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남장우]안양시, 일방통행식 쓰레기봉투값 인상

안양똑딱이 2016. 5. 3. 16:40
[남장우]안양시, 일방통행식 쓰레기봉투값 인상

전 안양시의원


 

안양시, 일방통행식 쓰레기봉투값 인상
<경인일보에서 발췌 03/02/08일자>계미년 새해 초부터 쓰레기 봉투가격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가뜩이나 불안한 소비심리가 위축돼서 경기가 더욱 악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공공요금의 인상은 각종 물가의 상승을 유발하고 물가의 상승은 소비 위축과 경기 악화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만큼 무엇보다도 사전 검토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안양시장은 지난 2002년 12월10일 쓰레기 봉투가격을 평균 45.45% 인상하는 '안양시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중 개정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이 개정조례안은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와 의회 본회의의 심의를 거쳐 시장이 제출한 원안대로 통과됐다.

시장은 시의회에 인상안을 제출하면서 그 이유를 “97년 이후 동결된 쓰레기 봉투가격을 쓰레기 배출자 부담원칙을 적용, 단계적으로 현실화하여 부족재원을 확보하고 쓰레기 양을 줄여 재활용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으며, 의회는 개정안 심사과정에서 현재 쓰레기 처리비용 대비 봉투판매 등의 수익률이 26.1%로 약 23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한 안양시의 쓰레기 처리실태를 살펴볼 때 자체 소각처리시설 용량이 인근 수원, 성남, 부천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실정임을 감안하면 이번 가격 인상이 배출 쓰레기 양을 줄이는 한 방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안양시의 집행기관이며 조례안 제출권자인 시장과 의결기관이며 조례안 심의권을 가지고 있는 시의회가 이구동성으로 이번 쓰레기 봉투값 인상은 불가피하고 적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의결, 확정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쓰레기 봉투값 인상과 관련하여 먼저 인상안을 제출한 집행기관에 대해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시민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했는가? 시민의 생활과 관련되고 가계의 부담이 되는 조례안을 개정하면서 입법예고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함이 타당할진대, 무엇이 두려워 이를 시행하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둘째, 지난 5년간 한번도 쓰레기 봉투값을 인상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쓰레기 처리 예산의 과다한 지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닌데 지난 5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것은 총선, 지방선거 등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지난 5년간 매년 10% 이내로 인상을 했다면, 이번처럼 한번에 45%를 인상하는 무리수로 인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셋째, 안양시는 과연 앞으로도 이러한 일방통행식 행정을 계속할 것인가? 시민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단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사용료 등 공공요금을 또다시 대폭 인상하는 행정을 재현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한편, 의결기관인 시의회는 이번 인상 조례안을 심사, 의결하는데 있어 내부적인 진통도 있었으나 몇가지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우선, 개정안에 대한 보다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어야 했다. 시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과연 이번 개정안을 심사하면서 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조례와 인상폭에 대한 비교,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의 결과, 사후에 발생할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신중히 결정했어야 한다고 본다.

둘째, 개정안 심리과정에서 대폭 인상을 반대하는 일부 의원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에 밀려 그 뜻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개정조례안의 경우도 집행기관이 제출한 45%의 인상률을 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적정한 인상률로 수정해 의결하거나, 본회의 심의시 원안을 심의 보류한 후 재심사를 통해 수정의결 했다면 시민들로부터 반발과 질책 대신 제대로 된 의정활동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라건대, 집행기관과 의결기관 모두 60만 시민을 위한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남장우 前안양시의회 의원>

2003-05-28 09: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