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섭]서이면사무소와 故 박두리 할머니
[2008/03/07]논설위원/ 변호사
[2008/03/07]논설위원/ 변호사
서이면사무소와 故 박두리 할머니
안양옥이라고 불리던 조선총독부 산하의 서이면사무소가 복원된 지도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복원의 결정은 시민들의 동의 없이 밀실에서 행해졌지만, 이후 일제시대 수탈사 사료관의 역할과 청소년에 대한 식민지 역사에 대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합의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전국적 단위의 일제 수탈사 관련 자료의 수집을 위해서는 안양시의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정부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 지원된 금액 정도로는 전국적 단위의 수탈사 관련 자료는 고사하고 안양지역에 있는 자료들을 모으기에도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서이면사무소라는 하드웨어를 복원하고 특정 개인의 자료를 배치하는 초기 단계를 거친 후 제대로 된 예산을 배정해 사료라는 소프트웨어를 갖춰 나가는 시기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본군 성 노예였던 故 박두리 할머니가 안양메트로병원에서 돌아가신 지도 어언 2년이 지났다. 안양의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장례를 치르고 매년 추모제를 치르고 있다.
장례에 참여한 정신대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윤미향씨는 시민단체들의 수준 높은 연대와 열정적인 참여에 감동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일제의 앞잡이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 성 노예로 모진 세월을 살아오던 할머니는 일본군 성 노예로 살았던 사실에 대해 가장 먼저 커밍아웃한 사람들 중 하나였고 진상규명을 위해 앞장선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딸들을 지키지 못한 못난 자들이 할머니를 향해, 오히려 부끄러운 삶을 숨기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민족이 수천 년의 세월동안 이어져 오면서 영광의 역사가 있을 수 있고 부끄러운 시절도 있을 수 있다. 만주를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의 시기가 있는가 하면 나라를 빼앗겨 외세의 통치를 받던 일제시대도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둘 중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모두에서 배우는 것’이 타당하다. 영광의 역사에서만 배우려 하지 말고 부끄러운 사실에서도 배워야 한다. 서이면사무소의 복원을 통해 수탈의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가 하면 박두리 할머니의 삶을 통해 식민지 백성의 고난어린 삶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의 평화단체들이 한국의 관광지를 주선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현재는 판문점 정도를 보여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일제치하에서 독립군을 고문하던 것으로 유명한 서대문형무소,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평화박물관 관람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
안양의 서이면사무소에 만들어질 수탈사사료관, 고 박두리 할머니 추모사업도 관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애호가들에게 안양의 이름을 깊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라 해서 숨기려고만 들면 다시는 우리 아이들을 교육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안양옥이라고 불리던 조선총독부 산하의 서이면사무소가 복원된 지도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복원의 결정은 시민들의 동의 없이 밀실에서 행해졌지만, 이후 일제시대 수탈사 사료관의 역할과 청소년에 대한 식민지 역사에 대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합의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전국적 단위의 일제 수탈사 관련 자료의 수집을 위해서는 안양시의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정부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 지원된 금액 정도로는 전국적 단위의 수탈사 관련 자료는 고사하고 안양지역에 있는 자료들을 모으기에도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서이면사무소라는 하드웨어를 복원하고 특정 개인의 자료를 배치하는 초기 단계를 거친 후 제대로 된 예산을 배정해 사료라는 소프트웨어를 갖춰 나가는 시기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본군 성 노예였던 故 박두리 할머니가 안양메트로병원에서 돌아가신 지도 어언 2년이 지났다. 안양의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장례를 치르고 매년 추모제를 치르고 있다.
장례에 참여한 정신대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윤미향씨는 시민단체들의 수준 높은 연대와 열정적인 참여에 감동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일제의 앞잡이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 성 노예로 모진 세월을 살아오던 할머니는 일본군 성 노예로 살았던 사실에 대해 가장 먼저 커밍아웃한 사람들 중 하나였고 진상규명을 위해 앞장선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딸들을 지키지 못한 못난 자들이 할머니를 향해, 오히려 부끄러운 삶을 숨기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민족이 수천 년의 세월동안 이어져 오면서 영광의 역사가 있을 수 있고 부끄러운 시절도 있을 수 있다. 만주를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의 시기가 있는가 하면 나라를 빼앗겨 외세의 통치를 받던 일제시대도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둘 중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모두에서 배우는 것’이 타당하다. 영광의 역사에서만 배우려 하지 말고 부끄러운 사실에서도 배워야 한다. 서이면사무소의 복원을 통해 수탈의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가 하면 박두리 할머니의 삶을 통해 식민지 백성의 고난어린 삶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의 평화단체들이 한국의 관광지를 주선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현재는 판문점 정도를 보여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일제치하에서 독립군을 고문하던 것으로 유명한 서대문형무소,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평화박물관 관람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
안양의 서이면사무소에 만들어질 수탈사사료관, 고 박두리 할머니 추모사업도 관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애호가들에게 안양의 이름을 깊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라 해서 숨기려고만 들면 다시는 우리 아이들을 교육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2008-03-07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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