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최병렬]목민관 최대호, 다산의 길을 걷다(2023.11.13)

안양똑딱이 2023. 11. 13. 19:26

최대호 안양시장이 공직자로서 최고상인 다산목민관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마다 년말이 다가오면 금년도 다산목민대상 수상지는 어디일까 각 지자체마다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각 단체장들이 이 상을 선호하는 이유는 행정자치부가 정약용 선생의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 정신을 바탕으로 시민을 위한 창의 시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주는 상으로 그 어느상보다 권위가 있으며 해당 지자체를 이끄는 단체장은 다산의 정신을 잇는 목민관으로 불려지기에 최고의 영예라 할수 있기에 전국의 각 단체장들이 임기중 꼭 받고 싶은 로망과도 같은 상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다산목민대상은 풀뿌리 민주주의 확신과 지방행정 건전화에 기여한 모범이 될만한 기초지자체를 선정, 2009년부터 시상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내일신문, NH 농협은행이 후원하고 있다.

 

2023년도에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대상(대통령상)은 안양시, 본상(행정안전부장관상)은 경주시와 남해군으로 단 3곳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양시는 3개 분야, 10개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먼저, 행정효율·청렴도를 평가하는 율기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청렴 활동과 다양한 부패 방지제도의 추진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달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직자 덕목은 무엇보다 청렴이다. 신뢰받는 공직 문화조성은 청렴에서 시작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창렴한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종부패제도를 도입해 2019년도부터 계속해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2등급을 달성하였으며 끈임없는 노력으로 2022년에는 종합청렴도 최고인 1등급을 달성했다.

제도개선·갈등조정을 평가하는 봉공 분야에서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과정 지원을 통한 IoT(사물인터넷) 기반 AED(자동심장충격기) 통합관리 플랫폼 개발 등 중첩규제 해소를 통해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돕는 차별화된 정책이 주목을 받았다.

지역발전과 사회적 약자 관련 정책을 평가하는 애민 분야에서는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안양시인재육성재단이 12년째 지속해온 장학사업과, 청년창업펀드 921억원 조성·청년상 조례 제정·청년임대주택 3000여세대 공급·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등 다양한 청년정책을 펼쳐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행안부는 “안양시는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통해 안전·교통·복지·문화 등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최첨단 지방행정시스템 기반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 도시 조성에 오랜기간 공을 들여왔다”고 평가했다.

 

이는 최 시장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민만 바라보고 목민관 다산의 길을 걸어온 것을 입증하며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공직사회의 청렴의 상징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어떤 인물일까. 이야기를 요약해 본다. 그는 조선시대 문신이자 유학자이면서 뛰어난 기술 사상가이기도 했다. 그는 ‘기예론(技藝論)’이란 단편에서 인간과 금수의 차이를 삼강오륜과 같은 윤리에서 찾지 않고 기술에 주목했다. 인간 생활의 혜택이 모두 성인의 덕택이라는 전통적 사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대중들의 집단적 활동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는 시대가 지날수록 기술이 발전한다는 진보의 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기존의 상고사상(常古思想)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기예론은 기술의 성격을 본격적으로 고찰한 우리나라 최초의 집필로 평가된다. 정약용은 발명가 겸 기술정책가·기술 사상가로서 기술을 사랑한 인물로서 사실상 그의 세계에는 문과와 이과가 모두 녹아 있었다. 정약용은 요즘에 많이 거론되는 통섭이나 융합의 대가였던 셈이다. 아마도 그는 ‘문과라서’ 혹은 ‘이과라서’라는 변명을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약용의 사상이 심오한 이유는 그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넓게 파야 깊이 팔 수 있는 법이다.

