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임종순]안양을 상상하다

안양똑딱이 2016. 7. 2. 16:33
[임종순]안양을 상상하다

[2007/02/09]논설위원·前 안양시의회 의원
안양을 상상하다

1월 중순 네팔을 다녀왔다. 수도 카투만두는 수많은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 행렬들이 바쁘게 흐르면서 근대화하려는 몸부림이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의 여유가 없다.

물이 가장 풍부한 나라임에도 먹는 물, 버리는 물 문제가 심각해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네팔이 하루빨리 불안한 정국에서 벗어나 번영의 길로 접어들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우리나라 지도자들을 생각해 보았다. 이것저것 흠잡을 때 많겠지만, 국민의 땀을 세계 10대 강국으로 끌어올린 근세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한다.

우리 안양 이야기를 해보자. 안양시는 73년 시로 승격된 이후 많은 관선, 민선 시장이 거쳐 갔다. 관양로와 중앙로를 크게 개설해서 징계 받은 시장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고, 대통령까지 직접 만나 숙원사업을 풀기 위해 애쓴 김기재 전시장, 온화한 인격의 소유자인 전 경북지사 이의근시 장, 정치가적 스케일을 보여준 이석용 첫 민선시장, 그들을 포함한 많은 분들의 지도자적 소질과 경향에 도시색깔이 어느 정도 바뀌면서 성장해 왔다.

안양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큰 틀의 도시화가 종료됐으며, 그 이후 개발논리가 옅어지면서 시민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 환경과 문화, 그리고 교육적 욕구가 월등하다. 이러한 시민들의 욕구를 잘 가꿔서 결실을 맺게 하는 것이 정치·사회·교육·문화 등 각 분야의 지역 지도자들이다.

그들에게는 지금 안양의 정체성을 위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지역은 물론 더 나아가 국가와 세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로 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이다.

불행히도 지역의 국회의원 3명 모두 지역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이 아니고 중앙에서 낙점 받아 내려왔다. 이는 큰 인재를 키우지 못한 지역의 책임이며, 구체적으로 지역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2007년은 정치 뿐 아니라 교육·문화·과학·종교 등 각 분야에서 걸출한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원년의 해였으면 한다. 지역의 각 분야에서 시민과 회원들을 섬기면서 신뢰를 얻은 사람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기고, 그 곳에서 얻은 든든한 믿음으로 시민들이 추천해서 지역을 위해 큰일을 하게 하거나 국가를 위해 일하게 하자. 그런 전제로 지역의 여러 지도자들에게 아래의 구체적 성과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먼저 자라나는 아이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하라.
다음으로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해 서로의 다툼을 멈추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하는 사회를 만들라. 다툼은 지역에 악한 기운을 심는다.

그리고 수리산과 관악산, 안양천과 학의천 등 자연을 자연으로 돌려주며 그곳에서 시민들이 정서적 쉼을 얻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조성하라.

위의 것들은 현재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소명이며, 자리에 연연하는 자는 건강한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서야 할 것이다.

이제 안양에서도 이건희 회장의 비전과 테레사 수녀의 섬김이 몸에 밴 지도자가 나오는 즐거운 상상을 하자. 그러면 이루어지리라.

2007-02-09 17:4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