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신원성]왕송호수의 철새는 계속 날아와야 한다.

안양똑딱이 2016. 7. 2. 16:40
[신원성]왕송호수의 철새는 계속 날아와야 한다.

[2007/03/30 의왕시홈페이지]

 

왕송호수의 철새는 계속 날아와야 한다.

오늘 아침 안양방송의 왕송호수 조류학습관 관련 대담프로그램을 보고 몇자 적어 본다

4~5년 전부터 왕송호수 도시자연공원 건립과 함께 진행되어 오던 의왕시 조류학습관에 대해 최근 한 시민단체의 문제제기가 대두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는 크게 몇 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 현재는 철새들이 왕송호수 주위에 날아와서 겨울을 나고 있지만 그 주변이 개발되는 향후 5~10년 뒤에도 과연 철새들이 이곳에 날아 올 것인지가 의문이고, 만약 향 후 철새가 날아오지 않는다면 조류학습관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점 둘째, 조류학습관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셋째, 지금 의왕시 재정상황에서 시비 40억 이상을 조류학습관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왕송호수 철새에 관한 상황 판단은 어떠한가?
일단 현재로서는 경기도 중부 내륙 지역에서는 드물게 왕송호수 인근이 철새가 날아오는 지역이라는 것에는 시민단체나 시당국이 크게 의견을 달리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는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하여 왕송호수로 날아와서 먹이활동과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즉 시민단체가 제기한 조류학습관 건립에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도 현재는 철새가 날아오고 있으나 앞으로 날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류학습관과 같은 시설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류학습관을 건립하는 것은 예산낭비로 흐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의 이 주장은 옳은가? 앞으로 철새가 날아오지 않을 가능성과 현재 철새가 날아오는 환경 을 어떻게 보존하고 확대할 것인가의 필요성 중 우리는 어느 쪽에 가치판단의 기준을 두어야 할 것인가?

만약 개발의 가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면 철새가 날아오지 않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판단 할 것이고 환경의 가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면 현재 철새가 날아오는 환경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류학습관 건립의 문제도 철새도래지로서의 왕송호수를 어떠한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개발의 가치보다 환경의 가치에 중심을 둔다면 조류학습관 건립에 대한 논의는 향후 철새가 날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단에 근거하기보다는 철새들의 먹이활동, 번식활동을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그 이상의 조건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으로 부터시작되야 한다.

왕송호수, 조류탐사관에 대한 시민적 참여와 논의를 활성화 시키는데 시민단체의 이번 문제 제기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간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과 오늘아침 안양방송 대담프로그램의 토론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단체는 개발로 인해 향후 5~10년 안에 철새들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니 조류학습관을 건립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이 점에서 시민단체는 보다 중요한 점을 간과 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왕송호수에 철새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기 보다는 현재의 서식환경을 어떻게 보존하고 더 많은 철새가 날아올 수 있게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시에서도 조류학습관 건립이 이러한 노력에 일부로 진행되고 왕송호수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간의 추진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주장이나 현실적, 정책적 필요성도 환경적 가치를 뛰어 넘을 수 없을 만큼 환경의 문제가 소중해진 시대, 환경의 보전이 최고의 가치인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구도 철새가 날아오는 왕송호수를 잘 보전하고 복원하여 후세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번 조류학습관 건립도 이러한 관점에서 논의가 모아지기를 바라며 왕송호수 주위의 개발로 인한 더 이상의 환경의 훼손을 막는데 시민의 힘과 시의 행정력이 모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우리주위의 반딧불이, 개구리,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소중하게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계신 환경운동 활동가 여러분께 존경의 말씀을 올리며 왕송호수의 철새도 행복해지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7-03-30 22:3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