르게 규정할 수 있다. 생태학에 대하여 연구할 경우 지역은 강유역이 될 수 있고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산업을 유치하는 경우에는 작은 마을이 될 수도 있고 도시가 될 수도 있다. 빈곤문제나 급속한 인구증가문제를 연구하는 경우에는 동남아시아 전체가 될 수도 있고 산간 농촌마을이 될 수도 있다(Isard, 1975: 1-2; 김영모, 1994:67). 이러한 지역의 분류는 Friedmann과 Alonso(1975)에 의할 경우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유형을 보면 대도시권지역, 신개척지역, 낙후지역이다. 대도시권지역은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역을 의미하며, 이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중심도시와 인구밀도가 낮은 주변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지역은 상호 의존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신개척지역은 자원을 중심으로 획정된 지역으로 이 지역은 자원개발을 통해 발전을 이루어가는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낙후지역은 문제지역으로 알려진 곳으로 주민의 생활수준과 경제수준이 낮아 타 지역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Herbertson은 지리적 지역, 경제지역, 사회-문화적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Walterston(1975)은 시·대도시 권역, 도, 낙후지역, 신개척지 등과 같이 한 단위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고 다른 하나는 국토개발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일본의 지역개발에서는 지역의 단위를 국제적으로 보는 지역단위, 국가적으로 보는 지역단위, 지방적으로 보는 지역단위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방적 단위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적인 것, 도 또는 현에 해당되는 것, 하천과 같은 자연 지역적인 것, 부현 또는 시정촌 등에 해당되는 것으로 구분된다(김영모, 1992: 30∼33).
이러한 지역의 개념에 근거할 경우 안양학은 안양지역을 중심으로 하되 Herbertson이 주장한 지리적 지역, 경제지역, 사회-문화적 지역, Walterston(1975)이 주장한 시·대도시 권역, 도, 낙후지역, 신개척지 등과 같이 한 단위지역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고 국토의 한 단위인 지역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다. 이는 연구목적에 따라서 그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즉 안양학의 현황과 문제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타 국가와 비교할 경우 전 세계가 공간적 범위가 될 것이며, 국내 일부 자치단체와의 비교를 할 경우에는 일부 지역이 공간적 범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의 공간적 범위는 안양을 중심으로 한다는 원칙만 준수된다면 자유롭게 비교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공간적 범위를 한정하지는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나. 시간적 범위
시간적 범위란 종단적 분석(longitudinal analysis)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횡단적 분석(cross-sectional analysis)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말한다. 종단적 분석은 어떤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년간의 기간을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종단적 분석의 장점은 연구대상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라는 동태성(dynamics)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보다 넓은 공간적 범위에 대한 검토가 어렵다는 것이다. 횡단적 분석은 다년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횡단적 분석은 종단적 분석에 비하여 넓은 공간적 범위를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반면에 연구대상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가라는 동태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진다.
안양학 연구는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안양의 생성부터 변화과정을 통하여 도달한 현재의 모습과 미래에 대한 차이분석을 통하여 바람직한 안양의 미래상을 설계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종단적인 연구를 수행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안양에 대한 도시사 연구는 향토사 연구에 머물고 있다. 안양시 발전의 역동성과 동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종단적 분석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안양학 연구는 단지 안양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 머물 수만은 없다. 따라서 안양은 수도권 도시들 중 하나로서 시흥, 군포, 의왕 등 주변 도시와의 연계발전이 요청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도시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리고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부합하는 국제적 위상을 가진 더시로 발전시킬 필요성도 대두된다. 따라서 안양시와 여타 도시들간의 횡단적인 비교 연구의 필요성도 크다고 보여진다.
다. 대상적 범위
대상적 범위는 연구의 대상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연구의 대상을 포괄적으로 할 경우 다양한 안양의 현상들이 파악되어 미래상을 그릴 수 있을 것이며, 좁게 한정할 경우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있을 것이다.
안양학은 안양학의 정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안양의 제반현상을 학제간 연구를 통해서 새롭게 조망하는 동시에 세계속에서 안양의 위치를 가름하며 안양발전을 위한 독자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안양학의 대상적 범위를 규정하기에 앞서 연구의 분석단위에 대한 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석단위는 연구를 통해 지식을 얻으려는 구체적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의미함과 동시에 자료의 수집이나 관찰의 기본적 단위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작업이다.
안양학 연구의 분석단위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며, 구체적으로는 개인(공무원, 시민, 학생, 주민 등의 행태), 집단(조직이나 기관, 행정단위, 국가 등과 같은 집합체의 구조), 사회적 산물(각종 제도)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단위에 따른 안양학의 연구대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Ⅲ. 안양학 연구의 초점
안양학의 연구범위는 제2절(안양학의 위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범위가 매우 넓어 한계를 규정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안양학이 하나의 실용적 학문으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안양학 연구의 관점 및 접근방법, 연구관점에 따른 안양학 연구의 주요 핵심과제, 안양학 연구를 위한 도구 등이 심도 있게 검토되어야 한다.
