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CEO에게 듣는다] (23) 이상택 안양샘병원 이사장
파이낸셜뉴스입력 2010.06.07 16:49수정 2010.06.07 16:49
샘병원은 경기 안양지역에서 시립병원 역할을 하는 곳이다. 1967년 11월 의원으로 시작해 1972년 병원급으로 한 단계 도약한 뒤 제1종합병원으로 성장하면서 줄곧 안양지역 주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안양 샘병원의 설립자 이상택 이사장에게 병원의 현재 모습과 미래상에 대해 들어봤다.
―안양샘병원에 대해 소개해달라.
▲효산의료재단 샘병원은 1967년 의원으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부인인 황영희 박사가 원장을 맡았고 1972년 7월 1일 병원급인 안양병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당시에는 내과, 일반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4개과로 진료를 시작해 지금은 안양을 대표하는 지역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샘병원은 안양샘병원, 샘여성병원, 샘한방병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노인재활센터(안양시 위탁), 만안구 노인보건센터(만안구 위탁) 등도 운용하고 있다. 총 620병상이다.
―안양지역에서 시립병원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병원을 설립할 당시 안양 지역에는 병원이 없었다. 인근 수원지역까지 나가면 성빈센트병원, 경기도립의료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안양지역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의료는 인간에 대한 생명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선치료 후에 행정적인 것은 뒤로 미루는 게 의료인의 자세라고 평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시립병원 같은 분위기가 됐다. 행려병자들도 많이 떠맡게 됐고 주변의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등에 진료봉사를 가기도 했다.
―안양 샘병원 설립 이후 여성병원과 한방병원도 설립했다.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고자 여성병원과 한방병원을 설립했다. 여성병원은 여성들만의 질환을 좀 더 편하게 진료하고자 공기가 맑고 조용한 수리산 자락에 있는 병원을 인수해 만들었다. 여기에서는 산부인과를 기본으로 여성들이 갖고 있는 내분비질환, 골다공증, 유방암 등을 종합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한방병원은 환자들 때문에 만들었다. 환자들이 한방에 대한 치료효과가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환자의 불편 없이 한방과 양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방병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의사가 협조해 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이 때문에 환자가 어떤 진료를 선택하든지 서로 협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방병원이 안양샘병원의 바로 옆에 있는 이유다.
―안양샘병원은 다른 병원과 달리 보완대체 치료를 하는 통합의학센터를 개설했다. 기존 암센터와 어떻게 다른가.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물론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 등 근거중심의학의 기본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암치료에 있어서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어떤 것을 먹으니 좋더라는 얘기가 있다. 이를 배척하지 말고 수용하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이 통합의학센터를 만들었다. 기본적인 암치료를 한 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실제 보완치료를 했더니 면역력 증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보완치료는 음식 등 생활습관치료, 자가면역 세포치료, 영적인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시행한다. 암치료를 할 때 암과 싸우는 게 아니라 동행한다고 생각하면 암이 우리를 적으로 삼지 않는다. 이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간혹 기도로 낫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의사들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한다. 하지만 이를 인정해주고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환자가 좀 더 병을 이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병원에는 치유은사를 가진 목사도 4명이 있다. 이를 위해 전인치유원도 만들었다.
―전인치유원은 어떤 것인가.
▲샘병원의 의료활동은 육체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전인치유를 접목한 것이다. 경기 평택과 강원 철원에 전인치유원을 설립해 전인치유가 필요한 환자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인치유를 돕는 사람들은 정규 과정의 의과대학을 나온 의사, 신학대학을 나온 목사,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 미술·음악을 전공한 사람 등 다양하다. 병원에서는 이를 위해 환자들과 함께하는 음악회, 기도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내놓진 않았지만 전인치유를 함께 했더니 환자의 반응이 밝고 긍정적이다.
―암센터도 새로 짓는다고 하는데 언제 오픈하나.
▲암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암센터를 오는 11월 개원 예정으로 준비중이다. 장소는 군포로, 연건평 33057㎡(1만여평), 400∼500병상 규모다.
―외국인 진료 서비스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안양과 안산이 공장지대라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타국에 와서 일하는 어려운 사람을 사랑으로 품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플 때 제일 서러운 법이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로 했다. 2004년부터 매월 첫째주 일요일 안양샘병원 2층 심폐센터 앞에 사랑의 무료진료소가 문을 연다. 그러자 주변 이웃들이 동참을 해줬다. 제약사에서 약을 제공해주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아주고 빵집에서 무료로 빵을 제공하고 있다. 4∼5년 전부터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가서 진료봉사도 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8일까지 아프리카 짐바브웨를 방문해 그쪽 정부, NGO 단체인 아프리카 미래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4∼5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봉사할동을 해 왔는데 이번 계약으로 연속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샘병원은 향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의료인을 교육하는 의과대나 의과대 부속병원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병원 투자 계획은.
▲암센터 이후 질환별로 특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단 안양 동안구에 부지를 확보해놨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앞으로 병원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로 넘길 생각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의학전문기자
■ 이상택 이사장은..
안양샘병원 이상택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사장실을 방문했을 때 방 안 가득 노래가 울려퍼졌다.
'우리는 샘∼가족'으로 시작되는 병원가였다. 이 가사는 이 이사장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실제 음악을 좋아하는 이 이사장은 환자를 위한 무료 음악회를 여러 차례 열어 환자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안양샘병원이 안양지역의 시립병원 역할을 한다'는 말을 가장 듣기 좋아한다. 개인병원을 효산의료재단으로 변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게 인생철학이다.
이 때문에 이 이사장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서로 협력해서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19일에는 정부가 제정한 부부의 날 상도 수상했다. 부인인 황영희 안양샘병원 명예원장은 안양샘병원의 모태인 의원 시절에 동료 의사이자 삶의 동반자로 44년을 함께 보냈다.
이 이사장은 "부부의 상 자격규정에는 부부가 금실이 좋다는 것 이외에 자녀교육을 잘 시키고 사회봉사 활동 등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부부에게 상을 수상한다는 구절이 있다"며 "그동안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상을 받게 됐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69세 △부산 △부산대의대 △적십자병원 △고려대의대 대학원 석·박사 △안양병원장 △효산의료재단 설립 △사회발전이바지 국민훈장 석류장(대통령상) △고려대의대,순천향대, 성균관대 외래교수(현) △효산의료재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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