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영부]안양천 대보름 축제의 의미

안양똑딱이 2016. 6. 30. 14:09
[김영부]안양천 대보름 축제의 의미

[2005/02/20 시민연대]민예총 안양군포의왕지부 사무국장


 

민족의 큰 명절 정월대보름이 다가온다.

옛부터 대보름은 신명과 희망의 잔치이자, 한해를 사는 힘의 원천이었다. 오는 23일(수) 박달1동 박석교 부근 안양천 둔치에서 열리는 <안양천 대보름 축제>는 ‘전통문화와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세대와 계층의 구별 없는 ‘대동의 축제’라는 점에서 뜻 깊다.

작년 정월대보름이 떠오른다. 영하 15도의 추운 날씨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2천명 넘는 시민들이 늦은 밤까지 흥겨운 풍물가락과 신나는 문화공연,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대동놀이의 잔치판에 푹 빠진 것이다.

안양천에서 희망을 보았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연을 만들어 주어 함께 날리는 모습, 쥐불놀이 깡통을 만들어 밑불을 담아주는 모습은 전통의 맥을 잇는 아름다움이다. 한 해의 소망을 적은 소원지를 새끼줄에 꽂아 넣고 환한 보름달이 떠오르면서 신명난 풍물가락에 맞추어 달집을 태우는 순간, 모든 이의 소망은 이미 활짝 꽃 피기 시작할 것이다.

생태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안양천을 되살리는데 큰 기여를 한 '환경운동연합'과 안양의 토박이 단체인 '가로등회'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이 축제를 더욱 빛낸다.

산업화 시대에 공장 폐수로 안양천의 색깔이 시커멓게 변하면서, 악취가 심해지면서 깡통을 돌리던 아이들의 모습도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것은 안양천이란 놀이광장을 잃어버리면서 자생적인 안양의 생활문화가 사라진 것을 뜻한다. 그때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야만 했던 아이들이 중년이 되어 자녀들과 다시금 깡통놀이 하는 감회는 어떠할까?

‘되살아난 안양천’과 ‘되살려야 할 전통문화’는 맥을 같이 한다.

안양천은 어느새 변방으로 전락한 만안지역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풀만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문화라는 것은 자생적이어야 한다. 계층과 세대가 어우러지는 대동의 축제, 삶의 철학이 깃든 축제는 생명력을 갖는다.

이러한 점에 견주어 볼 때 안양천 대보름축제는 ‘수도권의 대표적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상상해 본다. 안양천이란 광장에, 환경과 전통문화의 결합, 문화에 대한 뜨거운 갈망과 훈훈한 인정이 있는 만안구 주민들의 함께 하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의 풍속과 그 밑에 깔린 정신을 다시금 이 시대 우리들의 생활문화로 정착 시킨다면 ‘좀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을유년 정월대보름, 안양천에서 희망을 맞이합시다!”

2005-02-19 20:5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