1. 안양학의 접근방법
안양학의 접근방법이란 누가 연구하여야 하며, 이때 연구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리고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할 때 사용가능한 접근 틀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포함한다.
가. 연구의 주체와 역할
안양학은 안양의 발전과 안양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연구할 수 있다. 안양지역의 거주 여부를 불문하고 안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면 안양학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의 범위를 넓힐 경우 보다 객관적인 차원에서 안양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참여의 범위를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이러한 안양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는 조정자(facilit-ac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의미는 안양지역의 쟁점사항을 찾아내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는 중개자(media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협상과 교섭을 조직화하여 논쟁점을 해결하고 합의에 도달하여 종국적으로는 결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교육자(teache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안양의 쟁점사항에 대하여 논리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과정을 조정하고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결국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정보와 논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넷째는 발명가(inventor)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안양의 쟁점문제에 대처하고 토론 분위기를 개선하며 갈등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올바른 길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분쟁의 야기자(trouble maker)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 역할은 안양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과 단체들을 선동하여 관심을 갖게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심을 통하여 자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권유하는 역할이다. 분쟁의 야기자는 사람들에게 계층간에 갈등을 일으켜서 문제가 분명히 되도록 한다.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불리하게 될 때 그들에게 정보와 근거를 제공해주고 숙고하도록 한다.
나. 안양학 연구의 접근 틀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접근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접근틀이란 관심대상을 놓고 어떤 시각에서 분석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어떤 대상을 놓고 접근하기 위한 시각은 정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안양학 연구 역시 기존의 이러한 시각들을 토대로 관심대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연구의 시각은 고전이론의 관점, 생태학적 접근, 정치경제학적 접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강대기, 1987). 도시연구의 고전이론은 주로 도시의 구조적 측면보다 변동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분석 내용도 다양하여 미시적 차원의 개인생활과 거시적 차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제 문제 뿐만 아니라 도시에 관한 상징적 차원까지 다루고 있다. 한편 도시연구의 생태학적 접근은 사회현상을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파악하고 인구가 환경에 적응하는 메카니즘으로서의 사회체계를 주요한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도시연구의 정치경제학적 접근은 사회구조 형성의 기초가 되는 경제적 요인과 생태학에서 도외시하였던 정치적 요인을 주요 독립변인으로 보고 도시공동체의 주조적 특성과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 글에서는 도시연구를 위한 기존의 접근방법들이 상호보완적이므로 이론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착안하여 안양학 연구의 접근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도시의 동태적 변화에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동태적 변화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자 할 경우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특정분야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기초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역사적 연구, 사회문화적 연구, 미래학적 연구 등이 수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바, 주로 민속학자, 사학자, 종교학자, 사회학자, 미래학자 등의 연구 영역이 될 것이다.
둘째, 행위자(인구)의 적응행태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행위자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집단, 조직 등을 구성하는 개인의 행태, 집단행태, 조직행태 등을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주로 인구생태학적, 조직생태학적 연구가 수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바, 주로 사회학자, 심리학자, 윤리학자, 경제학자 등이 중심이 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도시 구조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구조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보다 넓은 정치, 경제구조의 기초위에서 조직, 활동, 정책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주로 사회학자, 정치학자, 행정학자, 지리학자 등의 연구영역이 될 것이다. 이밖에 도시의 물리적 구조에 초점을 두는 경우 제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별적인 연구노력이 필요하며 도시공학자, 조경학자, 교통학자, 환경학자 등이 중심이 되어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안양학 연구의 핵심과제
앞서 논의한 안양학의 대상적 범위와 접근방법을 고려하여 현재 안양시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 연구과제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3. 안양학 연구의 도구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한 도구는 크게 양(quantity)적 도구와 질(quality)적 도구로 구분할 수 있다. 양적 도구와 질적 도구는 안양학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을 연구하는 데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도구는 어떤 하나의 접근도구를 선호하는 학자에 의하여 해당 방법의 우월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논쟁의 출발점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질적 접근방법 이전에 나타난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이 질적 방법론과 연계성을 가지며, 양적 접근방법의 결과에 대한 재해석, Kuhn의 과학사 연구에서 비롯된 자기반성과 1960년대 후반의 현상학과 관련된 사상이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양적·질적 접근방법 또는 도구에 대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들 두 접근방법은 상호보완적인 면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하나의 특정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지식의 질, 범위, 의미보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두 접근방법이 동시에 사용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안양학을 연구하기 위한 양적 도구로는 도시구조를 분석하거나 각종 경제변수를 수량적으로 예측하거나 도시정책을 평가하기 위한 계량분석방법들이 있다. 최근 지역분석을 위해 경제학적 관점을 취하고 있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지역간 인구이동분석, 지역경제의 회계분석, 지역승수이론, 공업입지분석, 지역산업연관분석, 지역선형계획법, 지역다변량분석, 지역계량계제분석 등이 그것이다. 한편 안양학 연구를 위한 질적 도구로는 도시 구성원의 의식이나 행태를 조사하고 바람직한 도시상을 정립하기 위한 설문지, 핵심집단인터뷰, 델파이분석 등이 있다.
