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이명숙]안양 포럼을 다녀와서

안양똑딱이 2016. 6. 30. 14:15
[이명숙]안양 포럼을 다녀와서

[2005/04/02 안양시민]

안양문화재단의 설립과정의 문제와 방향의 글을 읽었고, 말 많은 신필름예술센터와 가축위생시험소, 삼덕제지터의 공공성에 대한 낭독도 들었다.

압권이었던 것은 공공예술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안양유원지의 공원화를 진행하고 있는 예술감독이자 교수인 이영철님의 씩씩하고 용감한 실험정신의 의지를 나타낸 주장이 아니었나 싶다.

기대한 만큼 퍼블릭(Public)하게 조성될지 두고 볼 일이나, 테마를 문화예술의 코아(Core)로 했더라면 지역 예술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발산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근원지로서의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문화는 시대와 정서에 따라 자연스럽게 탄생하고 스스로 변화와 발전 소멸을 되풀이한다. 그 중 극히 일부가 주목을 받기도 하고 상업화에 성공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성공을 예견하고 롱런을 장담할 사람은 없다.

상업화에 성공한 문화를 꿈꾸면서 성공사례를 대관료나 입장수입에만 의존했던 타지역의 졸속행정을 그대로 카피할 수밖에 없었던 입안자들이나 단체장만 탓할 일이 아니다.

전문성이 결여된 의원들의 미숙과 결국 밥그릇싸움으로 나타날 지역적, 전문적 로컬의 카르텔을 깨야한다던 당찬 주장이 애교 있는 설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양심적 고찰이 필요할 때이다.

특이할만한 문화도 없는데 타도시보다 월등히 많은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고, 그 많은 문화 구성원 각각의 아우성이 결국 일관성 없고 실패만 되풀이되는 정책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이 앞서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럼 내내 세 명의 발제자가 주장한대로 안양을 대표할만한 예술문화가 있었는지조차 아리송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현재 62만 안양시민들이 애절하게 목말라 하는 문화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공공시설의 이전에 따른 유휴지의 활용방안에 따른 제안이 공원과 예술문화로 고정화시키는 모습은 지루하기까지 했다.

문화예술의 개념이 관광지 상점처럼 내내 그것이 그 모양인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긍정적인 반응은커녕 문화단체의 숫자와 아우성만 늘어날 것임을 예상해야 할 것이다.

그간의 실패에 대해 가장 성토 받아야 할 대상은 시의회와 소속전문위원들이다. 자신들의 무지와 무능에서 비롯된 직무유기를 만회하려면 하시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가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그리하여 도시건설과 문화예술의 격에 어울리는 창의력과 기지로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관리 감독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도태당할 일만 남을 것이다.

다시는 대안 없는 제안과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도 모르는 도표들이나 읽어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그들을 격려하고 질타하는 몫은 시민인 우리에게 있다.

2005-04-02 10:3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