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신호근]“재래시장을 살려야 한다”

안양똑딱이 2016. 6. 3. 17:07
[신호근]“재래시장을 살려야 한다”

[2005/06/08 시민연대]넥스트건축 대표


 

지역 하부경제의 중심 역할을 해 온 재래시장이 유통산업의 전면 개방과 현대인들의 급격한 소비 취향 변화로 인해 이웃에서 멀어져 가고 있으며 홈쇼핑, 전자상거래 및 대규모 자본과 현대적 시스템을 갖춘 대형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설 등으로 고객들이 떠나가고 있다.

하지만 항상 위기가 위기일 수만은 없다. 어떤 때는 위기가 역으로 기회일 수도 있다. 한국영화가 외국영화에 밀려 잘생긴 영화배우 머리까지 깍아 놓은 때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걸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한국영화가 역으로 외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까지 한류열풍이 불고 있지 않은가?

한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오는 적잖은 예산이 단순히 아케이드와 외부시설 현대화에만 사용되는걸 보고 지나치게 하드웨어 보강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소 안타까움을 느낀다.

재래시장의 문제는 급하게 눈에 보이는 문제만 감추려 하지 말고, 다양하게 검토하고 논의해 시장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 테마를 정한 후 시장 활성화에 대한 종합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시는 각 지역에 위치한 시장 여건을 파악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새롭고 경쟁력 있는 상권이 될 수 있는 시장 외 용도로 과감히 재고해야 한다.

이제 하드웨어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한번 야기해 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몇가지 대안을 정리해 본다.

■ 현금영수증 발급과 신용카드 사용
올해부터 ‘현금영수증 발급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재래시장에서는 무허가 판매점이나 노점상의 경우 영수증 발급이 전무한 상태이며, 주부들은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래시장을 기피하는 요인중
의 하나라고 본다.

■ 재래시장의 온라인화
재래시장의 홈페이지 및 포털사이트 구축을 통해 온라인 구매가 가능토록 하고, 시는 지역내 회사에서 포상·명절·기념일 등의 선물용으로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 지역상인들의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 시의 행정지원
현재 재래시장은 고사위기에 빠져 있다. 이럴 때 시는 유통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일시적인 응급처치가 아닌 지속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공무원을 파견해 재래시장 별로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과 상인들의 애로사항 등을 폭넓게 청취하고, 재래시장별 조언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 현대적 물류시스템과 택배시스템 구축
외국계 거대 자본과 국내 거대 재벌기업의 대형유통 시장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들을 정확히 바라봐야 한다. 그들의 특징은 거대 자본에 따른 대량물류와 택배시스템 구축이다. 이제 재래시장도 현대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번영회를 통해 단일 배송시스템 구축과 구매단가의 최소화, 물류비 절감 등으로 고객에게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인정있고 색깔있는 재래시장 조성
지방의 재래시장 중 자기들만의 주종목이 있는 시장에는 멀리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에 외국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내부 환경이나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좋은 컨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 재래시장도 홍보시대
우리는 현재 홍보와 광고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광고가 우리 귀속 깊이까지 들어와 있는 시대에 재래시장도 홍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디자인 전문가를 통해 CI를 쇼핑봉투나 장바구니, 홍보물, 기념셔츠, 모자 등에 입혀 시장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또한 음악회, 패션쇼, 풍물패공연, 노래자랑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벤트가 있는 재래시장으로 꾸려가야 한다.
이밖에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진행하면서 시는 각종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균형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림대학 겸임교수·넥스트건축 대표

2005-06-09 0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