안양학 연구를 위해서는 이들 양적 도구와 질적 도구중 어떤 하나만을 택하기 보다는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안양학은 교육, 역사, 사회, 행정, 정치, 제도, 경제 등 많은 요인이 복합적이고 역동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목적에 따라 두 접근방법을 혼용하거나 하나의 접근방법을 사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건 반드시 안양학의 과학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료: 구자순, 1985: 114, 임형백·정지웅, 1998: 30
Ⅳ. 결 론
안양학은 안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안양의 발전과 안양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안양지역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통하여 안양의 과거와 현재를 규명함으로써 궁국적으로는 안양의 미래까지를 설계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이러한 목적, 범위, 연구의 주체, 연구의 접근방법 등을 가지고 있는 안양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안양시청, 지역대학, 시민단체, 지역주민, 중앙정부의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안양학은 안양시에서 추구하는 시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슈들을 개발하고 집행할 수 있는 실천시스템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안양시에서 향후에 추진하여야 할 다양한 이슈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양시청은 안양학의 정립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행사장 등의 지원을 포함)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안양학 연구를 통하여 축적되어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정책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안양시에는 성결대학교, 안양대학교, 대림대학, 안양과학대학 등 4개의 대학이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은 안양소재 4개 대학은 지역균형발전을 표방하는 지방화시대에 있어서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간접시설(social infra-structure)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혁신을 선도하는 교육 벤처산업으로서 각종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소득창출 효과와 고용증대 효과 및 산업진흥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책임도 갖고 있다. 안양소재 대학들이 이러한 기능과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각 대학에 안양학 관련 강좌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양학에 관한 교과서나 연구결과가 축적된 것이 없으므로 교양과목으로 신설하여 운영하되 연구결과가 축적되는 정도를 파악하여 선택과목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대학에서 축적된 연구성과들은 관내 초, 중, 고등학교의 교과과정과도 연계된다면 장래의 안양사회의 주인공들의 애향심과 정주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연결될 것이다.
셋째, 안양시에는 ‘안양, 군포, 의왕 환경운동연합’,‘안양 여성의 전화’, ‘안양지역 시민연대’, ‘안양 YMCA’,‘안양 YWCA’, ‘안양경실련’,‘안양여성회’, ‘안양시 여성단체협의회’, ‘녹색어머니회’,‘내일여성센터’와‘시민대학’및‘안양시 자원봉사회’등 많은 단체들이 있다.
이러한 안양소재 시민단체 나 자원봉사단체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보다 살기 좋은 안양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안양학의 생성배경과도 일치한다. 최근 안양지역 시민연대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안양지역의 다양한 자료를 축적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사례는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향후 시민단체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안양학의 학문적 성과물을 통하여 구체화되어질 때 효율성은 극대화될 것이다.
넷째, 안양학의 발전은 종국적으로 안양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따라서 안양학 발전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안양시민들은 안양학의 발전이 자신의 문제임을 자각하고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① 안양 시민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스스로의 욕구를 통합, 조정하여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제의 도래와 정착으로 인하여 지역발전의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시 지역의 주민으로 변화되고 있는 현 실태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안양시민들은 안양학에 대한 발전과 정착을 기대하면서 안양이 가지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을 학문적인 토론의 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슈제기를 하여야 할 것이다. ② 안양학의 발전이 스스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인식하에 안양학 관련 세미나, 공청회 등에 적극 참여하여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본격적인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인하여 하향식 개발논리가 상향식 개발논리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로 이하여 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개발논리로부터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개별적인 개발논리로 변화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하여 서울학, 인천학, 수원학 등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학문이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지역적 토대를 둔 학문이 발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각 지역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학의 생성을 권장하고 이들의 발전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안양학과 관련하여 볼 때 구체적으로는 ① 안양학이라는 학문을 통하여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의 강구에 최대한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② 안양학의 학문적 정착을 위한 초기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중앙정부가 하향식 개발논리를 탈피하고 상향식 개발논리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할 때 중앙정부가 스스로 직접적인 개발논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안양학과 같은 지역 학문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개발논리를 개발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하여 중앙정부는 예산지원, 행사장 지원, 행사시 참여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은 개념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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