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서동욱]내가 뉴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안양똑딱이 2016. 7. 17. 17:26
[서동욱]내가 뉴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2008/03/18 안양뉴스]뉴타운취소 행정심판 탄원서 제출한 주민


 

내가 뉴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재개발 목표와 철학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때"

서동욱(뉴타운취소 행정심판 탄원서 제출한 주민)

모든 국민에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고 사유재산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 또, 사유재산권을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국가가 사유 재산권을 임의로 통제하기도 한다. 단 조건이 있다. 적절한 절차를 거치고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타운 지구지정을 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부득이한 경우’ 다. 뉴타운 지구로 지정이 돼서 개발이 시작되면 어찌됐든 주민들은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 곧 사유재산권을 침해받는 것이다.

지난 2008년 4월7일 경기도 지사는 만안구 일부지역(안양,박달,석수동 일원1,776,040㎡)을 뉴타운 지구(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고시 했다. 하지만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도촉법(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에서 정한 요건(노후.불량주택과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 지정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무시한 것이다.

노후도를 판단한 시점과 방법이 잘못됐다. 안양시가 노후도를 판단한 시점은 지구지정 당시가 아닌 미래 시점이다. 안양시는 2009년 12월에 만안구 뉴타운 지역 건물 노후도가 5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또, 무조건 20년이 경과되면 노후한 건물로 판단했다. 안전진단 등의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라 서류만 보고 20년이 경과된 건물을 무조건 노후한 건물이라 낙인찍은 것이다.

이러한 판단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은 안양5동 과 9동 주민들이 제기한 ‘주거환경개선사업 취소소송’ 에서 이미 밝혀졌다. 재판부는 경기도와 안양시가 노후도를 판단한 방법(20년이 경과되면 무조건 노후한 건물이라 판단 한 것) 이 잘못됐다고 판결했다.

그래서 뜻있는 주민들 의견을 모아 작년 9월29일 뉴타운 지구지정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청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뉴타운사업은 도시의 낙후된 지역에 대한 주거환경개선과 기반시설의 확충 및 도시기능의 회복을 위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도촉법 제6조에서는 노후·불량주택과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으로서 주로 주거환경의 개선과 기반시설의 정비가 필요한 경우에 지구지정을 하게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지사와 안양시장은 뉴타운지구지정 시점에서는 그러한 것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법에서 정한 요건을 무시한 불법 행정행위가 성립 되는 것이다.

뉴타운 광역개발 이기에 주민들 뜻 ‘더’ 존중 돼야

뉴타운지구지정은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전단계이지만, 지구 지정된 지역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재개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는 지역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뉴타운사업이란 그동안 추진된 소규모 구역단위의 개발 사업이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주택중심으로만 추진되어 난개발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되는 광역적 도시기능 회복 사업이기 때문이다.

뉴타운사업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지구지정 및 촉진계획 결정에 대한 동의를 받는 절차가 없다. 사실은 근본적으로 이 점이 문제다. 미리 주민 동의를 받은 다음 지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옳은 일이다.

때문에 안양시장은 당연히 사유 재산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하고 법적인 절차에 하자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일 잘 하라고 투표해서 뽑아준 것이다.

하지만 안양시장은 어찌된 일인지 주민들 재산권을 지켜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법에 정해진 절차마저도 어기며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 도촉법에서 정한 절차를 어기면서 까지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것이다.

도정법 등에서 정의하는 노후. 불량 건축물은‘도시미관의 저해 등의 이유로 인해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서 최소 20년이 경과된 건축물’ 이다. 하지만 안양시는 단지 20년 등이 경과된 건축물을 모두 노후·불량건축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했다. 앞에서 언급했다 시피 이 문제는 이미 5동 9동 주민들이 증명했다.

또, 노후도 판단시점도 잘못됐다. 최소한 뉴타운지구 지정을 검토하는 시점에 법적 요건이 충족되어 있는지를 판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뉴타운지구 지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2009.12월말 노후도가 50%(사실 이 부분도 실질적인 노후도가 아님)라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판단이다. 행정심판청구에 대한 경기도지사의 답변에서도 이 부분은 반박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법적인 제도에 대한 문제는 제쳐 두고 현실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안양시 뉴타운 사업 관계자는 뉴타운사업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이 말이 사실일까? 뉴타운 사업을 하면 만안구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장담하건데 그렇지 못 할 것이다.

사업성에 대한 검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결국 현재의 주민들은 입주에 필요한 추가 부담금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정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경제성장률 저하 및 노령인구증가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과거와 같은 재개발 프리미엄도 상실된 것이다.

그동안 안양시와 경기도시개발공사는 각 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했다. 주민들이 제일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내가 얼마를 보상받고 입주하는 아파트가 몇 평짜리이며 분양가가 얼마 정도 되는지 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알 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때문에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왜 이런 간담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개발이 진행되고 개별적으로 권리가액 및 분양신청 등에 대한 내용이 통보되면 주민들은 한꺼번에 불만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다. 덕천마을 같은 주민들의 소요 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양7동 덕천마을 재개발 지구 주민들은 주택공사에서 제시한 감정가액을 통보 받은 후 ‘재개발반대’ 를 외치며 수차례 집회를 열었다.

때문에 이런 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6만 여명 주민들의 재산이 걸려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주민들의 재산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이다. 또, 재산 가치나 최소한의 현재 임대 수입 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세입자들에 대한 대책도 공감대가 이루어지도록 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만안 뉴타운지구 지정 고시 취소를 위한 행정심판청구 건은 국무총리실 행정심판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행정심판법에서는 청구한 날로부터 최장 90일 이내에 가부를 결정하게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 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뉴타운사업과 같은 무분별한 개발정책은 당장 멈춰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을 모두 아파트에만 살게 하여 기본적인 주거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단독주택에서 나무를 키우면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소박한 희망을 빼앗아 가는 행위가 될 것이다. 또, 엄청난 자원 낭비와 환경 파괴를 유발하여 결국 우리의 후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법적인 절차를 위반함은 물론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산적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방안 없이 추진되고 있는 만안 뉴타운사업은 당연히 취소 되어야 한다. 새로운 주거문화에 대한 대책을 심도 깊게 고민하고, 재개발의 목표와 철학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2009-03-19 14:5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