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영부]학의천 축제는 멈추지 않는다

안양똑딱이 2016. 7. 1. 16:29
[김영부]학의천 축제는 멈추지 않는다

[2006/08/11]안양민예총 사무국장 / 학의천축제 기획자
‘학의천, 한 여름 밤의 축제’를 준비 중에 동안새마을금고와 관양2동·평촌동사무소가 모여 독자적으로 축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민들을 위해서 즐거운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행사명칭을 도용하고, 기획과 연출을 담당한 주최단체를 배제한 상태에서 ‘단순 공연팀으로만 출연하라’고 통보한 것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난해 축제가 성공하도록 후원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주최측이라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 새마을금고와 동사무소가 ‘민간단체’를 배제시키고 따로 모여서 ‘순수민간주도의 행사를 열겠다’고 하는 논리도 이해되지 않는다.

돈이 많고 조직력이 돼서 시민들에게 봉사를 하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지금껏 헌신하고 노력한 문화예술인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문화축제를 개최하겠다는 의도가 궁금하다.

그동안 문화계에서는 민간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합심해서 일군 성공한 문화축제를 지자체에서 빼앗아 가는 사례가 왕왕 있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대단히 좋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이 법적대응을 한 사례가 있다. 법원은 “축제의 기획과 연출도 지적재산권으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며 “혼동을 줄 수 있는 유사한 축제명칭을 사용하지 말라” 판결을 내렸다.

축제는 즐거워야 한다. 많은 이들이 한마음이 되어 경험하는 즐거운 일탈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피곤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환호성과 박수를 치고 열광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난해 학의천축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냇물에 발 담그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공연을 감상하던 어린이들. 간간히 비가 내려 3시간을 훌쩍 넘겼어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고 큰 박수를 보내준 수천 명의 시민들. 행사를 마치고 정리와 청소에 참여한 수준 높은 시민의식….

4년 동안 소박하게 음악회를 열어온 대우아파트 음악동호회 ‘소리마을’의 정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전문예술인들과 같은 무대에 올라 마음껏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친 아마추어 시민예술가들이 주인공인 축제였다. 그야말로 ‘순수 민간주도의 축제의 장’으로서 안양문화의 새로운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학의천축제는 되살아난 안양천과 학의천을 통해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담고자 한다. 자생적 시민문화가 튼실하게 뿌리내려서 마침내는 문화광장이 되는 안양천의 미래를 꿈꾼다. 학의천축제를 지키도록 성원해 주신 소중한 분들께 감사드리며, 지난해 축제 뒤에 한 대학교수께서 보내온 편지 글을 옮기는 것으로 맺는다.

“내가 경험한 최고의 잔치! 비도 내리지 않은 시원한 여름의 밤! 하늘도 도와 준 학의천 잔치! 국내외를 다니며 봐도 아직까지 내가 경험한 최고의 잔치! OO시민축제를 뛰어 넘는 성공작! 자율과 참여가 빚어 낸 멋진 감동! 프로페셔널리즘을 능가한 아마츄어리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동입니다. 지방자치단체 축제, 여기서 배워야 합니다”

2006-08-11 2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