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대규]우리 '마음'부터 바꿉시다

안양똑딱이 2016. 6. 21. 16:58
[김대규]우리 '마음'부터 바꿉시다

[2005/01/18 안양시민신문]김영부님의 글을 읽고
김영부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진정 안양을 사랑하고, 안양문화를 염려하는 충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젊은 혈기’가 부럽습니다. 모든 위업(偉業)은 ‘열정’의 소산이지요.

안양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행사가 없다, ‘기득권 세력들’이 ‘최소한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문화재단’의 주체(이사)가 될 전문인이 없다는 등의 질책에 대해서도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해명의 궁색함을 절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항들은 ‘단답형’으로 풀릴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게 간단한 ‘OX’식 문제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는 ‘안양문화재단’ 설립에 따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안양지부(이하 ‘민예총’)의 ‘의견서’를 접하고, 전반적인 제안들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을 표했지만, ‘문화재단’의 운영주체를 구성함에 있어 ‘기득권’을 가진 ‘지역예술인’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맡아야 한다는 ‘민예총’의 주장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오해’란 ‘민예총’이 그 ‘전문가 그룹’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그룹’이라는 어휘에서 배타적 집단성, 즉 근래 한국사회의 갈등요인이 되어온 ‘편가르기’의 인상을 짙게 받았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기득권 세력·국민주권·정치권력·문화향수권·선심성 행정’ 등과 같은 용어들이 순수한 문화예술계에까지 등장되는 현상을 환영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아니, 누구는 되고, 무슨 단체는 안 된다는 접근법은 그 발상 자체가 비문화적이라는 것입니다.

‘함께’ 가는 것이지요. 그 ‘함께’란 ‘지역 문화예술인’ 모두를 지칭합니다. 안양예총·민예총·안양문화원뿐만 아니라, 여타 단체·전문가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전문성’을 앞세울 때, 반드시 ‘지역인’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릅니다.

문화예술 활동은 그 본질이 ‘정신적’인 것이기에, 해당 지역의 전통이나 특성에 대한 숙지도(熟知度)와, 특히 ‘애정’의 열도(熱度)는 무시할 수 없는 핵심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인간만사에서 ‘사랑’을 뛰어넘는 행동양식이 없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문화재단’은 ‘경영논리’보다 ‘문화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문화재단’은 이윤창출이 아니라 ‘문예진흥’만이 목표인 것입니다.

‘문예진흥’ 자체가 ‘이윤창출’이라는 것이지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영·행정·법률·회계·교육’ 등도 필요하겠지만, 그들 전문가들을 모두 임원화하자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민예총’이 “안양시로부터 사무실과 운영비를 지원받는 예총이나 문화원과 달리 어떠한 혜택이나 기득권도 없다”는 얘기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지원’을 받아야지요.

이 기회에 나는 우리 안양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이심전심의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문화예술의 정신적 자율성이나 문화예술인의 독자적인 자존심에서, 관에 대한 ‘요구’보다 자중(自重)·자애(自愛)·자강(自强)의 ‘실력’을 함께 배양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안양에 반드시 필요한 예술인, 꼭 있어야 할 단체로 거듭나자는 것이지요.

이런 글을 쓰면서 우려되는 것은, 아직 구체적인 결정사항도 없고, 설립되지도 않은 ‘문화재단’에 대해, 자칫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그 주도권 쟁탈전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은 김영부님도 마찬가지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안양문화’를 바꾸자는 제안의 근본취지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에 앞서 서로 ‘마음’부터 바꾸는 것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바꾼다’는 말에는 ‘상호교환’의 의미도 있습니다. 김영부님, 우리 함께 고민합시다.

2005-01-18 10:5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