 
정약용은 1800년에 정조가 서거하자 고향으로 돌아왔고, 1801년에는 신유박해 (천주교도를 박해한 사건)가 일어나자 강진으로 유배를 떠났다. 땅끝 마을이라 불리우는 해남 옆에 위치한 곳인 만큼 세상의 줌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려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면서 당시 정치 제도의 개정을 논하는 책인 ‘경세유표',  지금의 형사법 교재라 할수 있는 ’흠흠심목‘, 지방관들이 청렴하도록, 부패를 멀리하도록 권고하는 책인 ’목민심서‘ 등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목민심서는 다산초당에서 집필되었다. '목민'이란 백성을 기르고, 심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란 뜻이다. 유배지에 있는 상황으로 실질적인 업무를 할 수 없기에,  대신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로 책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바로 '애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다산초당에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민심서를 썼던 이유도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이 잘 사는 나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목민심서는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장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수령'들을 대상으로 한 지침서이다.  현대 공무원들의 윤리 지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인 관리(공무원)가 지녀야 할 마음 가짐과 책임감에 대하여 저술하였기에 오늘날에도 많은 공직자들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목민심서는 목민관(공무원)들이 본받아야 할 사항을 12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공직자의 마음가짐, 제5장부터 제10장까지는 육조인 각 부처에서 지켜야 할 사항, 제11장에서는 어려운 백성을 구하는 방법, 마지막 장에서는 관직에 퇴임할 때 지켜야 할 사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청탁과 뇌물에 관하여 저술된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하뢰지행 수불비밀 중야소행 조이창의’  뇌물 주고받는 것을 누군들 비밀리에 하지 않겠는가만, 반드시 밤중에 한 일은 아침이면 드러난다.

 

둘째, ‘궤유지물 수약미소 은정기결 사이행의’  선물로 보내온 물건은 비록 작은 것이라도 은혜의 정이 맺어진 것이므로 이미 사사로운 정이 행해진 것이다. 

 

다산의 길을 걷고자 노력해온 최대호 시장은 수상소감에서 "우리시 대상 수상의 영광은 55만 안양시민들과 2천여 공직자들 모두가 하나된 마으믕로 이루어낸 쾌거라 생각한다"고 공을 돌리면서 "이번 목민대상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이 될것이다.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 더 수준 높은 행정구현에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마가편 (走馬加鞭)이란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뜻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더욱 잘하도록 격려함을 이르는 말이다.

 

무엇보다 다산 목민대상 수상이 영광스러운 것은 협회 또는 언론사에서 주최, 주관하면서 참가비를 받거나 수상후 광고비를 내는 등으로 시정감시, 예산감시 등을 하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오랫동안 아니받은만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명 "돈 주고 받는 상"과는 비교도 할 수 상이다.

 

한편 돈주고 상을 받는 일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2019년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언론사와 민간단체 주최 시상식에서 총 1,145건 돈을 주고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금액은 93억 원에 달했다. 이에 경실련은 권익위가 전수 조사에 나설 것과 권고안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제도화하거나 입법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 조사 자료를 받아 보도한 슬로우뉴스( https://slownews.kr/74687) 를 보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돈 주고 상을 받는 잘못된 행태와 돈벌이를 위해 비슷비슷한 상을 남발하는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대한 문제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경실련은 지방자치단체 243곳과 공공기관 307곳을 대상으로, 20141월부터 20198월까지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시상하는 상의 수상 여부와 상을 받기 위해 해당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한 돈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언론사가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주는 시상식 개수는 총 166개였다. 166개 시상식 중 동아일보 계열 31개, 조선일보 계열 30개, 한국경제 계열 30개, 매일경제 계열 26개, 중앙일보 계열 25개 등 5개 주요 언론사가 142개 시상식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언론사 간뿐이 아니라, 같은 언론사 내에서도 시상식 명칭도 브랜드, 경영, CEO 등 비슷비슷하고, 주제나 내용도 대동소이했다.

 

상을 받고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다면 기준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시상 기관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는 언론사라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경실련 조사결과 많은 지자체가 상을 받고 돈을 지출하면서도 관련 규정조차 없었다. 지자체장은 받은 상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개인이 받은 상마저도 세금으로 돈을 냈다. 일부 언론사는 시상식을 남발하고 독점했고, 정부 부처는 돈벌이에 이용됐다.